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헌법에 대한 단상
북한 헌법에 대한 단상
  • 장수영 / 전자전기공학과 교수
  • 승인 2006.09.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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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통일 문제에 대한 이성적 접근 필요
제2차 세계대전의 종전과 함께 우리나라가 분단된 지 61년이 지났다. 북한에서는 3년간의 소련군정, 남한에서는 3년간의 미군군정 후에 각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정부가 평양과 서울에 수립되었다. 그리고 2년 후 조선인민군의 남침으로 3년간 계속된 한국전쟁에서는 수많은 살상과 엄청남 재산피해가 있었고, 아직도 남북한은 휴전상태로 53년이 지나갔다.
그동안 남한에서는 여러 번 정권교체가 있었고, 세계10위의 국민총생산(GDP) 국가가 되었다.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휴전선에는 200만에 가까운 군인들이 대치하고 있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은 북한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하고 있으며, 단순히 우리와 같은 말을 사용하는 민족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후 북한은 1998년에 새로운 헌법을 채택하였으며, 남한은 6·29 선언이후 1987년 10월 29일 헌법이 개정되었다. 북한의 헌법은 서문에서부터 김일성을 ‘민족의 태양’으로 규정하고 김일성헌법임을 선포하고 있다.
북한의 헌법은 166조로 되어 있는데, 구성은 다음과 같다.

제1장 정치
제2장 경제
제3장 문화
제4장 국방
제5장 공민의 기본권리와 의무
제6장 국가기구
제1절 최고인민회의
제2절 국방위원회
제3절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제4절 내각
제5절 지방인민회의
제6절 지방인민위원회
제7절 검찰소와 재판소
제7장 국장, 국기, 국가, 수도

북한의 헌법을 보면 우리헌법과 비교해서 다른 점이 너무나 많다.
첫째, 영토조항이 없다. 우리헌법에는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라고 되어 있으나, 북한헌법에는 그와 같은 조항이 없다.
둘째, 우리에게 익숙한 3권분립이나 3심제 같은 단어가 없다. 1998년 개정 전의 헌법에는 국가주석(元首) 제도가 있었으나, 새 헌법에는 국가주석 제도가 폐지되고 김일성이 영원한 국가주석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형식적인 국가원수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현재는 김영남)이 되며, 외국대사가 부임하면 그에게 신임장을 제정하게 되어 있다.
셋째, 제11조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선로동당의 령도 밑에 모든 활동을 진행한다” 라고 되어 있어서, 조선로동당은 헌법 위에 있고 정권교체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조선로동당의 총비서(김정일)가 실질적인 국가원수가 되는 것이다.
넷째, 헌법상 최고주권기관은 최고인민회의인데, 인구 3만명에 1명의 비율로 선출되는 임기 5년의 대의원으로 구성되며 현재 대의원수는 687명이다. 그러나 정기회의는 1년에 1~2회만 열리므로 우리의 국회의원과 달리 평상시에는 자신의 직업에 종사하게 된다.
일반 국민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과 지방인민회의 대의원을 선거함으로써 주권을 행사하게 되는데, 남한처럼 후보자가 많은 것이 아니고 한명의 후보자에 대하여 찬성과 반대만 하게 되어 있다. 그러므로 모든 선거는 투표율 99%에 찬성률 99~100%가 되는 것이다. 김정일 위원장도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중의 한사람이다.
최고인민회의가 상설기관이 아니므로 상임위원회가 있는데, 그 위원장이 바로 국가원수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최고인민회의에서는 국방위원회 위원장,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내각총리(현재 박봉주), 중앙검찰소 소장과 중앙재판소 소장을 선거하게 되어 있다. 그리고 최고인민회의가 휴회 중일 때에는 상임위원회가 이와 같은 권한을 행사하게 되어 있다.
다섯째, 나라의 모든 자연자원, 철도, 항공, 운수, 체신기관과 중요공장, 기업소, 항만, 은행은 국가소유로 한다고 제21조에 규정되어 있다.
여섯째, 북한에는 세금이 없다. 얼핏 보면 놀라운 제도같이 보이지만 전 국민이 국가의 고용원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우리가 일하는 회사에 세금을 내지 않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일곱째, 국민의 언론, 출판, 집회, 시위와 결사의 자유를 가지며 또한 신앙의 자유를 가진다고 제67조와 68조에 규정되어 있으나 제11조 규정에 의해서 언제든지 제한할 수가 있다.
여덟째, 제60조에는 전군간부화, 전군현대화, 전민무장화, 전국요새화를 기본 내용으로 하는 자위적 군사노선을 관철한다고 되어 있다.
아홉째, 제63조에는 공민의 권리와 의무는 “하나는 전체를 위하여,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라는 집단주의 원칙에 규정되어 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서문에서 김일성의 좌우명이 ‘이민위천(以民爲天)’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동학의 원리와 비슷하며, 종교가 없는 북한에서 ‘하늘’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궁금하다.

제7장에서는 국기에 대한 규정이 있는데, 1948년 정부수립 이전까지는 북한에서도 태극기를 사용했다. 그리고 북한의 수도는 평양이라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다.
이상에서 간단하게 남한과 북한의 헌법의 차이점을 살펴보았다. 북한 헌법의 서문만 보아도 우리의 정서와는 전혀 다르다. 통일이 전 국민과 민족의 절체절명의 희망임에는 분명하나, 분단 50년이 넘은 시점에서 국가의 근간이 되는 헌법을 비롯하여 정치·경제·사상 등 사회 모든 부문에서 너무나 이질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통일에 대한 섣부른 접근이나 북한에 대한 막연한 환상은 금물이며, 우리 학생들이 북한 문제와 통일 문제에 대해 이성적인 시각으로 냉철하게 현실을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 북한의 사회주의 헌법 전문은 통일부 홈페이지(unikorea.go.kr)의 ‘북한자료센터’에 수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