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겸손
감사와 겸손
  • 이준민 / 신소재 조교수
  • 승인 2021.12.14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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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위기와 안정기의 순환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흡사하다고 생각한다. 언제나 그랬듯 안정기를 지나 한두 개의 작거나 큰 위기들이 인생에 찾아온다. 이를 극복하는 것이 마치 인생의 큰 숙제인 것처럼 온 힘을 다해 이 위기를 넘길 수 있길 희망한다. 평소에 잘 하지도 않는 기도를 하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믿음으로 결과가 좋든 나쁘든 많은 것을 내려놓은 상태에서 결국 이 위기를 넘길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이런 과정을 통해 비로소 작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우선, 위기를 넘길 수 있음으로부터 안정기에 들어설 수 있음에 대한 고마움 등 작고 사소한 것들로부터 시작해 주변의 것들과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함과 고마운 마음을 가지며, 비로소 ‘행복’하다고 느낀다. 이런 감사함은 내가 지금 존재하는 주변 상황들을 좀 더 아름답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주며, 평소보다 좀 더 너그럽고 겸손해질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존재는 상황에 대해 적응력이 너무 빨라서인지 이런 시기도 잠시뿐이다. 점차 초심을 잃고 감사함은 무뎌지며, 안정기에 익숙해지고 현실의 고마움을 당연하다고 여겨질 때쯤 또다시 다른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이처럼 인생은 위기와 안정기의 끊임없는 반복의 연속인 것 같다. 그렇다면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때 또 다른 위기가 찾아오지 않았는가?’하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그 시기에는 넘치는 감사함과 고마움으로 작은 위기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따라서 감사함을 크게 갖고 있을 때 찾아온 위기들은 별다른 내리막이라고 느낄 새도 없게 지나가는 것 같다. 이런 측면에서 감사함은 인생에 찾아오게 되는 다양한 위기들을 손쉽고 아무렇지 않게 극복하게 하는, 혹은 대수롭지 않게 넘기게 하는 평정심을 주는 대단한 무기임이 틀림없다. 하지만 인간이라는 존재는 언제든지 내면에 존재하는 욕심과 탐욕이 수면으로 드러날 수 있다. 이런 욕심과 탐욕은 우리가 기존에 가진 감사함을 무뎌지게 하고 우리의 행복을 계속 유지할 수 없게 하는 것 같다. 
우리대학에 부임한 지도 어느덧 석 달이 돼 간다. 부푼 꿈을 갖고 유학 나가던 때가 엊그제 같았지만, 유학 생활 동안, 기나긴 그리고 치열했던 생활에 심신이 지쳐가고 있었던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가족과 주변 친구 및 동료들에게서 오는 압박과 스트레스에 높았던 자신감과 자존감이 바닥에 떨어질 때가 다반사였다. 운이 좋게도 이 힘든 시기를 지나고 나니, 나의 가치를 믿고 알아봐 준 학교, 학과에 큰 감사함을 갖게 됐다. 멍하니 있을 때나, 잠시 과거 추억들이 떠오를 때마다 현재의 자리를 주신 것에 감사하게 되고 축복받음을 느낀다. 또한, 마음속의 감사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주변 교수님들, 학과와 학교 행정 선생님들, 그리고 학부생들, 대학원생들, 환경미화원님들, 그리고 경비 선생님들을 포함한 학교에 계신 모든 분께 감사함을 갖게 되는 것 같다.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크고 작은 배려와 도움에 대해 감사함을 갖고 이를 직·간접적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출퇴근할 때마다 지금 가진 이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다짐을 한다. 하지만 나도 사람인지라 언젠간 욕심과 탐욕에, 그리고 초심과 겸손이 무뎌져 가는 때가 올지도 모른다. 혹시 이런 시기가 오게 된다면 다시 한번 내 주위를 둘러보고 과거 힘들었던 시기를 회상하며 잘 극복해나가고자 노력할 것이다. 이런 과정의 반복과 선순환을 통해 앞으로 인생에 크고 작은 위기가 닥친다고 해도 지금 가진 이 감사함과 겸손함을 큰 무기 삼아 손쉽게 넘겨보도록 할 것이다. 앞으로는 지금까지 겪어왔던 위기와 안정기의 가파른 롤러코스터가 아닌 감사한 마음을 기반으로 순탄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 이 초심을 평생 잃어버리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항상 주변에 감사하며 앞으로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