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건)

매일 밤, 집에 찾아와 벨을 누르는 스토커가 있다. 이 사람이 누구인지도, 주소를 어떻게 알았는지도 모른다. 수십 개의 인터넷 계정을 만들어 끊임없이 연락한다. 혼자서는 집을 나설 수도 없고, 들어갈 수도 없다. 3년을 시달리다 참다못해 고소한 결과, 형벌은 징역 2년에 그쳤다. 하루하루가 지옥이었던 지난 3년은 어디로 간 걸까?스토킹이 범죄가 아닌 나라‘스토킹’이란 상대방이 원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집과 직장까지 쫓거나 △온라인으로 연락하거나 △선물을 보내거나 △물건을 파괴함으로써 지속해서 공포심을 일으키는 행위다. 위 사례는 유명 스트리머의 스토킹 사례로, 가해자에겐 업무방해·명예훼손 혐의만이 적용됐다. 스토킹은 최대 벌금 10만 원에 불과한 경범죄였기 때문에, 이에 대한 혐의를 적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난 10월 21일부터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되며 스토킹을 중범죄로 보아 국가가 스토킹 범죄 근절을 위해 공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스토킹 처벌법은 1999년 처음 발의되고, 많은 갑론을박 아래 22년 동안 계류됐다. 범죄자의 폭력성이 점점 심해지는 경향과 가해자를 구속함으로써 피해자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취지에는 대부분 동의

사회 | 박승아, 박지우 기자 | 2021-12-14 02:22

당신은 오늘 플라스틱을 얼마나 썼는가? 그리 많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개개인의 사용량을 모두 합하면 가벼이 여겨선 안 되는 결과가 나온다. 올해 호주 자선단체 ‘민데루 재단(Minderoo Foundation)’의 통계에 의하면 세계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은 1억 3,000만 톤이며, 1인당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은 한국이 미국과 중국의 뒤를 이어 3위로 나타났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소각하면 다량의 유독 기체가 배출되기 때문에 대부분은 땅에 매립하는 값싼 방식을 택한다. 하지만 1억 3,000만 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모두 매립하기엔 물리적 공간이 부족해 많은 양이 바다에 버려진다. 바다를 떠도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할뿐더러, 아주 작은 크기인 미세 플라스틱으로 쪼개진다. 많은 어류가 이를 먹이로 오인하고 섭취하는데, 우리가 이 어류를 먹으면 몸속으로 미세 플라스틱이 들어온다. 미세 플라스틱은 비스페놀A와 같은 유독한 유기물질과 결합해 체내에서 환경호르몬을 생성하고, 오랫동안 분해되지 않아 몸 밖으로 쉽게 배출되지 않는다.이에 경각심을 느낀 환경단체와 세계 정부에 의해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는 ‘플라스틱 프리(Plastic

문화 | 박승아, 소예린 기자 | 2021-11-14 01:34

운 좋게 영재고에 입학했지만 과학보다 글에 더 끌린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생물 선생님께서 카뮈의 ‘이방인’을 선물해주셨을 때, 기숙사에서 사감 선생님 몰래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를 밤새워 읽었을 때,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을 자습 시간 내내 붙잡고 있었을 때, 그렇게 글은 내게 다가왔다. ‘당신들의 천국’에서 작가가 그리는 유토피아의 모습에 대해 존경하는 국어 선생님과 한 시간 동안 토론했을 때, 내 삶에 글이 있음을 깨달았다.원래 정치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인지 학생회장이 됐다. 각종 문서를 발췌하며 토론을 준비했고, 학부모 측의 부당한 요구에 반박하기 위해 법 조항을 인용하며 대자보를 작성하는 등 닥치는 대로 듣고 말하고 읽고 썼다. 눈코 뜰 새 없이 바빴지만, 그 모든 순간마다 글과 함께 살아있음을 느꼈다. 영재고를 대표하는 학생이 글을 더 좋아하는 게 어색했는지 “너는 문과가 아니냐”라는 농담을 듣기도 했다.포스테키안이 돼 신문사라는 글자를 봤을 때, 주저 없이 지원했다. 그동안 내 글쓰기는 나를 온전히 담아냈다. 하지만 기자는 독자의 시각에 개입해선 안 되기에 기사 속에서 죽은 존재가 돼야 한다. 그동안 쓰던 글의 성격과 상반된 글을 써야 한다는

수습기자의 다짐 | 박승아 기자 | 2021-09-06 0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