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이동취재] 무은재기념실
[캠퍼스이동취재] 무은재기념실
  • 유정우 기자
  • 승인 2002.12.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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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서 포항공대의 ‘첫마음’을 기억함

구성원들의 발길이 가장 빈번한 공학동 중앙에 자리잡은 무은재 기념 도서관. 건립 시에는 보통 도서관이었지만 초대 학장이셨던 김호길 총장의 서거 이후, 그 분의 학문적 소양과 우리 대학의 건학이념을 이어가자는 뜻에서 고 김호길 총장의 호인 무은재(無垠齋)를 빌려 무은재 기념 도서관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그 후 도서관 1층에는 김호길 총장의 흉상을 만들어 두는 등 학교를 위해 애쓰시고 무릇 우리학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변화를 꾀하고자 했던 고인의 교육 이념과 철학을 기리고, 그 뒤를 잇는 후학들이 이어나가고자 이러한 자리가 마련되었다.

특히 흉상을 세우고 도서관 명칭을 바꾸는 등의 일과 함께 97년 도서관 1층의 작은 자리에 고인의 생전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친필, 의류 등의 유품을 모아 김호길 총장 기념관을 만들었다. 이는 단지 인간 김호길을 기린다는 것 이외에 학자로서 교육자로서 불모지인 포항에서 한국 최초의 연구 중심 대학, 인류에 이바지하는 대학을 세우고자 노력하고 초대학장으로서 이를 이끌어 오신 그 분의 교육 철학과 건학 이념을 후학에게 전한다는 의미도 있다. 채 20평도 안되는 작은 공간이지만 고 김호길 총장의 유품과 당시 총장실을 재현하여 고인의 생애와 우리 대학의 설립과정에서의 고인의 이념들을 되새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전의 모습을 느낄 수 있는 동영상도 볼 수 있다.

작고 구석진 자리이지만 처음 세울 때는 바로 옆에는 전산강의실이 위치하여 학생들의 수업이 이루어지던 공간이라 학생들의 오고가는 발걸음도 많고 찾는 이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강의실이 옮겨나가고 찾는 발걸음도 뜸해지면서 잊혀진 공간이 되어버렸다. 기념실이란 공간이 사람들이 찾고 이를 생각할 때 의미를 가질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찾는 이도 적고, 아니 이젠 그 곳에 이러한 기념관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구성원이 많을뿐만 아니라 이젠 행사시가 아닌 평소에는 문마저 닫힌 상태이다. 유물의 도난을 막기위한 보안상의 조치이지만 사실 더 이상 열어놓는 것이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우리 대학 설립의 중대한 역할을 하시고 초기 우리 대학을 이처럼 성공적인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반석을 닦아놓으신 학장으로서 그 분의 건학이념을 이어나가자는 자리이지만 어울리지 않게 구석진 곳에 위치하고 더 이상 찾는 사람도, 이런 자리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학생들이 많은 상황이 아쉽기만 하다. 중앙에 위치한 고인의 흉상은 상대적으로 보기 쉽지만 그 왼편에 치우쳐서 위치한 기념실은 찾기도 힘들다. 이 일을 주관한 무은재 기념사업회의 간사인 김규영 교수(신소재)는 당시 기념실을 만들 때도 좋은 위치에 세우고 싶었지만 이러한 일로 도리어 학교의 공간이 방해받을 수는 없는 일이고 그나마 당시에는 학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에 현재 위치에 자리잡게 되었다며, 내년부터 도서관이 새로지은 청암 학술정보관으로 옮겨가면서 무은재 기념실도 확장을 하거나 흉상 뒤의, 보다 잘 보이는 곳으로 옮기고자 노력은 하고 있지만 공간적인 문제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고 하였다.

김호길 총장의 뜻을 기리고 그 분의 철학을 후학들이 이어나가자는 것은 올바른 생각이지만 아직 개교 16년 밖에 안된 시점에서 도리어 이런 자리를 크게 만든다는 것은 정도가 아닐 수도 있고, 현재 결과적으로는 잊혀지는 공간에 가깝고 당시 서둘러서 만든 것이 아니냐는 이론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리의 크고 작음도, 기념관 설립 시기의 늦고 빠름도 아니다. 우리대학, 포항공대생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우리대학의 건학 이념을 생각해보고, 고 김호길 총장이 하고자 했던 것이 무엇이고 과연 우리들은 무엇을 해야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는 일이다. 기념실이 크던 작던 그 곳을 한 번쯤 찾아보고 이를 생각해보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무은재 기념실이 우리에게 ‘기념’할 수 있는 일이자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개교 16주년의 시점에서 내년이면 도서관도 청암 학술정보관으로 옮기고 이젠 더 이상 ‘무은재 기념 도서관’이 아닌 ‘무은재 기념관’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도 크다. 무은재 기념실 역시 학생들을 자주 접하고 이를 보고 학생들이 건학이념을 생각할 수 있도록 보다 찾기 좋은 곳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이와 함께 확장과 이전보다 지금이라도 상시 개방 혹은 시간제 개방을 통해 보다 학생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들 역시 이 잊혀졌던 공간을 새롭게 찾고 교육 철학, 건학이념을 생각해보며 비록 작은 공간이고 일천한 역사이지만 이 작은 자리를 출발로 후에 포항공대 역사박물관이 세워질 때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는 것이 ‘무은재 기념관’이 진정 우리에게 주는 의미이자 과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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