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당해도 괜찮아
스포일러 당해도 괜찮아
  • 조민석 기자
  • 승인 2022.01.07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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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개봉했다. 소니에서 제작한 전작들의 스파이더맨과 빌런이 총출동해 긴 상영 시간으로 개봉됐고 그만큼 많은 스포일러가 쏟아져 나왔다. 어떤 사람들은 스포일러를 피하고자 인터넷을 아예 이용하지 않는다. 필자 또한 스포일러 없이 작품을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날 것의 감상이 작품을 제대로 즐기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스포일러 없이 좋은 작품을 즐겼을 때 온몸에 소름이 돋거나 눈물을 흘린 경험이 있는데, 이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터넷을 하다 보면 웹툰 댓글처럼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스포일러를 당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 식으로 스포일러를 당하면 약간은 화나고 허무하기도 하다. 실제로 2019년 ‘어벤져스: 엔드게임’ 개봉 당시 홍콩의 한 영화관에서 스포일러를 한 사람이 대기 중이던 관객들에게 피가 나도록 집단 구타를 당한 일이 있었다. 집단 구타까지 하는 것은 심한 일이지만 그 정도로 스포일러는 분노를 유발하는 행위다.
반면 스포일러를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공포 영화의 경우 줄거리를 알고 보면 덜 무섭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볼 수 있다. 또한, 어렵거나 난해한 영화는 스포일러를 바탕으로 두 번째로 보는 것처럼 자세히 분석하며 볼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바쁘거나 여러 이유로 직접 작품을 감상하지 않고 스포일러를 통해 간략한 줄거리만을 즐기고 싶어 한다. 필자도 너무 옛날 작품이거나 직접 감상할 정도로 가치가 크지 않다고 판단하는 작품은 스포일러가 있는 리뷰 글이나 영상을 보고 만다.
하지만 만일 원치 않는 스포일러를 당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포일러 때문에 작품을 제대로 즐길 수 없을까 걱정이 된다면 한 가지 해결책이 있다. 스포일러를 의심하면 된다. 스포일러를 당하더라도 실제로 작품을 보기 전까지 그것이 스포일러인지 단순한 거짓말인지 알 수 없다. 실제로 인터넷에는 스포일러도 많지만, 사람을 놀리기 위해 작성된 가짜 스포일러도 많다. 만약 가짜 스포일러였다면 작품을 다 즐기고 나서 피식 웃으며 넘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리고 스포일러를 당하더라도 재미가 조금 떨어질 뿐 그 작품을 보지 않을 정도로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작품의 진정한 재미는 사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건의 진행 과정과 진행 방향에 대한 궁금증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스포일러를 당하더라도 화내지 말고 다른 관점에서 즐겨보는 건 어떨까? 게다가 작품을 다 감상하기 전까지 스포일러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