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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대신문의 기틀을 다진 기자’라고 한다면, 전 편집장 이광림(산경 94) 동문을 가장 먼저 손꼽아야 할 것이다. EY (Ernst & Young, 언스트앤영) 컨설팅을 업으로 하는 그는 학부 1학년 시절부터 포항공대신문사에 몸담았다. 편집장에서 물러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기자 생활을 하며 습득한 통찰력 및 사실 파악 능력은 여전하다. 이 전 편집장은 “포항공대신문사에서의 경험이 현재의 직업에도 직접 도움을 주고 있는 셈이죠”라고 덧붙이며 넉살 좋은 웃음을 지었다. 이어 그는 반짝이는 눈으로 대학 시절을 회상했다.우리대학 진학 당시, 이 전 편집장의 최우선적인 목표는 이른 시일 내에 학문적인 성과를 거두는 것이었다. “공학 분야에서 어엿한 학자의 역할을 하고 싶었다는 욕심이 컸다”라며 멋쩍게 웃은 그는 포항공대신문 기자와 학생이라는 두 역할 사이의 작은 방황을 떠올렸다. “학교 공부에만 집중해서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굉장히 많이 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제가 한국적인 교육환경에 길들여져 있었다는 증거였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당시에는 기자 생활을 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었죠”라며 지난 세월을 되

인터뷰 | 권재영, 김주희, 이신범 기자 | 2018-10-11 00:58

당장 앞에 있는 공부보다 하염없이 노는 것만 좋아했던 시절, 일과를 마치고 하는 일이라곤 친구들과 컴퓨터 게임을 하며 밤을 새우는 것이 전부였던 내가 있었다.나무들이 흩날리는 소리와 함께 불어오던 산바람이 초록빛 향기를 머금은 듯 여름의 시작을 알리던 그날에도,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나는 어김없이 풀이 다 죽은 카펫 위 구석진 어느 곳에다가 책가방을 내팽개치고 컴퓨터를 켰다.10년을 함께 보낸 강아지를 떠나보내고, 키우는 애완동물이라곤 초등학교 운동회를 마치고 500원을 주고 사 왔던 노란 햇병아리, 혹은 자그마한 햄스터가 전부였던 우리 집. 그날은, ‘너’라는 존재가 조그마한 공간을 차지하기 시작한 날이었다.짙은 아이보리색 털에, 검고 부드러운 귀, 그리고 유난히 파란 눈을 가진 너는, 생긴 것과 다르게 꽤 큰 몸집을 갖고 있었다.고양이란 족속은 원래 그런가 보다.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좀처럼 오지 않고, 생각보다 큰 덩치에 혹여나 먼저 다가가면 할퀼까 어찌나 무서웠던지. 그렇게 몇 달을 서로 어색한 사이로 보냈다. 어느 날 침대에 누워있던 내 옆에 불쑥 네가 다가와서 누웠다. 아마도 이전까지의 행동을 봤을 때, 너는 내가 자는 줄 알고 조심스레 다가

78내림돌 | 이신범 기자 | 2018-10-10 23:54

총여학생회(이하 총여학)는 대학에서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한 단체다. 그러나 최근 총여학은 그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존재를 위협받고 있다.총여학을 둘러싼 논쟁은 올해 연세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5월 연세대 총여학이 주관한 제2회 인권축제 ‘다시만난세계’ 중 은하선 작가의 강연 ‘대학 내 인권운동과 백래시(backlash)’가 진행됐고, 학내에서 은 작가를 초청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기 시작하면서 총여학 재개편까지 논하게 됐다. 그리고 이와 같은 총여학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은 대학 사회에 널리 확산됐다.우리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포스텍 라운지에 게시된 다수의 글은 우리대학 총여학의 존폐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표출했다. 그리고 지난 6월 11일, 총여학은 여름방학 중 설문조사를 진행해 총여학의 방향성, 선거·의결권, 그리고 재정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포항공대신문은 최수연(기계 16) 총여학생회장을 인터뷰해, 지난 시간 동안 총여학에 대해 학우들이 제시한 의견에 대한 답변을 들어봤다. 1. 최근 들어 여러 대학에서 총여학의 존폐를 둘러싼 많은 논란이 발생했는데, 이와 관련해 총여학생회라는 단

취재 | 박민해, 이신범 기자 | 2018-09-19 19:59

지난달 18일, 우리대학 홍원빈(전자) 교수가 화재 진압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통신헬멧을 개발했다. 홍원빈 교수는 “이는 우리대학 전자전기공학과 차원에서 우리대학의 사회 환원을 위해 연구 개발 및 지원을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며 통신헬멧의 의의를 밝혔다.소방관들이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무전기는 외부 소음이 있을 때 지시사항을 전달받기 어렵고, 사용 과정에 양손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다. 소방 작업 중에 무전기를 따로 조작하기 어려워 이어폰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어폰이 귀에서 한 번 빠지면 두꺼운 장갑을 낀 상태로 다시 착용하기 어렵다. 이는 화재 현장에서 통신에 큰 장애요소가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소방헬멧에 탈부착이 가능한 스피커와 마이크를 내장한 ‘통신헬멧’이 제작됐다. 연구팀은 헬멧에 무전 기능을 더해 통신을 손쉽게 함으로써 소방 업무의 효율을 높였다. 또한, 안테나와 스피커의 무게를 최소화하고, 물로도 세척할 수 있어 실제 화재 현장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원빈 교수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쉽고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달라는 포항 남부 소방서의 요청을 받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원

중형보도 | 이신범 기자 | 2018-05-10 18:08

어릴 적부터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면, 무작정 가방에서 한 권의 소설책을 꺼내 읽곤 했다. 주인공의 말과 행동, 감정까지도 마치 내가 경험하는 것과 같이 느껴지는 생생함은 나에게 글의 매력을 느끼게 했다. 이따금 글을 쓰고자 펜을 잡으면 주위와 완전히 격리된 나만의 공간에 와있는 듯 공허한 느낌이 든다. 어제 잠자리에 들며 불현듯 생각난 자질구레한 잡념들과 어릴 적 바라왔던 순수한 소망들이 머릿속을 한 움큼 흔들어 놓고 가면, 기분 좋은 감성에 젖는다. 나에게 있어 글을 쓴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고교 시절 수없이 많이 봐왔던 시사 칼럼들은 글쟁이가 기자를 꿈꾸게 해주었다. 분석한 사건에 대해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글을 작성하는 기자의 모습이 글의 중후한 멋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펜을 잡으며 사색에 빠지는 것이 나를 즐겁게 해줬다면, 기자로서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글을 쓰는 것은 나에게 왠지 모를 책임감을 느끼게 한다.펜은 칼보다 강하다. 하지만 말은 펜보다 강하다. 시나 소설과 같은 문학 작품이 독자에게 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펜’이라면, 사건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기자의 글은 무엇보다도 영향력 있는 한 마디의 ‘말’이다.

수습기자의 다짐 | 이신범 기자 | 2018-04-18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