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을 감상하는 방식에 대해
클래식을 감상하는 방식에 대해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9.14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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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피아니스트 임윤찬 씨가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했다. 많은 언론사에서 우승 소식을 대서특필했고, 클래식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이목이 쏠린 탓에 몇몇은 클래식 감상 방식을 오해하고 눈살이 찌푸려지는 말을 한다. 클래식을 감상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그럼에도 지양해야 할 몇 가지의 태도를 짚어보려고 한다.

첫 번째로 가장 흔하게 보이는 유형은 우열 가리기이다. 한 피아니스트를 다른 피아니스트와 비교하며 연주자의 서열을 매기는 것이다. 물론 이런 논리가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분명히 연주의 우열은 가릴 수 있지만, 이는 입시나 콩쿠르에서 통하는 이야기이다. 정상급 프로 연주자들의 연주는 해석과 취향의 차이일 뿐, 기교적인 우열을 가리는 것은 무의미하다.

두 번째는 자신이 감상하는 방식만이 옳다고 여기는 유형이다. 과거 전문 연주자가 부족했을 때는 작곡가의 지시를 따라 연주하는 것이 곧 정답이었다. 그러나 엄청난 수의 연주자가 매년 나오는 지금, 연주자들은 자신만의 개성으로 연주해 다른 연주자와 차별화하고자 한다. 연주 방식에 정답이 사라진 시대가 된 것이다. 연주에는 대중의 선호도가 존재하나 절대적으로 옳은 것은 없다. 클래식을 즐겨 듣는 사람들은 특정 곡의 좋은 음반을 추천받기를 원한다. 이에 대한 추천 음반도 다양한 만큼 이제는 자신의 취향과 연주자의 해석 사이의 균형을 얼마나 잘 맞추냐의 문제가 된 것이다.

마지막으로 클래식이 다른 음악 장르보다 우수하다고 주장하는 유형이다. 물론 다른 장르에 비해 돈이 많이 들고 음악 감상에 진입 장벽이 있지만, 결국엔 클래식도 음악 장르 중 하나다. 요즘은 동영상 플랫폼에 실황 연주나 녹음 연주가 올라와 누구나 가볍게 들을 수 있고 댓글로 의견을 나눌 수도 있다. 연주를 듣고 흥미가 생기면 어려운 곡을 스스로 연주해보는 아마추어 연주자도 대거 등장했다. 이미 클래식의 대중화는 상당 부분 이뤄졌으며 한쪽의 예술 장르가 다른 것보다 우수하다고 말할 수 없다.

예술에 있어서 비평은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예술에 정답은 없다. 최소한의 기준만 넘으면 모두가 훌륭한 연주다. 철학자 아서 단토(Arthur C. Danto)는 오늘날의 예술을 예술의 종말로 비유했다. 그만큼 예술을 획일화된 담론으로는 설명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자신과 다르다고 비난하지 말고 존중하며 클래식을 감상하는 것이 올바른 감상법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