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오름돌] 방폐장과 교원 임면권
[78 오름돌] 방폐장과 교원 임면권
  • 김주영 편집장
  • 승인 2006.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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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진행되고 있는 교원 임면권 관련 사태를 지켜보면서 약 1년 전, 방사성폐기물처리장(이하 방폐장) 유치 문제로 포항시가 들썩거렸던 일이 떠올랐다.
당시 취재를 하던 필자는 방폐장의 ‘안전성’에 대해 포항시와 전문가, 시민단체가 하는 말이 다른 것을 보고, 이것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했다. 이때 우리대학 조무현(물리) 교수는 포항 KBS에서 진행된 ‘화요진단’에서 전문가의 입장으로 “방사능이 누출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 화학적으로 미확인된 것이 없다는 점에서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시민단체들은 “방사성폐기물은 분명히 위험물질이며, 발전소에서 최단거리 지역에 방폐장을 설립하는 것이 낫지 굳이 포항으로 가지고 오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며 방폐장 유치는 위험하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주민투표가 이루어지기 전까지 방폐장이 안전하고 지역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며 시종일관 포항에 이것을 유치하자는 입장이었다. 작년의 이 사건은 모든 구성원들이 공감할 만한 방폐장의 안전성에 대한 학문적·개관적 접근을 이루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이사회 의결을 거쳐 이사장이 임면하는 것으로 변경된 교원 임면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 교수·학생은 ‘자율성의 침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이사회와 총장은 이 결정은 결코 간섭·통제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렇듯 이 사항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있으나 아직까지 대화를 통해 모두가 만족하도록 사건을 매듭짓고자하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있다.
가장 먼저 POSIS 게시판에 교수평의회 성명서가 올라왔다. 여기서 교수들은 “학문의 자율에 대해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그 이후 총장이 구성원 전체에게 보낸 ‘포스텍 구성원에게 드리는 글’에서는 이사회가 선출된 총장의 인품을 보고 교원 임면 권한을 줄 것인지 그렇지 않을 것인지 결정할 것이라며, “교원 임면권이 사립학교법 대로 법인 이사회로 가더라도 훌륭한 총장이 선임되면 반드시 위임될 것을 믿기에 이것이 우리대학의 자율성을 제한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라고 했다. 전체 메일이 보내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총학생회의 성명서가 발표되었는데, 이를 통해 “결국 이러한 이야기는 안전장치라기보다는 이사회와 생각이 비슷한 총장에게는 힘을 실어주고, 그렇지 않은 총장이 온다고 하더라도 교수 임면권은 이사회가 가져서 궁극적으로는 POSTECH의 사유화를 확립하겠다는 취지로밖에 이해되지 않습니다”라고 했다. 이처럼 교원 임면권에 대한 정관 개정에 대해 학생·교수는 자율성의 침해라 생각하고 있고 총장·이사회는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번 학내 사건과 방폐장 부지 선정과 관련한 공통점으로 구성원들의 설문조사와 같은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이루어진 것을 들 수 있다. 당시 에너지대안센터 이필렬 대표는 “핵폐기장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가장 시급한 것은 정부가 자신의 진정성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이는 사소한 사안이라도 공론화를 통해서 투명한 방식으로 결정할 때에만 이루어질 수 있다”라고 했다.

교원 임면권 개정에 관한 사항은 이사진과 총장·보직교수들 외엔 누구도 미리 알지 못한 상태에서 11월 1일 갑작스럽게 결정되었다. 대학의 발전과 연관된 중요한 사안임에도 구성원들이 전혀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것이다. 주임교수들은 성명서에서 이번 개정을 ‘법인과 교수 간의 신뢰를 무너뜨린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총학생회 또한 성명서에서 “이미지는 중요하지만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는 중요하지 않은 학교, POSTECH이 그런 학교가 되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렇게 내부 구성원들의 공감대 없이 교원 임면에 대한 사항 개정과 같이 큰 안건을 변경한 것은 법인·교수·학생 간의 큰 불신을 일으켰다.
포항시 방폐장 유치 문제는 주민투표 결과가 경주보다 좋지 않아 일단 비껴갈 수 있었으나, 우리대학 교원임면권에 대한 정관 개정은 학교 내부의 일이므로 비껴갈 수 없으며, 법인과 학내 구성원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번 일이 법인과 학교 구성원들 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또 구성원들에게 학교에 대한 소속감과 자부심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마무리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