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4건)

필자는 올해 5월까지 총 4개월에 걸쳐 11번의 군 입대 신청을 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에서 이미 10번의 도전을 실패한 것이다. 열 한번째의 간절한 신청에 병무청도 동정심 때문인지 합격시켜 주었지만, 이마저도 아직 1차 합격이라 불안한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 이런 농담 같은 상황에 이른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닌 내 탓인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뼈저린 실패들을 겪고 난 후, 조금 더 일찍 도움을 받았었으면 하는 작은 소망은 솟았다. 군대에 관한 정보들을 신입생 시절 때 억지로라도 배웠으면 싶은 소망이다.우리대학은 국내 이공계 특성화 대학 중 상위권에 속한다. 덕분에 많은 학부생에게 박사, 석·박사 통합과정을 거쳐 박사학위를 취득 할 기회가 주어진다. 박사 학위 취득은 많은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우리대학 학부생은 가능한 빨리 졸업을 마치고 학계에 뛰어들고자 한다. 하지만 대한민국 남성들에게는 시간적으로 큰 부담이 되는 군문제가 남아있다. 군에 입대하여 약 2년간 훈련과 군 관련 행정을 맡아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시간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국가에서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자에게 군 입대 의무를 면제시켜준다. 하지만 이 정책은 우리대학과 같

독자논단 | 김순효 / 화공 13 | 2015-04-08 17:16

이번 학기에 듣게 된 모 과목의 첫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외국인 학생이 있는지 파악하셨다. 한국어가 어려운 학생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100%영어로 진행해야 하겠지만 없다면 한국인 학생들의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한국어 비중을 높이시겠다는 취지였다. 첫 수업시간의 수요조사에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이틀 뒤 두 번째 수업시간이 되자 못 보던 외국인이 들어와 있었다. 안면이 있는 사이였기에 인사를 나누고 교수님께 이 수업을 듣게 되었다고 말씀 드려야 할 것이라고 알려주고 있는 동안 그 외국인 친구의 앞에 앉은 학생이 멀리 있는 친구에게 고갯짓으로 뒤에 앉은 외국인을 가리키며 아주 크게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야, 외국인 들어왔다. 나 이거 자르려고(수강취소를 의미함).” 한국어를 알아듣는 외국인 친구였기에 내가 더 민망했고 수업 후 물으니 그는 수강을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환영 받지 못한 유학생의 비애에 안타까우면서 한편으로는 무엇이 그녀로 하여금 그토록 당당하게 외국인 친구를 한국어로 배척(?)할 수 있게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프로이트는 그의 저서 『문명 속의 불만』에서 이렇게 인용한 바 있다. ‘집단을 이루는 개인들은 단지 수가 많다는 이유 때문에

독자논단 | 유온유 /산경11 | 2015-03-18 11:14

어느덧 2014년이 다 지나가고 새로운 2015년이 다가온다. 2014년은 유난히도 사건사고가 많았는데, 사회적으로뿐만 아니라 포스텍에서도 일이 많았다. 5월 축제가 미뤄지기도 했고, 총장 연임과 무명씨를 두고 여러 가지 말도 많았다. 이렇게 많은 일들 중, 이번에는 무명씨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무명씨 제도’란 우리 대학의 자유게시판 내에서 익명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제도이다. 익명으로 쓴 글 또는 댓글의 작성자는 모두 ‘무명씨’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나는 익명으로 글을 쓸 수 있는 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고 질문을 하고 싶은 사람이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아직은 어려운 사람에게는 익명으로 글을 쓰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무명씨 제도’는 그 순기능을 점점 잃어가는 듯하다. 우리 대학 홈페이지 내 자유게시판에 들어가면 ‘무명씨’로 쓰인 눈살이 찌푸려지는 글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무명씨’라는 이름을 빌려 남을 비난하는 글부터 시작해서 입에 담기도 민망한 상스러운 글, 욕설 등을 남발하고 있다. 최근에 이러한 일이 많아지자 일부 사람들은 이런 글을 쓰

독자논단 | 김은지 / 생명 13 | 2015-01-01 12:07

오늘도 역시 포스테키안의 발걸음은 기숙사에서 도서관을 향한다. 기숙사에서 출발해 도서관에 가기 위해서는 지곡회관을 지나 보이는 오르막길을 오르고 큰 도로를 건너야 한다. 오르막길을 지나 도서관 입구에 도달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도로를 건너 편 가까이에 위치한 경사가 없는 통로를 지나는 법, 둘째는 오르막길을 끝까지 올라간 후 횡단보도를 건너 있는 가파른 경사의 통로를 지나는 법, 셋째는 오르막길을 끝까지 올라간 후 보이는 굴다리를 이용하는 법이다. 기숙사에서 출발했을 때 도서관 입구와 연결된 굴다리를 이용하기에는 너무 멀리 돌아가는 길이며, 횡단보도를 건너 있는 두 번째 통로는 가파른 경사 때문에 이용하기 불편하다. 그래서 도서관에 걸어가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도로를 가로질러 가까이 위치한 첫 번째 통로를 통해 도서관에 향하며, 스쿠터 또는 자전거를 탄 학생들은 조금 멀더라도 오르막길을 끝까지 오른 후 횡단보도를 지나 경사가 급한 통로를 이용한다. 오히려 급한 경사의 내리막길은 스쿠터나 자전거를 탄 학생에게 편리하기 때문이다.이번 학기가 시작될 무렵, 포스테키안들에게 익숙한 이 길 주변에 작은 변화가 생겨났다. “포스테키안은 무단횡단을 하지

독자논단 | 이도엽 / 산경 11 | 2014-12-03 07:05

이 글은 그저 아이 없이 사는 내가 자기를 합리화하려는 주장이다.아이를 낳지 않으면 아주 자유롭고 여유 있는 삶이 된다. 반면에 아이들로부터 큰 기쁨을 얻고 아이들 때문에 고통을 참아가며 살고 자식이 자기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나는 학습능력이 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공부하겠다고 고생이 많았고 열등감에 젖어 살아 왔다. 그래서 그런지 소외되거나 고통 받는 사람이 없는 평등한 사회를 꿈꾸면서 얼마 전부터는 개성 있게 살고 싶어졌다.결혼하고 자식 없이 살고 싶으면, 배우자도 필히 무자식을 희망하는 사람을 만나야 하고, 이왕이면 사회생활을 하고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혼생활이 순탄하지 못하다.요즘은 어린 학생들도 고생이 많다. 명문대를 가기 위해 특목고를 가야하고 특목고 가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해야 된다고 하니까. 그리고 명문대를 졸업하면 인생이 보장되는 것은 옛 얘기가 됐다. 우리 대학 직원들 연봉이 4천~8천만 원 정도인데 4인 가족이 생활하기에 적당하지만, 많은 저축은 못 한다. 정년퇴직 후에는 거의 연금만으로 살아가야 한다. 그러나 자식이 없으면 훨씬 여유 있게 살면서도 많

독자논단 | 서형석 /가속기연구소 4세대추진단 삽입장치팀 | 2014-11-19 10:22

가장 행복하게 연애하는 방법은 상대방을 진실로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연애하듯 살아가야 한다! 중학교 시절 처음 반장을 했다. 함께 놀기에 너무나 좋은 역할이었고, 누구보다 당연하게 친구들을 챙겨줄 수 있는 명분이기도 했다. 그때부터 사랑에 대한 책임감을 배우게 되는 것 같았다. 우리 대학 학생들의 대표자들, 이를테면 분반학생회장, 학과학생회장, 동아리분과장, 기숙사 동대표도 저마다의 이유와 목적으로 역할을 수행하겠지만, 나와 비슷한 점들도 느꼈을 거라 생각한다. 누구에게 뒤지지 않을 만큼 단체를 사랑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친구들 사이에서 내가 제일 잘 맡을 수 있는 상황이었든지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했든지 ‘하고 싶어서’ 학생 대표자 활동을 시작했을 것이다. 그런데 마냥 사랑만한다고 진짜 연애를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랑과 연인에는 행복과 책임이 따르듯 내가 맡은 역할에도 내가 사랑하는 단체를 위한 필수적인 역할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그 역할을 충실하게 하자는 말을 하려한다. 일단 사랑하는 마음과 봉사심에 학생 대의원을 맡았기에, 대표자로서 학교의 사안을 구성원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학교에 다시 반영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고

독자논단 | 조재연 / 창공 12 | 2014-11-05 20:08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벌써 2014년도 나머지 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제 막 첫 대학 성적표를 받아보고 ‘성적이 짜다’, ‘난 공대생으로서 가망이 없다’ 등 웃음 섞인 불평을 하고 있는 학생도 있을 것이고, 보람찼던 자신의 방학을 돌아보며 다시 한 번 새로운 학기에 대한 다짐을 하고 있는 학생들도 있을 것이다. 또, ‘이번 학기에는 기필코 나도 CC가 되리라’, ‘썸남(녀)는 지금 뭐하고 있을까?’와 같은 연애에 대한 고민부터, ‘눈떠보니 3학년 2학기인데 진로가 안 보이네’와 같이 진로에 대한 걱정이 앞서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대학에서 생활하는 많은 학생들은 모두 각자의 고민, 걱정, 기대를 안고 새로운 학기를 시작한다. 그러나 모든걸 이룰 순 없기 때문에 방향을 정해야 하고,결국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나에게 이번 방학은 고민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7월은 포스코에서 공장실습을 하며 정신없이 보냈고, 8월에는 학교 일이나 학기 중에 외국어 공부를 하면서 바쁘게 보냈지만 항상 마음속에 몇 가지 고민이 나를 괴롭히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인간관계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어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친구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었다. 학

독자논단 | 권우중 / 기계 12 | 2014-09-03 18:28

어릴 적 해리포터를 읽고 반해버린 나는 훗날 한국의 조앤 롤링이 되겠노라고 야심 찬 선언을 했었다. 그리고 그날로 연습장을 사서 엉터리 판타지 소설을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그게 내 글쓰기의 시작이었다. 비록 조앤 롤링이 되기 위한 여정은 험난했고 어느새 무수히 잊혀진 꿈들 중 하나가 되고 말았지만, 그 이후에도 나는 수많은 생각을 연습장에 빼곡히 적어 넣었다.그런 나에게 글을 대체 왜 쓰는 거냐고 묻던 사람들이 참 많았다. 어설프고 유치한 글을 비웃던 친구들도 있었다. 그럼에도 썼다. 그래야 행복했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동안 글쓰기는 나의 ‘취미’였다. 하지만 점점 더 시간이 흐르면서 깨닫게 된 사실이 있다. 글쓰기는 ‘그냥 취미’ 이상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 지면을 빌려 여러분에게도 전하고 싶다. 삶을 바꾸는 글쓰기를 함께 하자고.우리는 영화를 보며 그 속의 주인공들에게 몰입한다. 늘 새로운 일들이 가득한 그들의 삶을 보며 대리만족한다. 그러나 진짜 현실에서는, 우리는 종종 삶의 변두리에 머무를 뿐이다. 세상은 나 하나쯤 없어도 잘 돌아갈 거라는 생각, 나는 이 세계의 주변인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우리를 짓누른다

독자논단 | . | 2014-05-21 14:40

‘국가와 인류가 직면한 도전 과제들에 대해 혁신적인 해법을 만들어내는 위대한 대학.’이러한 문구를 어디선가 본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우리 대학의 건학 이념이자 사명이다. 이 숭고한 우리 학교의 이상에 대해 들었을 때 무언가 벅차 오르거나 감동을 느끼는 학생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매년 무수한 경쟁을 통해 그 잠재력과 도전 정신을 갖추었다고 판단되는 약 320명의 학생들이 우리 학교에 입학한다. 그들은 입시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지성의 요람인 대학교에서 자신의 꿈을 향해 도야한다. 입시라는 단기적인 목표를 떠난 그들의 눈빛은 설렘과 열정으로 반짝이며 이상의 은빛 날개를 펼치기 위해 가다듬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높은 학년으로 진급할수록 꽤나 많은 학생들의 날개는 회색 빛으로 변하고 펼치기는커녕 감추려 드는 듯 하다. 품었던 야망은 어설펐던 패기로 치부하고 결국 현실에 안주해버리는 나약함에 빠져 높은 연봉, 안정적이고 편한 직장, 평범한 삶을 위해 포스텍에서 공부를 하게 된다. 입학사정관제도로 엄선된 소수 정예의 학생들의 꿈이 고작 그 수준에 머물러서야 되는 일인가? 국가와 인류에 봉사하고 도전 과제들을 해결하자는 결의는 어디로 사라지는 것인가?우리 학교 학생들

독자논단 | 금병락 / 생명 11 | 2014-04-09 14:36

어느덧 2013년도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거리엔 온통 낙엽들로 가득하고, 얼굴에 닿는 바람도 시려진다. 2013년이 두 달 남았다는 것은 필자에게 또 다른 의미가 있다. 포스텍 학부생도 두 달이 남았다는 것이다. 졸업을 남겨두고 틈틈이 나의 대학생활을 정리하고 있다. 그러던 중 ‘나의 대학생활에 후회는 없는가?’, ‘난 대학생활을 통해 무엇을 배웠을까?’, ‘대학 입학 전과 후 나는 무엇이 달라졌을까?’ 등의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마 졸업을 앞둔 학생이라면 이런 생각을 하면서 대학생활을 회상하게 될 것이다. 저 질문들에 대답해가면서 깨달은 한 가지 중요한 점을 후배들에게 알려주고자 한다.포스텍에서 살아남는 것, 좋은 학점을 유지하는 것.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과제도 해야 하고, 보고서도 써야 하고, 시험도 쳐야 하고, 동아리도 해야 하고, 친구들이랑 놀러 가기도 해야 하고, 연애도 해야 하고, 게임도 해야 하고, 정말이지 몸이 1개인 게 아쉬울 정도로 힘들다. 새벽에 자는 것은 보통이고, 야식 먹으면서 밤도 새는 일도 허다하다. 시험 기간이 되면 누구랄 것도 없이 도서관을 들락날락하며 초췌해진 모습을 보이게 된다. SNS에는 자신의 시험 일정, 과

독자논단 | 김창회 / 전자 10 | 2013-11-20 14:52

가을은 어김없이 단풍으로 체면치레를 한다. 여름과 겨울 사이에 끼어서 사라진 게 아니냐 걱정했던 가을이지만 오긴 왔다. 몇 주 덥다가 비가 올 때마다 기온이 뚝뚝 떨어지는 정신 없는 10월이 끝나니, 단풍을 신경 쓸 여유도 생기는 것 같다. 학생회관에는 올해도 과학기술 문화콘텐츠 공모전 수상작들이 전시되었다.시험도 끝나고 마음의 여유가 생긴 학생들이라면, 수상작들을 둘러보며 걸음을 조금만 늦추면 어떨까? 다른 당선작도 우리대학의 문화를 느끼는데 부족한 게 없지만, 유난히 SF(과학소설) 작품이 많다는 데 주목해주면 더 좋을 것 같다. 4명의 학우가 며칠씩 공들여 쓴 글들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작품들이 과학소설이기 때문이다.올해 큰 인기를 끈 영화로 가 있다. 인류가 멸망하고 살아남은 생존자들이 긴 기차 안에서 계급을 이루고 대립하는 세계를 그렸다. 흥행도 성공했지만 성공한 SF 영화라는 점도 독보적이다. 비록 원작은 프랑스 작가지만 한국에서 SF 영화는 손에 꼽기도 드물었기 때문이다.흔히 공상과학이라고 잘못 번역되는 과학소설은 영미권에서 건너왔다. 과학소설의 첫 거장으로 꼽히는 작가는 로 유명한 프랑스의 쥘 베른이지만, 대중적

독자논단 | 길한석 / 화공 10 | 2013-11-06 14:05

필자는 2012년 9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총 8개월 동안 아산서원에서 수학하였다. 아산서원은 국내 저명의 think tank인 아산정책연구원 산하에 있는 인문학 교육기관이다. 2012년에 개원하였으며, 인문학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의 리더를 교육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교육은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인문학 교육과 미국 워싱턴 D.C.에서 이루어지는 해외인턴을 합하여 총 10개월간 진행된다.필자는 향후 박사 진학까지 생각하고 있는 공학도이다. 대학에서 공부하는 동안, 인문학 과목을 몇 접하긴 하였지만 아무래도 주요 교과목이 아니었고 또한 학교 분위기상 인문학에 심취하여 학교생활을 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아산서원에서 인문학을 공부하면서, 과학도에게 역시 인문학이 굉장히 커다란 의미를 가짐을 새삼 실감하였다. 과학자의 발명품이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공학에서는 경제성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실용적인 측면을 차치하더라도, 인문학은 여전히 과학도에게 중요하다.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 역시 사회를 구성하는 한 사람이기 때문이다.가령 아산서원에서 공부하면서 한국 사회에서 서로 대립하는 역사관에 대해 고민해 볼 기회가

독자논단 | 이재하 / 화학 09 | 2013-10-16 11:30

필자는 지난 1학기에 홍콩과학기술대(HKUST)에 단기유학을 다녀왔다. 홍콩과기대는 1991년 포스텍과 카이스트를 벤치마킹하여 설립됐고, 세월이 흘러 반대로 우리나라에서 국제화를 벤치마킹하는 학교로 잘 알려져있다. 줄곧 들어는 왔지만 진정 어떤 모습을 지향하는 것인지 잘 와닿지 않는 것이 바로 국제화이다. 그래서인지 그 필요성을 쉽게 공감하기 힘든 면이 있다. 하지만 홍콩과기대에서의 생활은 국제화란 어떤 모습인지를 보여주기 충분했다. 첫째로 학생과 교수 모두 외국인 비율이 매우 높다. 이는 외국인이 많은 홍콩의 특성에도 기인하지만, 홍콩과기대의 제도들도 크게 기여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단기유학 기간 동안 학교 측에서 사소한 것부터 챙겨주는 세심한 배려와 제도에 외국인으로서 불편한 것 없이 생활할 수 있었다.둘째로 교내 모든 활동이 영어로 이루어진다. 영국 식민지의 역사 때문에 원래 영어가 통용되는 곳 아니냐고 흔히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에 반환된지 15년이 된 지금의 홍콩은 중국의 모습을 많이 닮아있었다. 실제로 홍콩에서 영어가 안 통하는 곳이 더 많다. 그렇기에 교내 활동이 영어로 이루어지는 데는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고 생각한다. 일상생활에서는

독자논단 | 박지용 / 산경 08 | 2013-09-04 14:43

자본주의 사회는 비정하다. 현 사회는 모든 행위에 ‘돈’을 필요로 한다. 현대 사회에서 돈이 없다면 그것은 죽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19년간 미성년이라는 명목 하에 부모님의 애정과 돈을 받으며 살아왔다. 그리고 우리는 성인이 되었다. 성인이 해야 하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독립은 필수적인 요소 중의 하나다. 이에 따라 사회가 아닌 대학을 선택한 대학생들도 아르바이트(이하 알바)를 하여 스스로의 생활비와 등록금을 마련한다. 대다수는 여분의 돈을 마련하거나, 부모의 손을 더 이상 빌리고 싶지 않아서이다. 이것이 보통의 선택이다. 반면에 우리대학 학생들 대다수는 알바를 하지 않는다. 만약 그렇더라도 보통 과외 등의 손쉬우며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알바를 선택한다. 그러면서 육체적인 노동이 필요한 알바를 하는 사람을 깔보는 경우가 다수이다. 자신은 짧은 시간에 쉽게 많은 돈을 버는데 반해 그들은 오랜 시간을 들여 적은 돈을 힘들게 번다는 게 그 이유이다.필자가 알바를 시작한 것은 단순한 이유이다. 생활비를 스스로 벌고 싶다는 것이었다. 필자는 고등학교 때 교육 봉사활동을 2년간 해봤기에, 타인을 가르치면서 돈을 받는 행위 자체가 굉장히 꺼려져 과외를 기피한다.

독자논단 | 박형민 / 컴공 11 | 2013-05-01 23:10

지난 3월 4일 본교 대강당에서는 우리 학교의 새내기들을 맞이하는 입학식이 거행됐다. 320여 명의 새내기들은 각자의 부푼 기대를 안고서 드디어 대학생이 되었다. 그들의 미래를 축복하고 환영함이 당연하지만, 필자는 그들에 대한 걱정부터 앞선다. 혹시라도 대학입학이 인생의 전부라고, 이제는 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포스텍에 입학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당신은 이제 세계 석학들과 경쟁하게 될 포스테키안이 되었다.지금까지 여러분이 겪었던 고등학교까지의 획일화된 교육과정에서는 모두가 공유하는 공공의 지식만이 있을 뿐, 나만의 고유한 지식은 찾을 수가 없다. 반면에 대학교의 교육과정에서는 이수과목의 일부를 일정 기준 하에서 각자의 재량에 따라 결정할 수 있고, 심지어는 대학원 과정까지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말 그대로 나만의 고유한 교육과정을 설계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전문성의 기반이 되며, 그래서 대학교는 각자의 전문성을 결정하는 가장 기초적인 단계가 되는 것이다. 고로 대학교에서는 지금까지 수동적이었던 태도에서 벗어나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태도를 가지고서 전문성을 설계하고 학습에 대한 의지를 가질 필요가 있다. ‘나’를 대신할 사람이 수도 없이

독자논단 | 류세희 / 물리 09 | 2013-03-20 22:52

친구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가끔 의견이 부딪히는 경우가 있다. 대화가 끝날 때도 있지만, 약간 더 이야기를 하다보면 보통 “아 그런 말이었냐?” 정도로 결론이 나고 대화가 끝난다. 낯선 사람을 만나고 회의를 해왔더니 이러한 부분에서 왜 대화가 잘 안되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보려고 생각을 계속 해봤다. 대화는 분명히 사람들끼리 서로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인데, 이곳에서 문제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언제나 언어라는 매개체가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 언어의 특징이 대화를 결정짓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럼 어떤 것이 영향을 미칠까? 일단 말하는 사람은 의도를 말로 잘 풀어서 설명해야 할 것이고, 듣는 사람의 말을 잘 듣고 이해해야할 것이다. 여기서 결국 의도를 말로 옮기는 과정에서 언어를 빌리는데, 경험이 같은 사람은 없으므로 개인별로 가지고 있는 언어가 서로 다를 것이다. 이렇게 사람들은 개개인의 사투리를 가지고 다른 사람과 대화한다. 지금까지 맥락에서 소통은 바로 개개인의 사투리가 가진 한계에도 성공적인 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을 의미할 것이다.그래서 나름대로 낸 결론이 소통은 말을 하게 된 전제를 찾기이다. 예를 들면, 이 글에서 ‘사투리’라

독자논단 | 유택근 / 전자 10 | 2012-12-05 16:55

요즘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심지어 TV 예능을 보다가도 ‘대선’이라는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된다. 그렇다. ‘대한민국 18대 대통령선거’가 불과 삼십여 일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아직 공식적인 선거운동 기간이 아니라 길거리에서 저마다 다른 색의 옷을 입고 노래에 맞춰 율동을 하는 선거운동은 볼 수 없지만, 그들의 공약이나 비전 등을 쉽게 마주할 수 있을 만큼 선거가 가까워졌다.어렸을 적을 추억하면 선거는 축제와도 같았다. 길을 가다 보면 담벼락 곳곳에 ‘훼손하지 마시오’라는 경고문과 함께 사진과 이력이 적힌 포스터가 붙어 있었고, 자동차 경적소리만 들리던 도로는 신나는 노래와 춤을 볼 수 있는 콘서트장으로 변했다. 어른들이 모인 곳에 가면 ‘이번엔 누가 돼야 한다’는 주제로 너도나도 열띤 토론을 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당시 필자는 아버지의 견해에 따라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들 정도로 구분했던 것 같다. 시끌벅적한 선거의 마지막인 투표 날은 온 가족 모두가 모여 여유롭게 아침을 먹는 소소한 행복이 있어서인지 항상 맑고 따스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만 20세가 지난 성인이 되어 느끼는 선거는 과거와 비교해 한없이 차갑다. 정권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는

독자논단 | 이두열 / 신소재 11 | 2012-11-21 20:52

불의 발견, 철의 개발, 증기기관 발명, 컴퓨터의 발명 등은 인류사회에 혁신적인 변화들을 불러왔다. 그 중에 두드러진 것은 권력 구조의 변모라 할 수 있다.불을 발견한 인류는 농경 생활을 시작함으로 식량 확보에 있어 짐승이나 불을 사용하지 못한 부족보다 우위를 점하게 되었고 결과 ‘족장’이라 불리는 지배 체제가 만들어졌다. 철의 개발은 강한 무기를 가진 나라가 다른 나라를 정복하는 질서를 만들었다. 나머지 증기기관, 컴퓨터의 발명 모두 산업구조의 변화와 함께 선진국과 후진국 이 두 가지를 갈랐다.이처럼 인류가 변동기를 겪을 때마다 그 뒤에는 기술의 개발, 즉 과학의 발전이 뒤따랐다. 여기서 변동기라 함은 체제와 질서의 변화다. 세계의 60억 인구의 90% 이상은 사람들끼리 규정한 체제 안에서 질서를 지키며 살고 있다. 하지만 단 한 가지, 규정된 체제 위에 설 수 있는 사람이 과학자라면 재밌는 사실이지 않을까?우리나라의 경우 1세기 전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상공업은 천시되던 직종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어떠한가. 기업들이 나라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과 100년 만에 권력 체제가 바뀌었다. 우리나라의 질서체계를 말할 때 흔히 정부-기업-소비자로

독자논단 | 강명훈 / 전자 09 | 2012-09-26 1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