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방사광가속기, 전기료 인상으로 운영 차질
포항 방사광가속기, 전기료 인상으로 운영 차질
  • 이이수, 정유현 기자
  • 승인 2023.12.0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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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0일부터 예정됐던 포항 방사광가속기 가동이 전기료 부족 문제로 중단됐다가 지난달 28일 재개됐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매년 연구지원을 위한 △빔타임(특정 소스의 입자 빔을 사용하기 위해 연구자에게 할당된 시간) 190일 △장치 성능 시험 50~70일 △정비·유지보수 100~110일의 일정으로 방사광가속기를 운영해 왔으나, 올해 전기요금 단가가 지속적으로 인상된 영향으로 빔타임이 예정됐던 190일보다 30일 적은 약 160일로 줄어든 것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는 교육용 전기요금이 적용되는데, 작년에 비해 전기요금이 20~25% 인상되며 지난 10월 올해 전기료로 배정됐던 예산인 100억 원을 모두 썼고, 원래의 일정대로 방사광 가속기를 운영하기 위해 30억 원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하게 됐다.

이에 포항가속기연구소는 가동 기간의 단축을 60일 정도로 예상했으나, 탄력적 운영 및 가용예산 집행의 효율화 등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와 우리대학의 자구노력을 통해 방사광가속기 중단 기간을 30일 정도로 단축했다. 특히 과기정통부는 내년 전기료 추가분 43억 원을 전액 배정하는 등 가속기 운영에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응하고 있다. 한편 빔타임 축소로 인해 예정된 실험을 수행하지 못한 연구자들에게는 해당 실험을 내년 상반기에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내년 예산 책정과 관련해 가속기연구소 홍보팀 황아빈 씨는 “포항가속기연구소는 1년간 약 100억 원의 예산이 전기료로 사용될 만큼 전기 사용량이 많은 시설이며, 예산 책정에 이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라며 의견을 밝혔다.

예산 부족으로 인한 가속기 운영 중단 사태에 대해,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추가적인 빔라인 건설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지는 않을지 우려가 늘어나고 있다. 대한민국 기초과학 역량 강화를 위해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빔라인 증설을 촉구하는 목소리는 예전부터 있었다. 이에 대해 포항가속기연구소 측은 경엑스선 FEL(Front End Loading) 라인(HX2)을 추가해 2개의 FEL 라인이 동시 운전하도록 장치를 구축하고, 광자 에너지 대역 1.5~10keV, 3mJ이상의 FEL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경엑스선 빔타임을 4배 정도 증가시켜, 리스크가 크고 실험 난이도가 높은 도전적인 연구를 시도할 수 있으며 뛰어난 연구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큰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인 만큼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힘들겠다는 우려가 있다.

기초과학부터 첨단과학 기술을 연구하는 대형 연구 시설에 충분한 지원이 없는 것은 국가 간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에 우리 사회의 빠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