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riting 지원기관 설립 필요
이번 대학원 입시 정시 단일화에 대한 소식을 들었을 때 처음 의구심이 들었던 것은 “그렇다면 애초에 정시와 특차를 분리하기 시작했던 취지는 무엇일까”였다. 학부 성적이 우수하고 연구 성취에는 검증을 받았으나 외국어 실력이 다소 떨어지는 학생들을 위한 특별전형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실제로 학과 탑 클래스의 학생이 외국어 시험에서 탈락해 당시 특차전형이 있었던 타 대학원으로 가는 일이 종종 있었다.하지만 우리대학은 1995년부터 ‘토플 550 이상 졸업’이라는 제도가 생긴 이후 ‘졸업=외국어 시험 면제’라는 등식을 갖고 대학원에 진학할 수 있게 되었다. (미묘한 날짜 차이 때문에 외국어 시험을 봐야 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이번 대학원 정시 입시로의 단일화는 그간 검증되지 않았던 타 대학 출신 입시생들의 영어실력을 검증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애초의 단일화 목적이 영어 논문 집필의 중요성 때문이라는 것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토플 550점이 넘는다고 영어 논문 집필을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는 쓸 수가 있고, 개인의 노력에 따라 양질의 논문이 탄생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대학원 입시에 영어시험을 추가하는 것이 전부인가? 과연 미국 내의 대학에서는 어떤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을까?
필자는 현재 MIT에서 박사후 과정을 수행 중이다. 굳이 MIT를 언급하는 이유는 POSTECH은 한국의 MIT를 표방하며 세계 중심의 대학으로 뻗어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다른 외국 대학에도 이러한 제도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으며, 단지 MIT에는 있고 POSTECH에는 없는 것을 알려주고자 한다.
MIT는 ‘Writing Center’를 운영하여 비영어권과 영어권 모든 학생들의 저널논문, 학위논문, 이력서, 회사지원 에세이, 커버 레터, 심지어 학회발표 스크립트의 교정도 영어학 학위가 있는 전문가들이 무료로 봐준다. 대략 8명의 인원이 교대근무를 하며, 1일당 4명이 근무한다. 학생들은 인터넷 상으로 예약을 할 수 있으며 1시간/1회, 1회/1일, 2회/1주일의 제한을 받는다.
교정은 1대1 대면하여 질의응답 식으로 1시간 진행된다. 이렇게 교정하면 30페이지 분량의 저널논문의 경우 4~5회, 즉 2~3주 정도의 시간이 걸리게 된다. 또한 학생 본인은 1대1 교정 속에서 영어 집필 실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항상 영어 때문에 고생하다가 이 정도 시간의 투자로 저널 리뷰어들에게 “Fairly well written…” 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물론 POSTECH에서도 현재 교양강의를 개설하여 영어논문 작성을 다루고 있지만, 실제 논문을 쓰고 있는 수많은 학생들의 필요를 충족시켜주지는 못한다. 높은 인건비 등의 문제로 과연 POSTECH에도 이 같은 제도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타당성은 추후에 학교가 검토할 일이다. 하지만 많은 연구실에서 영어논문을 집필할 경우 해외 사이트에 수정을 의뢰하여 높은 교정료를 지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으로서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국제관 건립도 추진하는 이 시점에, 이미 영어 집필에 능숙한 교수에 의해 작성된 논문보다는 실제 연구를 수행한 학생이 스스로 집필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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