위고비 이후, 차세대 비만 치료법은?
위고비 이후, 차세대 비만 치료법은?
  • 양지윤 기자
  • 승인 2025.03.2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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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 기반 약물 이후 차세대 비만 치료제로 무엇이 등장할까.(출처: 게티이미지뱅크)
▲GLP-1 기반 약물 이후 차세대 비만 치료제로 무엇이 등장할까.(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육식 위주의 식단 및 높은 나트륨과 당류가 함유된 식품이 넘쳐나는 현대 사회에서 비만은 더욱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국내 성인 비만율은 2023년 기준 37.2%로 40%에 육박하며, 전 세계 약 10억 명 이상의 인구가 비만이라는 통계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세계적으로 비만 치료제의 개발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최근 GLP-1 기반 비만 치료제 ‘위고비  (Wegovy)’의 개발 및 상용화로 비만 치료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렸고, 나아가 더욱 혁신적인 차세대 비만 치료제의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위고비와 같은 GLP-1 기반 비만 치료제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가 소개한 ‘10대 과학 이슈’에 선정되고, ‘노벨상의 전초전’으로 일컫는 2024년 래스커상을 수상할 정도로 학계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GLP-1 기반 약물은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GLP-1 호르몬은 이자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한편, 체내 혈당을 높이는 글루카곤의 분비를 억제해 혈당을 안정화한다. 또한 위에서 소장으로 음식물이 이동하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도록 해 식욕을 억제한다. 최근 국내 연구팀은 GLP-1 기반 약물이 뇌 시상하부에 작용해 음식을 ‘보기만 해도 배부르게 만드는 효과’를 유발하는 기전을 임상시험으로 규명하기도 했다. 해당 약물의 임상시험 결과 평균 10~15% 이상의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났으며, 당뇨 환자의 혈당 조절 및 인슐린 저항성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현재 상용화된 GLP-1 기반 약물들은 피하 주사제로 투여된다는 불편함과 높은 비용이라는 단점을 지적받고 있다. 이에 미국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는 GLP-1 기반 약물의 효과를 유지하는 동시에 매일 1회 경구 제형으로 복용할 수 있는 ‘오포글리프론(Orforglipron)’을 개발했고, 간편성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비만 치료제는 더욱 편리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으며, GLP-1 기반이 아닌 새로운 기전의 차세대 비만 치료법도 지속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이에 관해 지난해 비만 및 대사 기능 장애 연구를 진행하고 GLP-1 기반 약물의 보완책을 제시한 우리대학 김종경(생명) 교수의 계산생물학 연구실(Lab of Computational Biology) 정유진(생명 석사) 씨, 박은서(생명 박사)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실은 ‘세포의 유전자 발현 및 표현형의 변이가 전체적인 생체 시스템의 기능을 어떻게 결정할까?’라는 질문의 해결을 위해 △발달 △면역 △종양 등 다양한 세포 간 변이와 전체 시스템 기능 간의 인과관계를 연구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단일 세포 다중오믹스 분석 △유전체 편집 △기계 학습 기반 바이오 빅데이터 분석과 같은 핵심 계산 생물학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Q. 최근 진행한 비만 관련 연구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A. 본 연구는 비만 환자의 지방 조직 속 특정 대식세포에서 발현되는 TM4SF19 단백질의 역할을 규명한 연구다. 대식세포는 외부에서 침입한 병원체나 독성 물질을 포식해 신체를 보호하는 면역세포다. 이런 대식세포 속 TM4SF19는 세포 내 노폐물을 제거하고 재활용하는 세포 소기관인 리소좀의 막단백질이다. TM4SF19가 결핍된 경우 대식세포의 죽은 지방세포 제거 능력이 향상돼, 비만으로 인한 염증 반응이 감소하고 체내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 감수성이 향상되는 모습을 관찰했다. 인슐린 감수성이 높을수록 체내 혈당 조절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당뇨의 위험이 낮아진다. 즉, 본 연구는 TM4SF19가 비만 및 대사 기능 장애에서 새로운 치료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데 의의가 있다.

Q. 해당 연구에서 계산생물학이 어떻게 활용됐는가.

A. 해당 연구는 지방 조직에서 얻은 단일핵 RNA 시퀀싱(snRNA-seq) 데이터 분석을 위해 계산 생물학적 접근법을 활용했다. 단일 세포 수준에서 지방 조직의 다양한 세포 유형 및 대식세포의 하위 유형을 분석하고, 세포 분화 궤적을 추적했다. 또한 공동 발현 네트워크 분석(Co-expression Network Analysis) 기법을 활용했다. 공동 발현 네트워크 분석이란 발현 패턴이 비슷하게 변하는 유전자 집단을 찾는 분석법이다. 이를 통해 TM4SF19와 관련된 유전자 모듈을 찾고, TM4SF19의 생물학적 기능을 규명할 수 있었다.

Q. 현재 학계의 비만치료제 연구 동향과 위고비의 상용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가.

A. 현재 생물학계의 비만 치료제 연구는 위고비와 같은 GLP-1 기반 약물이 주도하고 있다. 나아가 이는 다중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약물의 개발 및 오포글리프론과 같은 경구용 제제의 개발 등으로 점차 진화하는 상황이다. 다만 GLP-1 기반 약물은 중단 시 체중이 다시 증가하는 요요 현상과 근감소증 등의 부작용이 존재해 개선이 필요하다. 우리 연구의 TM4SF19 단백질과 같은 표적은 GLP-1 약물과는 다른 작용 기전으로 염증 및 대사 기능을 개선하는 보완적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처럼 향후 몇 년간은 GLP-1 기반 약물이 제약 시장을 주도하겠지만, 그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한다.

GLP-1 계열 치료제는 비만 치료에 있어 학계에 혁신적인 발자국을 남겼으며, 현재는 더 효과적이고 용이한 접근성을 가진 치료법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향후 비만 치료제 시장은 복합적인 치료 방식과 기술 혁신을 통해 더욱 발전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