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사 사망자 수의 변화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17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24 고독사 사망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3,378명이던 수가 2022년 3,559명, 지난해 3,661명에 달하는 등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24일 미국의 케이블 채널 CNN은 ‘외로움이라는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다루기도 했다. 기사에서는 ‘매년 수천 명의 한국인(대부분 중년 남성)이 가족 및 친구들과 단절된 채 조용히 홀로 사망하고 있다’라며 ‘시신이 발견되기까지 며칠 또는 몇 주가 소요되기도 한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서울시는 고독사를 막기 위해 3억 2,700만 달러(약 4,511억 원)를 지출하지만 한국 문화의 독특한 부분과 연관이 있는 외로움 문제에 더 많은 조처가 필요하다는 점을 언급했다.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고독사란 가족, 친척 등 주변 사람들과 단절된 채 사회적 고립 상태로 생활하던 사람이 자살 또는 병사 등으로 임종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전에는 홀로 사는 사람이 임종을 맞아 일정한 시간 후에 발견되는 죽음을 의미했으나 두 차례에 걸쳐 그 의미가 확장되며 개정됐다. 이런 개정은 고독사의 정의를 더욱 명확하게 하는 시도로 볼 수 있지만 복지계와 현장에서는 사회적 고립 상태라는 개념에 대한 모호함으로 인해 통계 구축에 어려움이 있다.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 김현미 센터장은 “일정한 시간 후의 개념을 제외한 사유가 지자체마다 각기 다르게 해석되고 법률의 불명확성 해소를 위한 점에서 이해가 가지만, 3일이나 5일 같이 시간이 지정되지 않으면 현장에서는 고독사와 자연사에 대한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1월 서울 은평구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홀로 숨진 50대 남성의 사례가 이런 혼란을 보여준다. 고독사 위험가구 모니터링 대상자였던 남성은 사망 시점이 발견 4~5일 전으로 추정됐으나 한 달에 한 번씩 행정복지센터의 안부 전화를 받았다는 사유로 고독사가 아닌 일반 병사로 처리됐다.
지난 2년간 고독사 사망자 수가 증가한 것은 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고독사에 대한 정의가 개정되며 확장된 고독사의 범위가 영향을 미쳤다고 풀이된다. 세부적으로는 2023년 기준으로 남성이 여성보다 고독사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성별 미상자(29명)를 제외한 고독사 사망자 수의 84.1%(3,053명)를 남성이, 15.9%(579명)를 여성이 차지하며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연령대별로는 60대(1,146명)가 가장 많았으며 △50대(1,097명) △40대(502명) △70대(470명)가 그 뒤를 이었다. 고독사가 발생한 장소는 △주택(48.1%) △아파트(21.8%) △원룸 및 오피스텔(20.7%) 등으로 주택에서 발생한 고독사가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보였다. 고독사 사망자 중 자살 사망이 차지하는 비중은 14.1%로 지난 2021년(19.5%)에 비해 감소했다. 다만 20대(59.5%), 30대(43.4%) 등 낮은 연령대에서는 여전히 해당 수치가 높게 관측됐다. 전체 고독사 사망자 중 기초생활수급자의 비중은 2022년 39.7%(1,301명), 2023년 41.4%(1,413명)로 경제적 취약 가구에 관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을 드러냄과 동시에 고독사가 경제적 취약 가구에만 한정돼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20대와 30대의 젊은 세대가 고독사에 이르게 된 과정은 취업 실패나 실직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는 이들에게 일자리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을 연계하고 은둔 및 고립으로 나빠진 건강을 회복하도록 지원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50대와 60대 남성의 경우 이혼이나 사별에 의한 고립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들의 일상적 관계 회복을 독려하고, 사회에서 고립되지 않도록 다양한 지원책이 제공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배형우 복지행정지원관은 “50대와 60대에게는 공동체 생활을 지원하고 20대와 30대는 정서적 지원을, 70대 이상의 어르신은 경제적 어려움을 살피는 등 세대별 특이점을 찾아서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7월 고독사 예방 시범 사업이 전국 모든 지자체로 확대되는 등 정부와 지자체가 고독사 예방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올해부터 조금씩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정부 차원에서 고독사 예방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실제 지자체 차원에서도 △청년 마음건강지원사업(경상남도) △‘혼자라고 생각말기’ 사업(서울 강서구) △새빛관계망 프로그램(경기 수원시) 등을 통해 경제적 지원 및 사회관계망 형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자살예방센터장을 역임한 인하대 황순찬 교수는 “남성 고령자의 경우 사회적 관계가 협소하거나 단절된 경우, 혹은 신체 건강이 좋지 않을 경우 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라며 고독사를 막기 위한 개인적 노력으로 사회적 네트워크장에 적극 참여하고 일상생활 속 정상적인 루틴을 지속할 것 등을 제시했다. 또한 지원이나 돌봄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고립된 고령층을 위한 돌봄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독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절한 정책 시행과 개인적 참여의 중요성을 돌아봐야 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