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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산강 - 차분하지만 강력한 대처 필요해
[391호] 2017년 12월 06일 (수) 황성진 기자 sjh1753@
포항시의 미흡한 초기 대처, 해양수산부 악재까지
포항시는 환경과학원으로부터 오염 결과를 전달받은 이후에도 ‘중금속 기준치 초과로 재첩 채취를 금지한다’는 현수막을 강변에 설치하는 정도로 그쳤고, 게시 이후에도 무면허 업자가 재첩 60kg을 유통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시는 일반인들이 낚시를 하지 못하도록 ‘계도한다’라고는 했지만, 기자가 우리대학 정문과 가까운 형산강 변을 둘러봤을 때 수은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문은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포항환경운동연합 정침귀 사무국장은 “포항시는 기준치 이상의 수은이 검출됐음에도 형산강 수상레저타운 준설을 강행하려고 한 바 있다. 시민의 안위를 생각하지 않는 안일한 자세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8월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50개국이 비준한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 협약’이 발효됐지만, 해양수산부가 합의 이행에 필요한 유기수은 관련 사업비 확보에 실패했다. 따라서 내년까지는 국내 하천의 유기수은 농도 분석이 이루어지지 못해, 형산강 수은 문제의 위험성 평가에도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포항시의 태도 변화, 형산강 문제 해결은 이제부터가 시작
형산강 및 구무천 일대에는 포항철강공단 등이 위치해 많은 수의 공장이 있지만, 포항시는 아직 특정 공장의 폐수와 수은 오염의 직접적 연관성은 발견해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시는 올해 안에 오염원을 가려내고 적극적인 정화작업을 통해 3년 내 형산강 중금속 오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는데, 형산강 및 구무천의 오염 퇴적물을 파낸다는 내용의 ‘오염 퇴적물 처리 및 생태하천복원 계획’은 600억 규모로, 현실성이 낮아 보인다. 하지만, 시가 최근 문제 해결에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수은으로 오염된 퇴적물을 정화하고자 지난달부터 구무천과 주변 지역에 활성탄을 시범으로 살포하는 것, 민관 협의회를 만들어 시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이어감으로써 구체적인 방안을 찾고 있다.

성급한 문제 해결 노력은 '화'가 될 수 있어
한편, 이번 문제의 해결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국제관에서 열렸던 ‘형산강 생태복원 수은 전문가 국제포럼’에 참여한 한국폐기물자원순환학회 국제위원장 장용철 교수는 “수은 오염을 우선으로 처리하기보다 오염물질의 발생 원인에 대한 규명이 선행돼야 한다”라며, “대표적인 수은 시료 분석을 통해 형산강 주위의 광범위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 수은 오염의 범위와 확산 정도, 거동 등에 대한 정보가 파악돼야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완전하고 정상적인 절차를 통한 문제 해결을 위해 원인 파악에 더 큰 힘을 실어야 함을 주장한 것이다.
실제로, 형산강 처리 문제는 종합적인 안목을 갖고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오염된 퇴적물 처리 방법의 장단점 분석 등 구체적인 측면들에 있어 관련 전문가의 회의를 통해 충분한 정보 교환과 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 너무 성급히 단기적인 해결 방안을 찾는다면 오염물질의 확산, 강의 생태계 악화, 지속적인 수은 오염원 제거의 대책 부재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수많은 힌트가 주어진 게임, 그렇지만 총력전 펼쳐야 할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포항시의 늑장 대응에 분통이 터진다. 미나마타 시의 사례가 없었다면 미나마타병은 지금 포항병으로 불리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이는 실제가 아니다. 미나마타병 관련 연구가 지속해서 이루어져 왔기에, 형산강 수은 문제의 해결은 수많은 힌트를 가진 채로 시작됐다. 하지만 원인 파악의 실마리도 잡지 못했다는 점에서 형산강 수은은 아직 다(多)변수 문제다. 현재 미나마타 시보다 오염 정도가 덜하다는 사실이 방만한 대처로 이어져 관련 정부기관이 계속해서 예산 확보에 실패하거나, 이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시들해진다면 불행은 이미 우리에게 도착 직전일 것이다. 환경과 인간 생명이 관련된 문제인 만큼, 우리 모두는 형산강 수은 문제에 대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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