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즐기는 극한의 레이스
포항에서 즐기는 극한의 레이스
  • 최정윤 / 전자 19
  • 승인 2022.02.26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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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강철 부대’와 ‘가짜사나이’처럼 유명인들이 특전사 훈련을 경험해 보는 예능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었다. 해당 프로그램이 유행을 선도하면서 많은 이가 자신의 체력적, 정신적 한계를 뛰어넘는 경험을 바라기도 했다. 이런 유행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4일,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고 포항시 체육회에서 주관하는 ‘더 킹 오브 더 포항’이라는 장애물 경주 대회가 처음으로 열렸다. 참가자들은 1.5km의 경기장에서 모래주머니 들고 달리기, 외나무다리 건너기, 장벽 넘기, 물웅덩이 건너기, 4m 밧줄 오르기 등의 종목을 수행해야 했다.
나는 평소 운동을 좋아해 이 대회의 개최 소식을 듣고 가슴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었고, 대회를 기다리는 한 달 전부터 학교 체육관 트랙을 돌며 만반의 준비를 했다. 대회 당일 영일대에 도착하자 포항 각지에서 운동을 사랑하는 사람들, 연인들, 가족들, 해양 소방대원들까지 몰려와 엄청난 인파를 볼 수 있었다. 출발선에 선 순간 굉장히 긴장됐지만, 최선을 다해 뛸 수 있도록 스스로를 다독였다. 첫 코스는 모래주머니를 메고 달리기였는데, 바닥이 모래라 빠른 속도를 내기가 정말 어려웠다. 이어지는 외나무다리 타기 코스는 한번 떨어지면 재시작해야 했기 때문에 최대한 한 번에 성공하고자 신중하게 천천히 건넜다. 벽 넘기나 물웅덩이 건너기, 그물 통과하기 등 이후의 코스는 집중한다면 아주 어렵지 않았으나, 마지막에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났다. 바로 밧줄 타고 4m 오르기로, 연습을 위해 사용하던 밧줄보다 두께가 2배가량 굵어 손아귀 힘이 부족한 나머지 온몸을 밧줄에 의지해 느린 속도로 간신히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완주를 위해서는 밧줄 맨 위쪽에 달린 종을 쳐야 하는데, 너무 힘겹게 올라왔던 나머지 종을 반드시 쳐야 한다는 일념으로 지나치게 세게 쳐서 종이 코를 강타하고 떨어졌다. 당시에는 정신이 없어 몰랐지만, 나중에 도착하고 보니 코피가 나고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종을 친 뒤 대망의 마지막 전력 질주 구간에서 폐는 터질 것만 같고 다리가 천근만근 무거워져만 가는데, 함께 온 선배의 응원을 듣고 초인적인 정신력을 발휘해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었다. 체력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자신과의 싸움을 할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도 여자부 3등이라는 쾌거를 거둘 수 있었다. 이전부터 꾸준히 운동을 해와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포스테키안의 삶은 주로 학업이 중심이 되지만 나의 경험으로 비춰 봤을 때 운동을 병행한 뒤로 더 긍정적으로 학기를 보낼 수 있었다. 내가 참가한 대회는, 작년의 참여 열기를 봤을 때 올해도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이 외에도 철강 마라톤 대회 등 포항에서 꽤 많은 행사가 열리고 있다. 포스테키안에게 이런 행사에 참여할 계획을 갖고 운동에 취미를 붙여보기를 제안하고 싶다. 올해도 힘내서 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