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31건)

지난 30일 광화문 앞에서 어둠을 가르는 작은 촛불들이 하나하나 불을 밝혔다. 이는 억울하게 죽은 효순이와 미선이를 추모하는 거리모임이었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건 범국민대책위원회’(www.antimigun. org) 등 네티즌들이 자주찾는 게시판을 통한 온라인의 반미(反美)시위가 오프라인까지 확장된 것으로 2,30대의 네티즌은 물론 중고생까지 모여들어 예전과는 달리 모든 계층이 함께하는 반미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27일 전국의 중·고·대학생들이 가슴에 검은 리본을 달 것을 제안하며, 메신저를 통한 근조리본(▷◁)에 이어 우리식 삼베상장(▩)을 달자는 캠페인 역시 전국에 확산되고 있다. 지금까지도 수많은 희생이 있었고 그 때마다 끊이지 않고 시위는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동안과는 달리 어떻게 탄력적으로 밑에서부터 지지를 받으며 모든 계층에 걸친 반미 운동을 이뤄내고 있는 것일까.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이런 중고생의 하나였고 이제 작은 사회인, 대학생으로 사회에 내딛은지 얼마되지 않은 나에게도 반미는 그렇게 가깝지도 않은 일이자 무거움이었다. 386세대로부터 전해들은 반미는 붉은 글씨이자 무거운 논조, 일부 운동권의 이야기였고 그들에게 있어 미국은 우리 현대

여론 | 유정우 기자 | 2002-12-04 00:00

‘그곳’에서 포항공대의 ‘첫마음’을 기억함구성원들의 발길이 가장 빈번한 공학동 중앙에 자리잡은 무은재 기념 도서관. 건립 시에는 보통 도서관이었지만 초대 학장이셨던 김호길 총장의 서거 이후, 그 분의 학문적 소양과 우리 대학의 건학이념을 이어가자는 뜻에서 고 김호길 총장의 호인 무은재(無垠齋)를 빌려 무은재 기념 도서관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그 후 도서관 1층에는 김호길 총장의 흉상을 만들어 두는 등 학교를 위해 애쓰시고 무릇 우리학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변화를 꾀하고자 했던 고인의 교육 이념과 철학을 기리고, 그 뒤를 잇는 후학들이 이어나가고자 이러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특히 흉상을 세우고 도서관 명칭을 바꾸는 등의 일과 함께 97년 도서관 1층의 작은 자리에 고인의 생전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친필, 의류 등의 유품을 모아 김호길 총장 기념관을 만들었다. 이는 단지 인간 김호길을 기린다는 것 이외에 학자로서 교육자로서 불모지인 포항에서 한국 최초의 연구 중심 대학, 인류에 이바지하는 대학을 세우고자 노력하고 초대학장으로서 이를 이끌어 오신 그 분의 교육 철학과 건학 이념을 후학에게 전한다는 의미도 있다. 채 20평도 안되는 작은 공간이지만 고

문화 | 유정우 기자 | 2002-12-04 00:00

공기좋고 경치좋은 곳을 학교에서 찾는다면, 또는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곳을 고르라면 어디가 좋을까? 단연코 나지막한 학교 서편인 뒷산일 것이다. 공학동 운동장에서 가속기까지 약 한시간 정도 산책을 할 수 있다. 더 멀리는 그린빌라까지 이어진 산길에는 양옆으로 소나무숲을 이루는 산책로와 운동기구들이 갖춰진 쉼터도 마련되어 있고 느즈막한 정상에서 보는 학교의 모습도 남다르다.행정구역상으로 뒷산의 정식 명칭은 용두산이다. 학교가 위치한 효곡동과 뒷산 건너의 유강리를 나누는 곳에 위치한 용두산은 주산인 노적봉에서 뻗어나온 줄기 중 하나로 목마른 용이 물을 마시는 형국의 명당이라 한다. 지금도 용두산 아래의 마을은 용잠이골이란 명칭이 붙어져 있다. 산세가 명당이듯 산책로 역시 아름답다. 운동장에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면 학교부지를 구분짓는 철조망과 철문을 만나게 된다. 이 철문을 나서서 왼쪽으로 가면 유강아파트 방향이고 오른쪽은 철조망을 따라 학교를 둘러싸는 산길이다. 이 길을 따라 걸어가면 소나무로 둘러쌓인 산책길과 운동기구들이 놓여진 한숲건강 쉼터를 만날 수 있다. 중간중간 보이는 철조망에는 철문이 보이기도 하는데, 기숙사로 내려가는 산길이 있기 때문이다. 기숙

문화 | 유정우 기자 | 2002-11-20 00:00

지하공동구잊혀진 공간이자 학교를 떠받치는 또다른 중심부우리 학교의 공학동은 비가 오는 날씨에도 우산없이 다닐 수 있을 정도로 건물간의 연계가 잘 이루어져있다. 하지만 중앙 계단이나 각 건물의 통로로 사람이 아닌 실험장비를 옮긴다거나 자판기 등을 옮긴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이런 경우 지하를 이용한다. 공학동 지하에는 학생회관부터 RIST 식당까지 각각의 공학동을 잇는 통로가 방사형으로 이어져있기 때문이다. 지상 위에서 건물들이 이어져 있다면 지하에는 대학 제반시설의 중추신경이라 할 수 있는 전기, 통신, 냉·온수 등의 주요 시설이 설치되어있는데 이들을 한데 묶고 화물운송 및 비상구 통로로도 이용되는 곳이 바로 지하공동구이다.공학동은 물론 기숙사, 체육관 지역까지 총 3,206m에 달하는 지하공동구는 설립시부터 학교의 중추기관으로 설계되었으며 공학동, 기숙사, 가속기 등 크게 세 부분으로 학교 건물 지하 전역이 공동구로 되어있다. 중심적인 역할은 전기, 통신, 수도 등의 네트워크이지만 화물운송 비상구 및 장애자 출입구로도 쓰이며 유사시에는 민방공대피소로도 가능하다. 하지만 지하에 위치한 특성상 보안이나 안전 점검 등이 우려되는 곳이기도 하다.특

문화 | 유정우 기자 | 2002-10-30 00:00

포항 차 없는 날(Car Free Day) 조직위원회를 중심으로 여러 시민환경 단체가 참여하여 10일 포항에서 ‘세계 차 없는 날’ 캠패인을 전개한다. 작년에 이미 30개국 800여 개가 넘는 도시에서 행정당국과 시민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 속에서 성공적으로 진행된 ‘차 없는 날’ 캠페인은 ‘세계 차 없는 날’ 캠페인으로 확산되어 매년 9월 22일 행사를 벌여왔고, 우리 나라에서는 작년 서울에서 2001년 세계 차 없는 날 서울조직위원회가 구성되어 첫 캠페인을 했었다. 포항은 올해에 처음으로 이 행사에 동참하는 것이며 다만, 전통 명절인 추석과 날짜가 겹쳐서 일정이 10월 10일로 미루어졌다. 흔히들 자동차를 인류 문명의 걸작품으로 이기와 편리함의 상징으로 생각해왔으나 빈번한 교통사고와 과다한 에너지의 사용과 이로 인한 극심한 대기오염문제, 도심을 질주하는 자동차들의 엔진소리와 경적소리로 더욱 커지는 소음공해, 도로 건설로 무자비하게 파괴되는 생태계 문제 등 우리의 삶과 생활공간 구석구석을 황폐화해온 것도 사실이다. 이런 현실에서 “시민 스스로 자동차 의존적인 생활에서 벗어나자”, “약자와 사람에게 친숙하고 환경친화적인 도시를 만들어가자”는 목소리가 퍼져

여론 | 유정우 기자 | 2002-10-09 00:00

즐겁거나 혹은 괴롭거나 어찌 외면할 수 있으랴포스테키안이 하루일과를 시작하려면 꼭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으니 바로 78계단이다. 아침에 등교할 때, 점심에 식당을 갈 때 등 기숙사와 공학동으로 구분되어있는 캠퍼스 특성상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길이다. 이처럼 학생들의 필수 장소인 78계단은 공간을 이어주는 역할만이 아니라 그 특성 때문에도 명물로 자리 잡았다.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무려 일흔여덟 개의 오름돌로 이루어진 계단이기 때문이다. 공포의 78계단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이 계단을 지나는게 싫어서 식당에 내려가지 않고 위에서 점심을 먹는 학우들도 많고 식당에서 밥을 먹어도 78계단을 지나면 다시 배가 쑥 꺼진다고도 한다. 이러한 공포의 78계단에 대해 원망하는 학생 역시 많고 학생들 대부분 역시 왜 하필 일흔여덟 개로 지었는지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품곤 한다. 이러한 의구심에 칠전팔기(七顚八起)에서 78을 따왔다고 하기도 하고 78계단을 지나는 운동량이 적절한 운동량이라는 등 이에 대한 나름대로 설득력을 가진 해석들이 입을 따라 전해지기도 했으나 사실 확인해본 바, 건축적으로 공간이동이라는 계단의 의미만 있었을 뿐 그 외에 어떠한 의미도 두지 않고 설계

문화 | 유정우 기자 | 2002-10-09 00:00

우리 학교 동문을 나서면 조각공원 구석의 큰 소나무 한 그루를 볼 수 있다. 길가에 바로 보이게 심어진 나무가 아니라서 쉽게 보이진 않지만, 그 멋진 위용과 크기에 주목되기 마련이다. 한 눈에 고목임을 알 수 있을 뿐더러 사방으로 가지를 뻗은 소나무는 보는 이의 시선을 잠시 머물게 한다. 더욱이 한 그루만이 아닌 모두 일곱 그루의 고목들은 사뭇 주변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학교가 세워질 때 모든 조경 공사를 새롭게 하였는데, 왜 이곳만은 이처럼 고목이 버티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고목이어서 남겼을까. 하지만 좀 더 나무로 가까이 가보면 그 주위에 쳐진 보호대가 있고, 게다가 가끔 나무 앞에 놓여진 막걸리 한 사발마저 본다면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갑자기 풍겨오는 묘한 분위기, 바로 이 지역을 지키는 당산(堂山) 소나무였던 것이다.모두 소나무 7주로 이루어진 당산 소나무는 수령 350~450년으로 추정되는 노송이며, 그 중 정면의 가장 큰 나무는 근원직경 140cm, 수관폭 17m, 높이 7m에 이르는 상당한 크기이다. 이러한 당산 소나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곳의 유래를 따라가볼 필요가 있다.임진왜란 후, 약 400년 전부터 자리잡기 시

보도 | 유정우 기자 | 2002-09-18 00:00

1. 승리를 다지는 출정식 출발을 앞두고 아우터에서 출정식을 가졌다. 출발에 앞서 첫 포카전에서의 승리를 다지자는 의미에서 각 경기별 선수 소개와 응원단의 구호 연습. 그리고 학생회관에서 본관을 돌아 학생식당까지 행진을 가졌다. 2. 흥겨운 개막식 낮 12시에 포항을 출발한 버스는 오후 4시 넘어 대전에 도착했다. 간단히 학교 투어를 한 뒤, 저녁 식사를 먹고 포카전은 시작했다. 카이스트에서는 통키타 동아리 ‘여섯줄‘과 힙합 동아리 ’구토스‘, 우리학교에서는 댄스 동아리 ‘Ctrl-D’와 밴드 ‘스틸러‘가 식전 공연으로 분위기를 이끌었고 뒤이은 ’유리상자‘의 공연으로 밤을 불태웠다. 식전 행사 뒤 개막식에서 각 팀 대표 선수가 선서를 하고 공식적인 포카전이 시작됐다.3. 첫승리의 농구 경기 10분씩 모두 4쿼터 동안 경기는 치러졌다. 3점포를 앞세운 우리대학은 1, 2 쿼터를 42 : 29로 크게 이기며 끝냈다. 후반전 카이스트는 뒤늦게 추격전을 펼쳤으나 결국 우리가 71 : 64로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특히 9번 이학철 선수가 18득점으로 승리에 앞장섰고, 카이스트 에서는 5번 노동영 선수가 19점을 올리며 팀의 활력을 더했다. 그외에도 체육관을 메

특집 | 유정우 기자 | 2002-09-18 00:00

- 응원단 ‘회리바람’을 만들게 된 동기가 있다면.대학 생활을 하면서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고민했었는데 우연한 기회로 응원단이라는 것을 접하게 되었고 겨울방학동안 포항 응원단의 협조로 응원을 배울 수 있었다. 이것을 바탕으로 ‘크게 뭉쳐 하나되자’란 생각으로 응원단을 만들게 되었다.- 이번 포카전에서 큰 힘이 되었는데 준비는 어떻게 했나.7월 초부터 모든 멤버가 모여서 합숙 연습을 해왔다. 사실 첫 공개적인 데뷔전이라 걱정도 많이 했고 부담도 컸다. 하지만 열심히 같이 응원해주는 학우들을 보면서 ‘포항공대’란 이름 아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 학우들 모두가 응원단이 되었다는 것에 감동과 자부심을 느꼈다. 이번 응원을 통하여 새로운 가능성을 찾았다는 것이 가장 큰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무엇보다 사람들의 참여도가 낮았던 것이 아쉽다. 물론 열심히 참여해준 학우들도 많지만 그렇지 못한 학우들도 있었다. 꼭 사람탓만이 아니라 행사자체에도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적었다고 생각한다. 각 동아리 별로 교류전을 할 수 있듯이, 각기의 개성을 살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 갔으면 한다.

특집 | 유정우 기자 | 2002-09-18 00:00

과학기술계를 선도할 인재를 육성하는 양교가 우정과 자긍심을 다지고 이공계 기피현상을 극복하자는 의미아래 제1회 포카전이 열렸다. 특히 연·고전과 같은 타대학의 형식을 벗어나 양교 학생간의 교류 활성화를 하자는 취지였기 때문에 그 물꼬를 트는 이번 행사에 많은 이목이 집중되었다.하지만 이번 행사의 준비와 진행에 있어 우리대학과 카이스트의 임하는 자세의 차이, 그리고 우리대학 내에서도 행사 준비를 총괄한 부서의 학생처와 행사 주체인 총학생회의 관계 설정 등은 이후 충분히 고민해야할 중요한 사한으로 남겨졌다.사실 교류전 제안은 2년 전부터 있던 계획이다. 다만, 교류를 위한 양교 학생들의 인식 아래 이루어 졌다기보다는 학교 측의 이미지 제고, 자긍심 고취 방안으로 제안되었고, 이에 따른 한계는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일이다. 이러한 준비 과정은 시작 전부터 학생 참여와 학교 측에서 표방하는 ‘교류’의 의미가 제대로 살아나지 못할 가능성을 충분히 내재하고 있었으며, 양교 학생 모두 이번 포카전에 대해 우려했던 것도 이러한 점이 연례행사로 이어져야할 교류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행사의 진행 과정에 있어서도 준비 미비로 인한 문제점은 많은 곳에서 드

특집 | 유정우 기자 | 2002-09-18 00:00

과학자도 글쓰기를 해야하는 이유하루에도 수 백종의 신간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외국 유명한 작가의 번역본이 아니면 국내 독자들로부터 그다지 큰 호응을 받지 못하는 책이 바로 과학서적이다. 과학자들이 쌓아올린 지식체계를 일반인을 대상으로 소개하는 이른바 교양과학서적은 아쉽게도 절대적인 발간수도 적거니와 시장층 역시 두텁지못해 외면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과학서적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는 왜 필요한 것인가.18세기 과학혁명 이후 과학이란 학문은 주로 자연현상에 대한 축적된 지식 체계를 의미하였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과학은 더 이상 단순한 지식의 체계가 아니다. 자연에 대한 지식체계를 바탕으로 그 지식을 사회에 영향력있는 힘으로 변화시키는 사회화 과정이 바로 현대사회에서의 과학이다. 자연에 대한 지식, 이른바 과학적 지식은 과학의 형성에 있어 필수조건이지만 이것만으로 구체적 형태가 결정되지는 못한다. 오히려 중요한 요소는 과학의 사회화 과정에 관계하는 주체들의 행위와 사회적 조건이다. 이러한 각각의 주체들의 개입이 현대에서의 과학의 의미를 바꾸었고, 현대가 ‘과학의 시대’로 열리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과학의 사회화

취재 | 유정우 기자 | 1970-01-01 09: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