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미디어를 ‘감상’하나요
당신은 미디어를 ‘감상’하나요
  • 손유민 기자
  • 승인 2023.01.07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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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쇼츠(YouTube Shorts) △인스타그램 릴스(Instagram Reels) △틱톡(TikTok) 등 숏폼 콘텐츠는 그야말로 20대의 여가 성지다. 숏폼 콘텐츠는 짧게는 10초에서 길게는 1분까지 순간을 집어내 우리가 바쁜 일상에서도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나도 수업을 들으러 강의실로 나서거나 식사할 때, 공부하던 중 잠깐 숨돌리는 자투리 시간에도 숏폼 콘텐츠를 즐겨 본다.

한편으로는 OTT 서비스가 성행하면서 우리에겐 수많은 미디어 콘텐츠가 제공된다. 구독만 하면 간단하게 다양한 국내 및 해외 미디어를 쉽게 즐길 수 있다.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티빙 등 다양한 OTT 플랫폼은 저마다 제공하는 △영화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 콘텐츠도 달라서 여러 OTT 서비스를 동시 구독하는 소비자도 적잖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쏟아져 나오는 콘텐츠들을 전부 볼 시간은 부족하고, 다양하고 생소한 콘텐츠 중 무엇이 재밌을지 가늠하기란 어렵다. 기존에도 재밌는 영화 순위를 매기고 그에 맞춰 추천하는 2차 콘텐츠, 게시물 등으로 각자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었다. 요즘은 숏폼 콘텐츠와 OTT 서비스를 통해 그 선택지가 다양하다 못해 과할 정도로 양산되면서 20대들이 작품을 대하는 태도는 달라지고 있다.

각각의 작품은 작가의 의도와 생각 혹은 그 이상의 예술 의식이 담긴 문화적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예술은 감상자에게 단순히 즐거움과 휴식이 될 수도 있고, 이를 넘어서 가치관에 보탬이 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문장으로 표현하면 ‘작품을 감상하기’이나, 내가 바라본 20대는 ‘작품을 소비하기’에 더 가깝다. 친구들과 대화하면 수많은 인기작이 거론되고, 새로운 사람들과의 대화에 끼기 위해 알아야 할 콘텐츠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이에 작품의 줄거리와 결말부터 검색해보거나 시리즈 전체를 1~3시간 분량으로 요약하는 협찬 리뷰 영상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심지어는 요약 영상마저 건너뛰면서 작품을 고르고 평가한다. 작품을 감상할 대상이 아닌 상품으로 여긴다면 그 본연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부족해서 나만의 감상을 쌓아나가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또한 저마다의 시선에서 중요하게 평가한 내용이 집약될 텐데, 이조차 넘겨본다면 작품에 선입견이 생기기 쉽다. 어떤 요약 리뷰 영상의 댓글 창에서는 원작을 보는 데 시간을 들이기엔 아깝다는 평이나 2차 창작물로 접하기가 더 재밌다는 평도 종종 눈에 띈다. 여러분도 스스로가 작품의 감상자가 아닌 소비자였다는 사실에 공감한다면, 방학으로 여유를 찾게 된 지금, 온전히 자신의 마음을 울릴 작품을 감상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