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의학전문대학원 유치를 기대하며
포스텍 의학전문대학원 유치를 기대하며
  • times
  • 승인 2021.06.27 19: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우리대학이 의학전문대학원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기사가 나왔다. 연구중심대학인 KAIST, GIST와 함께 연구하는 의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의학전문대학원을 신설해야 한다는 취지다. 만약 이런 노력이 실현된다면 우리대학 개교 이래 손꼽히는 성과라고 볼 수 있겠다. 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돼 미래 의과학자를 꿈꾸는 우수한 인재들이 오게 된다면 의료 생명과학 연구와의 상승 효과를 불러올 뿐 아니라, 다른 대도시에 비해 열악한 포항의 의료 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매우 초기 단계이지만, 대학 차원에서의 부단한 노력과 KAIST, GIST와의 연계를 통해 정치권을 설득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이 현실화되길 기대한다. 
우리대학에서 의과대학을 유치하려는 노력은 지금으로부터 십수 년 이전에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실현되지 못했고, 그 이유는 아마도 지금보다 의과학자 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부족해서였을 것이다. 십 년 전과 비교했을 때 바이오 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벤처캐피탈의 바이오벤처 투자가 2010년 840억 원에서 2020년 1조 2,000억 원으로 약 14배가량 증가했고, 우리대학의 실험실 벤처 창업에서 시작한 ㈜제넥신은 현재는 시가 총액 2~3조 원 대의 중견 기업으로 성장했다. 많은 바이오벤처 기업들이 생겨나고, 기존의 바이오 제약 회사들은 그 몸집을 많이 불리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바이오 관련 연구자들의 산업 현장으로의 이동도 상당히 증가했다. 과거와 달리 많은 생명과학 박사급 연구자들이 바로 바이오 기업으로 취직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국내 기술력으로 개발돼 최종 사용 승인이 이루어진 블록버스터급 바이오 신약이 없다. 몇몇 제약회사에서 임상 3상까지 신약의 효능을 검증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모두 실패했다. 이런 바이오 산업의 발전과 한계 상황에서 점점 더 요구되는 요소는 질병을 실질적으로 잘 이해하는 의과학자들의 양성일 것이다. 기초 생물학자가 연구를 통해 질병의 원인과 해결 방안에 대해 제시할 수 있겠지만, 실제 환자들에게서 보이는 증상과 어떤 부분에 대한 해결이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이해의 한계가 존재한다. 따라서 환자의 증상과 질병의 분자 기전을 모두 잘 이해하는 의과학자의 양성이 다양한 질병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을 앞당길 수 있고, 이를 통해 바이오 산업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을 유치하는 일은 환영받을 일이지만, 현재 우리가 얼마나 성공적으로 훌륭한 의과학자들을 양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 KAIST의 경우 약 15년 전 이미 의과학대학원을 설립해, 많은 MD/PhD 교수들을 확보하고 훌륭한 연구 성과를 보이고 있다. GIST의 경우도 몇 년 전부터 동 대학원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런 기반이 아마도 의학전문대학원 설립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대학에는 아쉽게도 의과학대학원이 없는 것이 현실이고, 이에 대한 대안으로 훌륭한 MD/PhD 교수들을 영입해 의학전문대학원 설립 기반을 만들 필요가 있다. 아예 의과학대학원 설립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중요할 수 있다. 현재 대학에서는 이런 계획을 세우고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뚜렷한 목표 의식과 활발한 논의를 통해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안을 설정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길 희망한다. 
작년에 우리대학 내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가 건립돼 바이오 기업들이 상당수 입주했고, 조만간 ‘체인지업 그라운드’가 완공돼 많은 창업의 기회가 생길 것이다. 포항시는 의약 바이오 도시로 거듭날 것을 선포했고, 우리대학을 중심으로 여러 바이오 산업 관련 포럼들이 생겨나고 있다. 여기에 의학전문대학원이 유치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 바이오 산업과 학문을 이끌어갈 허브로서 우리대학의 위상이 더욱 올라갈 것이다.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장벽이 아직 많지만, 끊임없는 노력과 지혜로 우리대학에 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되길 간절히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