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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타인과 매 순간 마주하며 살아간 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까운 타인에 대해선 전부 알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수 년, 수십 년 동안 친분을 유지한 사람에게 도 낯선 면모가 존재한다. ‘가장 가까운 타 인’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 자신도 마찬가 지다. 이 작품은 내면이 성장함에 따라 다 른 이가 보여주지 않던, 내가 보지 못했던 모습을 발견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주인공 소유는 일본인 교환학생 쇼코와 인연을 맺는다. 대학을 졸업한 뒤 영화감독 을 희망하던 소유는 실패를 겪고 가까운 사람들과 거리를 두며 고립된다. 서른에 이 르기까지 그러한 생활을 지속하다 할아버 지를 간병하는 두 달가량의 시간 동안, 소 유는 그동안 보지 못한 할아버지의 모습을 마주한다. 할아버지의 임종을 맞이한 후, 소유는 다시 만난 쇼코와 지난날 소유의 할아버지가 주고받은 편지로 늘 무뚝뚝하 던 할아버지의 속마음을 접한다. 한편 쇼코 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주는 지나친 사랑을 견디지 못해 고향을 떠나고 싶어 한다. 하 지만 그녀는 도쿄의 대학에 합격하고도 고 향을 떠나지 못한다. 책의 중반부에 들어 쇼코의 나약하고 불안정한 모습은 그녀가 오히려 그런 할아버지에게 의존하고 있었 다

포스테키안의픽 | 이이수 기자 | 2024-06-12 16:16

‘나의 사춘기에게’. 이것은 이미 지나간 나의 사춘기에 대한 다소 새삼스럽고 때늦 은 호명이 아니라, 내가 대학에서 처음 강 의하게 됐을 때 한 학생이 자신의 ‘인생 노 래’라며 추천해 준 곡의 제목이다.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곧 보컬 안지영의 매력적인 보이스 톤과 어우러지며 ‘볼빨간사춘기(BOL4)’ 특유의 감성을 만들 어낸다. 그러면서 다들 아름다운 시절이라 고 입 모아 말하는 청년기의 시작이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그럼에 도 언젠가는 그 아픔을 딛고 밝게 빛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바람을 담담하게 이야 기한다. 가사에 담긴 진솔함 때문일까. 이 곡은 발표된 지 7년여가 지난 지금도 마치 자기의 이야기 같다는 이유로 대중에게 꾸 준히 사랑받고 있는 듯하다. 내게 이 노래 를 처음 알려준 학생도 자신이 대학에 와서 도 뚜렷한 목표가 생기지 않아 상상했던 것 만큼 멋진 대학 생활을 보내지 못하고 있으 며, 아직 사춘기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 같 다며 이 곡을 떠올린 것이었다. 그런데 우리의 청년기는 실로 반짝이고 아름다운 순간들로만 가득 찰 수 있는 것일 까? 혹은 그래야만 온당한 것일까? 나와 함 께 글쓰기 과목을 들

노벨동산 | 김지윤 / 인문사회학부 대우조교수 | 2024-06-12 16:15

2022년 우리대학에 입학하고, 이전에는 상 상조차 하지 못했던 범위의 수많은 선택지 가 내 눈앞에 펼쳐졌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대학 입시 자체가 나의 목표였다면, 이제는 △학과 △진로 분야 △직업을 모두 내 손으 로 결정해야 했다. 물론 내가 직접 나의 삶 을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았지만, 모든 것을 다 경험해 보고 선택할 수는 없기에 △어떤 기준으로 △어느 시점에 △무엇을 골라야 할지 쉽사리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다 양한 교수님들과 상담할 기회가 있을 때마 다 항상 같은 질문을 했다. “어떻게 지금의 연구 분야를 정하게 되셨 나요?”라는 질문이었는데, 삶을 걸고 평생을 도전할 분야가 그냥 정해졌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특히 교수님들과 같은 한 분야의 대가는 더더욱 어떤 터닝 포인트 로부터 지구의 식량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결심을 하셨다거나, 암에 걸린 아이들을 도 와야겠다는 사명 의식을 얻으셨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놀랍게도 ‘우연히’ 였다. 우연히 학회에서 들은 발표가 흥미로 워서, 이 분야를 하는 연구실인 줄 모르고 들어갔는데 사실 다른 분야를 하고 있어서 등 거창한 이유와는 거리가 먼 대답이었다. ‘우연히

지곡골목소리 | 사수현 / 화공 22 | 2024-06-12 16:13

얼마 전, 해당 기사를 통해 제1기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금에 우리대학 대학원생이 16 명이나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25대 1이 라는 매우 높은 경쟁률 속에서 우리대학 학 생들이 16명이나 선발된 것은 매우 자랑스러 운 소식이었다. 이런 긍정적인 소식을 통해 우리대학 구성원으로서의 자긍심을 느낄 수 있었다. 본론에 앞서 장학금 혜택을 받게 된 16명의 선배님께 축하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대학원 대통령과학장학금 도입의 목적은 이공계 학생들이 금전적인 걱정 없이 학업과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현재 대학원생들의 환경을 살펴보면 한국 대학원생의 인건비는 박사 기 준으로 약 300만 원 정도이며, 참여율을 곱한 실제 급여는 그보다 적다. 이마저도 등록금 을 지불하는 데 사용되므로, 금전적 부담 없 이 생활하기에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 리대학이 개교 초기 모델로 삼았던 캘리포니 아공과대학의 인건비를 보면 등록금 지원과 더불어 연간 약 45,000달러, 한화 약 6,000만 원의 생활비가 주어진다. 물가 차이를 고려 해도 큰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주변 학우들이 대학원 진학을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도 낮은 소득 수

독자논단 | 김우진 / 기계 21 | 2024-06-12 16:12

카페에 앉아 넓은 통유리 창문 너머로 보이는 푸르고 광활한 하늘과 따스한 햇살 아래 반짝거리면서 살랑이고 있는 언덕 위의 나무들을 보고 있자니 갑작스레 울적해졌다. 이 감정을 조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조용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시끌벅적한 카페에서 느껴지는 평화로움에 대한 죄책감이었다. 최근에 읽은 이언 매큐언의 ‘속죄’에서 묘사된 전쟁의 참혹함을 보았기 때문일까.지구 반대쪽에선 두 개의 큰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그곳 사람들에겐 저 푸른 하늘이 미사일이 떨어지는 천장으로 보일 거다.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하기 위해 길거리에 나가면 시끌벅적한 일상적인 장면보다는 사람들은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총알들을 두려워하며 뛰어다닐 거고, 모든 건물의 문은 닫혀 있을 것이며, 약탈과 쟁취가 넘쳐나는 원시적인 공간일 거다. 전쟁터에서 군인들은 오랫동안 제대로 씻지도, 자지도 못한 채 걸으면서 잠을 보충하고, 맨정신으로는 볼 수 없는 끔찍하고 잔인한 광경들 속에서 오로지 생존만을 목표로 버티고 있으리라. 간호사, 의사들은 쉬지 않고 들어오는 환자들과 그 환자들이 누워있던 침대가 빠르게 갈아치워지는 모습을 보며 처음에는 우울감과 공포감에 휩싸였다가 나중에 무감각해지지 않을

78오름돌 | 조원준 기자 | 2024-06-12 16:11

최근 입시의 최대 이슈는 단연코 의대 정원 확대일 것이다. 지금 고등학교 3학년인 수험생부터 재수생, 다니던 직장을 쉬고 의대에 도전하는 사람까지 생겨 지난달 5월 치러진 모의고사 응시인원은 지난해 5월보다 15,000명가량 증가했다. 27년 만에 1,509명의 의대 정원이 증가한 지금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대(大)의대시대‘를 맞이하게 됐다. 나는 의대 관련 소식을 들을 때마다 과연 의대를 지망하는 사람 중에 정말 환자들을 살리고 의학을 연구하는 일에 열정을 보이는 사람은 얼마나 될지 의문이 든다. 물론 환자를 위하는 마음으로 의사를 지망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다만 요즘에는 사회적 지위나 안정적이고 높은 수입이 의사라는 직업을 대변하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자신만의 가치관을 가지고 소신 있게 산다는 것은 점점 어려워져만 가는 것 같다.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는다는 것은 대단한 축복이다. 나 역시도 고등학교를 입학하며 우연히 접한 천문학에 한동안 빠져 있다가 지금은 반도체라는 관심사를 가지고 있다. 나 역시도 나의 길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대학 입시 결과나 다른 사람의 말이 자신에게 맞는 대학이나 진로를 정해주지는 않는다는

78내림돌 | 유영주 기자 | 2024-06-12 16:10

우리는 모두 다 살아가면서 한 번쯤은 주변에서 떼를 쓰는 아이들을 본 경험이 있다. 우리 자신들도 그렇게 떼를 쓰면서 자랐지만, 성인이 된 후에 기억을 못 하는 것이다. 물론 떼쓰는 것도 필요하고, 떼쓰는 아이로서는 무엇인가 불편하고 필요한 것이 있으니 들어 달라고 울거나 관심을 받을 수 있게 고집을 피우는 것이다. 누구나 어렸을 때 떼쓰는 아이들을 보고 자랐고, 형제자매들이 고집을 부려서 자신들이 원하던 것을 얻어갈 때 주변에서 바라보며 느낀 경험은 다양할 것이다. 이미 성년이 된 후에도 사회나 직장에서 동료나 선후배들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부탁하거나 고집을 부리는 것을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한, 나도 한번 나의 욕심을 위해서 떼를 써볼까 하는 생각을 한 번씩은 가져봤을 것이다. “다른 아이들은 다른 친구들은 원하는 것을 위해서 떼쓰고 고집도 피우는데, 가만히 있는 나는 잘못된 것일까, 아니면 너무 순진한 것일까?”라는 생각도 가져봤을 것이다. 이렇게 자신들의 이익이나 목적만을 위해서 큰 목소리를 내거나 떼쓰는 사회 분위기가 당연한 것처럼 경험한 우리는 자신의 분야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는 자신의 모습을 한 번쯤은 뒤돌아보기도 한다. 과학고를 졸업

사설 | times | 2024-06-12 16:09

만화/만평 | times | 2024-06-12 16:05

우리는 일평생 얼마나 많은 마음을 상상 하고 읽어내게 될까. 가까운 대인관계부터 복잡한 사회생활까지 나를 둘러싼 인생의 미션을 완수하는 데는 이해와 공감이 필요하다. 두 가지를 모두 이루려면 자신과 타인의 ‘마음 읽기’가 원활해야 한다. 그러나 마음은 불투명하고 시시각각 바뀌는 성질을 가져서, 뚜렷한 속을 콕 집어내기가 어렵다. 책 ‘나주에 대하여’는 뾰족한 구석과 예민한 영역, 불안정한 순간으로부터 나오는 못생긴 마음들을 솔직하게 쓴 단편집이다. △질투 △부러움 △열등감 △합리화 △비굴함처럼 누구나 가져봤던 못생긴 마음, 앞으로 가지게 될지도 모를 단편적인 마음이 담겼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부끄럽고 못생긴 내 마음을 읽어내 시원하게 하는 힘이 있다. 단편 ‘꿈과 요리’에는 대학 시절 멀리, 또 가까이서 서로를 바라보던 수언과 솔지가 등장한다. 영화를 좋아한다는 점을 매개로 미묘한 신경전을 잇던 두 친구는 ‘쟤가 보기에 나는 어떨까?’라는 생각에 얽매여 있었다. 서로에 대한 부러움은 너를 무시하고 싶다는 심술과 맞닿아 있어서, 수언과 솔지는 각기 다른 이유로 진짜 마음을 숨긴다. 누구보다도 능동적으로 영화를 사랑했던 솔지는 졸업 후 은행원이 되며 꿈보다 현

포스테키안의픽 | 손유민 기자 | 2024-05-22 16:01

우리대학이 개교 이래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고 있는 만큼 다른 학과에도 비슷한 형태의 강좌가 있겠지만, 작년에 첫 입학생으로 출범한 반도체공학과의 학부 커리큘럼에는 신입생들을 위한 ‘새내기연구참여’라는 것이 있다. 학부 졸업 후 32년 만에 돌아온 모교에서 앞길이 창창한 후배들에게 연구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 주면 좋을까 고민이 많았다. 이공계 분야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해야 최대한 흥미를 유발 할지 고민이 많던 찰나, 연구참여를 하는 한 학생의 소개로 이렇게 지면을 빌려 말할 수 있게 된 것은 큰 영광이다. 이 기회로 평소 연구에 대한 나의 지론과, 내가 지금껏 관심을 가져왔던 칼코제나이드 반도체 (Chalcogenide Semiconductor)에 대한 소개를 중심으로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연구란 무엇일까? 요즘 유행하는 ChatGPT에는 아직 물어보지 않았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익숙한 사전들을 통해 먼저 찾아보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어떤 일이나 사물에 대해서 깊이 있게 조사하고 생각하여 진리를 따져 보는 것’으로 말하고 있다. 한자로는 연마할 연(硏)과 끝을 다할 구(究)로 그 뜻을 함축하고 있다. 영문

노벨동산 | 강대환 / 반도체 기금교수 | 2024-05-22 15:59

당신은 ‘일상’이란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 는가? 일상의 사전적 정의는 ‘날마다 반복되 는 생활’이다. 사실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하루를 똑같은 일과로 보낼 수는 없다. 날마 다 듣는 수업이 다르고, 어떤 날은 동아리 모임이 있다. 사람마다 일상의 주기는 다르 겠지만, 이를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일상은 ‘새롭지 않고 익숙한 나날’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익숙한 수업들을 정해진 시간표에 맞춰 규칙적으로 듣고, 주기적으로 동아리 모임에 나가며, 때로는 열정적으로 도전에 나서기도 하는 일상을 만끽하고 있다. 대학생이 된 지 벌써 2년이 지나고 어느 새 3학년이 된 지금, 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가장 크게 체감한 것은 일상을 유지하는 것 에도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 문장이 굉장히 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서 정의한 바에 따르면, 일상이란 익숙해야 한다. 하지만 익숙한 날 을 보내는 데 에너지가 들어간다면 이를 익 숙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일련의 사고 가 특별한 논거 없이 그저 감각적으로 떠올 랐기 때문에, 차분히 이런 생각이 든 이유에 대해 정리해 봤다. 먼저, 일상의 변화는 특별한 계기로 인해 급격히 일어날 때도 있지만, 서

지곡골목소리 | 김용담 / 생명 22 | 2024-05-22 15:52

우리대학이 의사결정 하는 데 있어 모두의 의견이 반영되는 게 가장 정의롭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학생은 그 의사결정이 진행되는지조차 몰랐거나, 알더라도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인 경우도 있다. 이들의 의사도 수렴하기 위해 총학생회는 끊임 없이 학생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며, 대학과 긴밀하게 협의 및 견제하며 학생의 권익 실현을 위해 일할 의무가 있다. 그래서 이번 ‘총장님께 대신 건의드립니다’는 총 학생회의 목적에 매우 걸맞은 기획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말하기 어려웠던 학생들의 거친 비판까지 학교에 서슴없이 전할 수 있었으며, 학교 측의 즉각적인 답변을 얻기까지 했다. 비록 학교로서는 학생들의 비판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지라도 앞으로 정의로운 의사결정을 위한 훌륭한 양분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먼저 학생들의 의견이 지속해서 학교의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이 기획뿐만 아니라, 학생 및 학교 사이에 건전한 의견 교환을 이룰 수 있는 채널의 확대가 필요하다. 결국 학교 측의 결정이 학생의 이야기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다는 불만은 대화의 부족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학생과

독자리뷰 | 박승아 / 생명 21 | 2024-05-22 15:51

나는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잘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자기소개 중 몇 번은 그것을 장점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너무 자신 있었던 나머지 나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게 불안하기도 했다. 흔히 아프니까 청춘이라던데, 너무 안 아파서 빨리 늙어버리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 생각이 얼마 전에 깨졌다.시험 기간에는 모두가 ‘시험만 끝나면 무엇을 해야지’라는 계획을 세우지 않는가. 내 이번 계획은 △야식 먹고 밤새워서 드라마 보기 △멀리 걸어가서 가보고 싶었던 식당 가기 △오는 길에 커피와 디저트 사 먹기 △도서관에서 영화 DVD를 빌려와 보기였다. 전부 내가 좋아한다고 확신하는 것들이다. 그래서 시험이 끝난 날 밤, 배고프지도 않은데 컵라면을 꾸역꾸역 먹고 졸린데도 커피를 마시며 드라마를 봤다. 심지어 새벽 4시까지 본 드라마는 그다지 재미있지도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서는 컨디션이 좋지 않은 것을 느꼈지만, 계획을 깨기 싫어 밖으로 나갔다. 식당은 생각보다 더 멀었고, 몸이 무거워 더욱더 멀게 느껴졌다. 기껏 도착해서는 속이 안 좋아서 시킨 음식의 반도 못 먹었다. 비싸게 주고 산 쿠키는 달기만 하고 별로였다. 카페에서는 라테를 디카페인

78내림돌 | 김수진 기자 | 2024-05-22 15:49

모범생은 학생의 통상적 정의 범위 내에서 수행하는 행동이 타인의 모범이 되는 학생을 의미한다.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대한민국에서 학업적 역량과 성과가 뛰어난 학생이 모범생이라는데 이견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모범적인 부모의 정의는 무엇인가? 모범적인 인공지능 엔지니어의 정의는 무엇인가? 모범적인 인생·사회·국가의 정의는 무엇인가? 선뜻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들로, 모두 개별적인 담론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모범생의 정의에 대한 답변은 왜 상대적으로 쉬워야 하는가? 쉽지 않은 질문을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본 글은 대한민국의 교육 체계나 사교육의 폐해에 대해 논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우리 사회 모범생들의 학창 시절 이후에 대해 잠시 논하고자 한다. 모범생들의 양성은 장차 모범적인 사회인들의 출현을 야기하고, 나아가 모범적인 사회·국가 구성의 기본 전제가 된다는 논리는 교육의 중요성을 받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많은 폐해와 부작용의 출현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이 국가 발전의 주요 기인 요소였다는 것도 부인하기 어렵다. 국가 차원의 교육 체계 수립 입장에서 매우 설득력이 높은 엘리트 양성 접근법이다. 정량적이고 분명한 모범생의

사설 | times | 2024-05-22 15:48

만화/만평 | times | 2024-05-22 15:43

나는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게임보이, 닌텐도 시대에서 자랐고, 지금까지 출시된 모든 콘솔 게임기를 경험해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게임의 세계는 해가 갈수록 놀랍게 발전해왔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게임은 과거도, 지금도 변함없이 체스다.체스에서는 가능한 수의 조합이 엄청나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각자 첫 3수만 둬도 총 900만 가지가 넘는 포지션이 나올 수가 있다. 4수를 둘 경우 무려 2,880억 가지의 상황이 가능해진다. 방금 내가 한 체스 게임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그렇게 진행된 경기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정말 놀라운 게임임을 알 수 있다. 뛰어난 수준의 재능이나 높은 위험 부담 없이 인류 최초로 뭔가를 이뤄낸다는 것은 정말 어렵다. 물론 바둑과 같은 다른 형태의 보드게임도 가능한 수순의 조합이 엄청나게 많지만, 체스 말의 모습과 분위기 때문에 나에겐 체스가 더 익숙하게 다가온다.체스에서 내가 가장 흥미롭다고 느낀 점은, 체스를 두며 겪는 수많은 상황이 내 인생 속 교훈이 돼준다는 것이다. 흔하디흔한 진부한 얘기라 생각할 수 있겠으나, 명백한 사실임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벨동산 | Joshua Prigge / 인문 대우강사 | 2024-04-22 17:40

태어나서 처음 들은 음악을 기억하고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겠지만 나 또한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엄마 말로는 내가 태어난 날, 할머니가 나에게 동요 ‘나비야’를 불러주셨다고 한다. 악기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밴드부에서 보컬을 담당하거나 그럴듯한 노래를 작곡한 적도 없지만, 어쩌면 나는 음악과 함께 태어나고 자라왔다고 생각한다. 행복할 때도 음악을 들었고, 괴로울 때도 음악을 들었다. 심지어 아무런 생각 없이 멍하게 있을 때도 음악을 듣곤 한다. 신이 나거나 새벽 감성에 사로잡히면 노래를 흥얼거리고, 친한 친구들을 만날 때는 항상 노래방에 간다. ‘Music is my life’라는 말이 너무나도 거창하거나 유치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실은 나도 그 말을 부정하진 못하겠다. 음악이 없었다면, 나는 지금 이 세상에 ‘온전한 나’로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때때로 눈물의 역치에 대해 생각하곤 한다. 사람마다 눈물의 역치가 다르고, 나는 그 역치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만큼 눈물이 한번 터지고 나면 우울함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상태다. 그리고 그 역치에 다다르기 전까지 눈물로써 우울감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해

78오름돌 | 오유진 기자 | 2024-04-22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