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적 남북관계 발전은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협력을 활성화시켰고, 현재 개성공단 사업자를 포함하여 KT,삼성과 같은 국내 기업들도 협력의 다리를 이어오고 있다. 또 생명공학연구원,과학기술기획평가원,화학연구원,지질자원연구원등 경제협력 차원을 넘어선 과학기술협력이라는 연구자간 남북 학술교류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이 남북 과학기술 학술교류의 중심에 우리 POSTECH이 있다.
시간을 거슬러 2001년 4월, POSTECH은 북한 평양정보센터와 가상현실 분야 공동연구에 대한 합의서를 체결하고, 컴퓨터공학과 가상현실연구실의 연구원들과 평양정보센터의 CAD 소프트웨어(일명 : 산악) 개발진들이 평양과 중국 단동을 오가며 연구개발을 진행했다. 이후 ‘건설’이라는 가상건물 모델링 및 탐방 소프트웨어를 완성했고, 현재 남한의 CAD 관련 회사와의 협력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사업화를 추진 중에 있다.
연구시작 초기, 북한 연구원들의 가상현실 분야 연구 기술력은 그리 깊지 않았다. 하지만 중국 단동의 교육센터를 활용하여 2개월의 교육과정과 여러 차례 세미나를 개최하여 지금은 동등한 연구자로서 원활하게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공동 연구에 필요한 연구원 양성과 더불어 앞으로 국제적 수준의 연구원 자질 함양을 위해 작년 중국 북경에서 김책공업종합대학의 연구원 20여명을 대상으로 영어교육도 실시한 바 있다. 이 모든 것들은 과거 ‘인도적 지원’ 차원의 남북협력보다 고급인력 양성을 통한 북한의 자생적 경제능력 함양이라는 ‘구조적 개발’ 방식의 진보된 협력방식으로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6년간 POSTECH의 남북공동연구와 다른 과학기술 연구단체들의 노력에 힘입어 남북 연구자간 신뢰가 구축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 4월 5, 6일 이틀간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남북 과학기술자가 함께 모인 최초의 민족과학기술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생명공학(BT) 및 환경공학(ET)의 4개 분야로 진행되었고, 각 분야는 POSTECH의 교수님들(IT 홍기상 교수, NT 이건홍 교수, BT 서판길 교수, ET 박종문 교수)이 분과 프로그램 진행을 맡아 우리 POSTECH의 위상을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북한 연구원들과 접하면서 민족적 분단 현실을 넘어선 한 연구자로서의 동질성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전공용어를 사용하며, 같은 연구문제들을 분석하고, 같은 프로그래밍 언어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실패와 성공을 반복한다.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한 개발환경이지만, 북한 연구원들의 연구에 대한 노력과 의지는 부족함 없는 POSTECH 연구실 속에 조금은 느슨해진 우리 연구원들의 모습을 다시한번 돌아보게끔 한다.
과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북한과의 공동연구 성과를 만들어 낸 박찬모 총장님의 연구 추진력과 국내외적으로 변화무쌍한 정세 속에서 인내심을 갖고 북한과의 신뢰 구축을 이끌어낸 가능성 사고에 경의를 표하며, POSTECH이 이루어놓은 이 의미 있는 남북 공동연구와 학술교류 성과가 연속성을 잃지 않도록 POSTECHIAN들의 깊은 관심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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