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여학생회, 안녕하십니까
총여학생회, 안녕하십니까
  • 박민해, 이신범 기자
  • 승인 2018.09.19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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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여학생회(이하 총여학)는 대학에서 여성으로서 겪는 어려움에 대응하기 위한 단체다. 그러나 최근 총여학은 그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존재를 위협받고 있다.

총여학을 둘러싼 논쟁은 올해 연세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지난 5월 연세대 총여학이 주관한 제2회 인권축제 ‘다시만난세계’ 중 은하선 작가의 강연 ‘대학 내 인권운동과 백래시(backlash)’가 진행됐고, 학내에서 은 작가를 초청하는 것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일기 시작하면서 총여학 재개편까지 논하게 됐다. 그리고 이와 같은 총여학의 필요성에 대한 논란은 대학 사회에 널리 확산됐다.

우리대학도 예외는 아니었다. 당시 포스텍 라운지에 게시된 다수의 글은 우리대학 총여학의 존폐에 대해 각자의 의견을 표출했다. 그리고 지난 6월 11일, 총여학은 여름방학 중  설문조사를 진행해 총여학의 방향성, 선거·의결권, 그리고 재정에 대해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포항공대신문은 최수연(기계 16) 총여학생회장을 인터뷰해, 지난 시간 동안 총여학에 대해 학우들이 제시한 의견에 대한 답변을 들어봤다.

 

1. 최근 들어 여러 대학에서 총여학의 존폐를 둘러싼 많은 논란이 발생했는데, 이와 관련해 총여학생회라는 단체의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많은 대학교에서 총여학의 존폐를 둘러싼 논란이 발생하는 이유를 딱 한 가지로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각 학교의 맥락에 따라 주의 깊게 살펴야 하겠죠. 이유를 여러 가지 생각해봤는데, 눈에 보이는 차별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도 한 가지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눈에 보이는 차별의 예로는 여자 화장실 개수 부족, 체육 과목 부족 등이 있겠죠.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보이는 차별은 점점 해결되고 있으니, 총여학의 필요성에 대해 학우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존폐 논란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혹은 차별이 없어지지 않았는데도 학교 내에서 일어난 페미니즘 담론의 결과로 일종의 백래시가 일어나 존폐 논란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체의 존재 이유, 단체가 맡아서 해야 하는 일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그저 단체가 얼마나 효율적인지만 따지는 분위기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우리대학에서 일어난 존폐 논란의 이유도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가 섞여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차별이 사라진다고 총여학이 해야 하는 일이 사라지는 걸까요? 오히려 총여학은 더 어려운 문제인 학우들의 인식 속에 남아 있는 차별과 성 불평등 구조 그 자체를 없애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인식의 전환은 매우 느리게 일어나고, 이를 이루는 것도 힘들기에 학우들이 보기에는 총여학이 무슨 일을 하는지, 왜 필요한지 점점 공감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위에서 말한 효율성을 중시하는 분위기와 맞물리면 더 공감이 힘들어질 테고요. 그래서 소통을 하며 인식의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리고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총여학이 이번 여름방학에 진행한 사업 중 ‘게임 내 성차별 제보’는 온라인 게임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례를 제보받는 사업입니다. “남녀 간의 불필요한 대립 관계를 주도할 뿐이다”라는 의견을 제시한 학우도 있었는데, 이런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게임 내 성차별 제보’라는 사업은 게임 중에, 혹은 게임 얘기를 하는 중에 심심찮게 벌어지는 성차별과 성희롱도 여학생이 게임 문화를 멀리하게 되는 한 가지 요인이라고 생각해 진행한 것으로, KAIST-POSTECH 여학생 e스포츠 교류전의 사전 이벤트로 진행됐습니다. 말씀해주신 의견이 나온 이유에 대해서는, 저희가 성차별 제보 카드뉴스를 올리면서 행사의 목적과 기대하는 바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첨부하지 않았기 때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런데도 성차별 문제를 공론화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남녀 간의 불필요한 대립 관계를 주도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차별을 공론화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야 남녀 간의 불필요한 대립 관계가 벌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시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 오히려 문제를 공론화해 성차별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장을 마련하고, 모두가 성차별에 대해 인식하고, 최종적으로는 성차별을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차별을 인식하는 것이 불편할 수는 있지만, 마땅히 불편해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3. 총여학은 총학생회비로 매 분기 사업을 집행하지만, 남학생들에게는 의결권, 선거권, 피선거권이 주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총여학생회원들에게만 독자적으로 총여학생회비를 걷어 사업을 집행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선, 말씀해주신 의견에 대해 제 생각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회칙상 총여학의 회원 자체가 여학생들로만 구성되어 있고, 총여학은 여학생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단체입니다. 회원이 아닌 사람들에게 의결권, 선거권, 피선거권을 부여한다는 것은 단체의 목적과 단체가 가지고 있는 대의성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타 자치기구의 경우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또한, 총여학이 총학생회비를 사용하는 사업은 크게 소수자인 여학생들을 위한 복지 사업과 전체 구성원의 인식 개선을 위한 사업으로 나뉘는데, 독자적으로 총여학생회비를 걷어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사업은 전자의 경우일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이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생활하는데, 총여학의 활동으로 인해 여학생에게 혜택이 주어졌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습니다.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학생이 소수자라서 남학생과 같은 기회를 누리지 못하는 부분을 보충하는 사업이기에 총학생회비를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까지는 제 의견을 말씀드렸습니다. 제 의견과는 다르지만, 질문 속 의견이 다수의 생각이라면 이를 검토하고 수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 방학 동안 총여학 설문조사를 진행해 학생들의 의견을 들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학기 중에 총여학에 대한 집담회를 열어 오프라인에서 이에 관해 이야기할 기회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방학 중에 어떤 결론을 냈다기보다는, 집담회 기획을 통해 한 번 더 학생들의 의견을 물으려 하고 있습니다.

 

4. 둘 다 소수자의 인권을 대변한다는 점에서 ‘학생·소수자인권위원회 모담(이하 모담)’과 총여학의 통합을 요구하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총여학이 모담과 통합된다면,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여러 사업 규모가 많이 축소되리라 생각합니다. 또한, 아직은 총여학이라는 여학생들의 자치기구가 가지는 상징성과 대의성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하기에, 다른 소수자 단체에 통합되기에는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은 우리대학에서 그 수가 소수이기도 하지만, 사실상 전 지구상으로는 소수자가 아닙니다. 그러나 소수자로서의 특징을 가지고 있죠. 차별을 받는 것이 사실이고, 특히 우리대학에서는 수적으로도 소수이기에 더 큰 차별을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눈에 보이는 차별이 사라지고 인식 속 차별만이 남으면서 더는 여성이 차별을 받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차별받는 여학생들을 대표하고, 그들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도록 하고, 사람들의 인식 속 차별을 없애기 위해 행동하는 총여학이라는 독립적인 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소수자성과 인권에 관해 이야기하는 단체를 꼭 하나로 통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총여학이 가진 이념인 ‘페미니즘’에 대한 불편함에서 나온 의견인지 경계할 필요성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성이 타 소수자들과 같지만 다른 특성이 있기에 타 소수자 단체와 합치는 것은 신중히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5. 마지막으로, 총여학생회장님이 지향하는 총여학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처음 회장에 출마하면서 목표로 세웠던 세 가지를 지켜나가는 총여학이 되고 싶습니다. 교내에서 여성이 소수자라는 이유로 겪는 어려움에 가장 먼저 반응하고 행동하는 단체, 교내 구성원들의 성 평등 인식 함양을 위해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단체, 상호 소통이 가능한 열린 단체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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