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인생 수업, 버거킹 아르바이트
나의 인생 수업, 버거킹 아르바이트
  • 박형창 / 화공 20
  • 승인 2021.12.14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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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버거킹이나 갈까?” 우리대학 학우라면 누구나 한번은 지곡회관 버거킹을 이용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학우에게는 식사를 해결하는 장소이지만, 내게는 추억이 많은 특별한 장소다. 나는 ‘포항공대생’이 아닌 ‘버거킹 아르바이트생’으로서 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많은 전공 수업으로 바쁜 대학 생활을 했던 2학년 1학기가 끝날 무렵, 우연한 기회로 버거킹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하게 됐다. ‘공부만 하던 내가 첫 아르바이트를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혼자만의 걱정일 뿐이었다. 재학생 아르바이트생은 근 2년 만이라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줬고, 일도 생각했던 것보다 재밌어서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아르바이트의 장점으로는 경제적 여유가 생기는 것도 있지만, 새롭게 만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일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과학고를 졸업해 공대를 다니는 나로서, 주위에는 거의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고 비슷한 생각을 하는 친구들이 대다수다. 하지만 아르바이트를 통해 만난 사람들은 다른 가치관, 전공, 배경 등을 갖고 있었다. 새로운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들이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또한, 내가 자란 세상에서 벗어나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전공에 따라 각자가 바라보는 세상이 다르다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이런 경험은 세상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줬다. 
논어에 ‘세 사람이 모이면 그중 한 명은 꼭 배울 만한 사람이 있다’라는 뜻을 가진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라는 말이 있다. 나는 농담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아르바이트생들과 자신의 미래계획, 가치관과 같은 깊은 주제를 말하고, 각자의 의견을 공유하는 대화를 더 좋아했다. 혼자서는 여러 방면에서 생각해보려 해도 다양하고 객관적인 생각을 하기 어려웠는데, 여러 의견을 듣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는 행동이 무례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구나’, ‘미래를 꼭 이 방향으로만 설정할 필요는 없구나’, ‘가치관을 조금 바꿀 필요가 있구나’와 같은 생각이 들면서, 고칠 부분과 배워야 할 부분들에 대해 더 깊게 고민하고 성찰할 수 있게 됐다. 
처음에는 생활비에 보태고 남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시작했던 아르바이트였지만, 물질적인 것보다 소중한 것들을 많이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동기나 후배들에게 버거킹 아르바이트를 추천하면 대부분은 ‘그 시간에 과외 하면서 편하게 돈 버는 게 더 낫지 않아?’, ‘버거킹 힘들잖아. 난 안 할래’와 같은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그럴 때마다 나는 매장 아르바이트를 통해 공부에서 얻을 수 없었던 것들을 많이 배울 수 있으니 한 번 정도는 해볼 가치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도 이번 방학, 새로운 환경에서 사회 활동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