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연재 - 우리대학 동문 창업자 인터뷰
인터뷰 연재 - 우리대학 동문 창업자 인터뷰
  • 이민경 기자
  • 승인 2015.11.04 21: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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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으로 미래를 보다- 주)디바인랩 파명훈 대표

본인 소개 및 창업 동기
컴퓨터공학과 07학번이다. 우연한 기회에 학교선배들이 하는 회사의 초기 멤버로 참여를 하게 되었다. 소셜네트워크를 분석하는 쪽으로 금융 분야는 아니었고 결과도 좋지 않았다. 내가 하면 좀 더 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고, 어렸을 때부터 막연하게 창업을 하고 싶었다. 회사에서 일하며 내 능력을 남에게 파는 것보다 내 능력을 내가 하고 싶은 일에다 쓰고 싶어서 창업하게 됐다.

창업 준비과정
처음에 창업할 때(SNS회사) 교수님께서 “창업하려면 박사까지 하고 해라”, “잘 안 될 거다”라며 말리셨는데, 진짜로 잘 안되니까 오기가 생겼다. 한번 시작했으니까 어떻게든 해봐야겠다고 1년 정도의 준비과정을 거쳐 창업하게 됐다.
처음 회사는 기술 기반 회사였지만 대표이사는 엔지니어가 아니었다. 기술기반회사는 경영학과 사람들이 CEO를 하는 것보다 엔지니어가 CEO를 하는 게 맞겠다 생각했다. 이화여대 화폐경영론을 들었지만, 경영학 자체가 대기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에 창업 후 큰 도움을 받지 못하기도 했다. 내가 기술기반 회사를 만들면 잘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스타트업은 핵심 가치를 만들어내는 일이고 우리 같은 기술기반 회사는 엔지니어링이니까 우리 같은 엔지니어가 해야 할 일이다. 포스텍에서는 PLUS 활동을 하면서 컴퓨터 실력이 많이 늘었고 그 경험이 기술기반 회사 창업에 도움이 많이 됐다.
작년 2월에 후배 2명과 법인 설립을 했다. 초기 자본이 없었기에 남의 일을 해주고 힘들게 돈을 마련했고, 같은 해 7월쯤에 케이큐브벤처스라는 VC(Venture Capital)에서 투자를 받았다. 우리학교는 학생 수가 적다 보니 사회에서 만나기 힘들지만 만나면 끈끈함이 있어 처음 창업을 할 때 선배님들 도움을 많이 받았고 현재 회사 사무실이 있는 IFC 내에도 동문이 많이 있다. 올해 8월에는 MNA (Mergers and Acquisitions, 인수합병)로 Yellow 금융그룹에 인수됐다. 거래소 오픈한 지 1년 좀 더 됐는데 현재 한국 비트코인 거래량의 10%를 관리하고 있으며, 초창기와 비교해서 계속해서 늘어나는 중이다.

왜 비트코인인가
비트코인이 당시 한창 이슈가 됐었다. 시장 현황을 고려해서도 상황이 맞았고, 개발에는 자신이 있으며 금융에도 관심이 있어 공부한 적도 있었기에 자신감이 들어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핫’한데 우리나라는 활성화되지 않았기에 기회를 봤다. 업체가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거기보다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Coinone(코인원-디바인랩이 제작한 비트코인 거래소 )이 하는 일
비트코인 거래소란 기존의 화폐인 원화와 비트코인을 교환해 주는 곳인데 코인원은 비트코인 거래소를 기반으로 한다. 비트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게 하는 솔루션도 만들었고, 앞으로는 사용자가 비트코인을 잘 몰라도 비트코인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현해 수수료가 혁신적으로 절감되고 거래 시간은 줄어드는 효과를 얻는 송금 솔루션을 만들 계획이다.
우리나라에도 코빗, 엑스코인과 같은 거래소가 있는데 코인원의 기술 수준이 더 좋다. 후발주자이기 때문에 이것저것 시도하는 중이다. 최근 직구를 쉽게 할 수 있게 최초로 직구센터를 오픈했다.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면 원화로 비트코인을 사 보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사용자들에게는 어렵다. 사용자가 원화를 주면은 직구센터에서 비트코인 결제를 대신 해주는 서비스를 통해 비트코인 접근성을 높였다.
마케터 일도 하고 있다. 매일매일 뉴스레터를 보내 세계적으로 비트코인 시장의 현황을 알려준다. 최근 중국서 비트코인의 혁신성을 인정해서 비트코인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려고 한다는 기사를 보냈다. 코인원에 가입하면 자동으로 뉴스레터가 배송된다.
창업이란?
자기가 어려움을 겪으면 문제를 찾고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창업이다. 대부분 잘못하는 것 중 하나가 아이디어 하나에 꽂혀서 이 아이디어 하나가 혁신을 만들 수 있다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 그 아이디어를 누가 더 잘 만들어내느냐, 누가 실행에 더 잘 옮기느냐, 누가 끈기 있게 버티느냐가 더 큰 문제지 아이디어 하나를 생각해내는 것이 관건은 아니다.
제일 감명 깊게 읽은 글이 카카오 임지훈(전 케이큐브벤처스 대표이사) 대표의 “창업에 성공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은 열정이 아니고 끈기다”는 말이다. 아이디어가 있을 때 실행에 옮기고 잘 안될 것 같아도 끈기를 가지고 힘든 시간을 버티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이어야 끈기를 가질 수 있다.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자신이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일을 학부생활 중에 찾아서 졸업 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