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대란과 우리나라 계란 유통 구조
계란 대란과 우리나라 계란 유통 구조
  • 하현우 기자
  • 승인 2017.03.01 19: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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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우리나라 전역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Avian Influenza 이하 AI)의 확산에 몸살을 앓았다. 첫 AI 의심 신고는 지난해 11월 16일 전남 해남과 충북 음성에서 있었다. 그 다음 날 바로 AI가 확진되며 시작된 AI는 우리나라에 사상 최악의 피해를 줬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축산부)는 AI가 확진된 11월 17일 ‘AI 방역대책본부’를 설치하는 등 노력했으나, 1월 23일 농축산부 발표에 따르면 닭 2,735만 마리, 오리 245만 마리 등 총 3,259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농축산부의 허술한 방역체계, 주류 언론의 무관심, 관련 업계의 지시 불이행 등 다양한 악재가 중첩된 결과였다.
AI 사태에 관련 업계가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계란값이 판당 9천 원을 넘어서는 계란 대란이 발생했다. 밥상에 흔히 오르는 식재료인 데다, 각종 식당에서도 필수적으로 사용하는 만큼, 우리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계란값은 1월 12일 기준 판당 9,543원으로 정점을 찍었고, 계란 수입이 결정됨과 동시에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계란값은 내림세를 보여 2월 16일 기준 판당 7,771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통해 계란값이 언제든지 급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강원대 이종인(농업자원경제학과) 교수와 인터뷰를 했다.
계란값이 공급 감소에 비해 과하게 폭등한 원인은 무엇인가?
그 이유는 계란이 필수재이기 때문이다. 쌀을 예로 들면, 우리는 하루에 밥을 세 끼 먹는다. 쌀의 공급량이 많아졌다고 해서 하루에 네 끼를 먹지는 않는다. 반대의 경우에도 두 끼로 줄이지는 않는다. 그러다 보니 쌀의 공급이 증가하면 쌀값은 폭락하고, 공급이 조금만 부족하면 쌀값은 폭등한다. 계란도 이러한 성격의 재화여서 공급 감소 비율보다 가격이 더 크게 상승한다.

수입 계란은 계란값 하락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나?
당연히 기여했다. 마트에서 판매되는 계란값만 봐도 하락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동안 산란계 농가나 중간 유통업자들이 출하를 미뤄왔던 계란도 공급돼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런데 계란 수입이 마냥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계란은 깨지기 쉬워 취급이 까다롭고 보관 기간이 짧으며 운송료 부담도 만만치 않다. 따라서 수입으로 계란값을 안정시키는 것은 상당한 한계를 내재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해외에서의 계란 수입에 피해를 보았다고 하는데, 가능한 이야기인가?
계란 수입 이전을 보면 산란계 농가에서 유통업자들에게 판매할 때의 인상된 가격 폭, 그리고 유통업자를 거쳐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가격은 비슷한 폭으로 증가한다. 하지만 계란 공급이 평시보다 약 25~30% 정도 감소했다. 계란 양의 감소, 여기에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에 소비를 포기함으로써 감소하는 판매량 등을 생각한다면 소상공인들의 피해도 당연히 있다.

계란값은 언제쯤 제자리를 찾을 수 있나?
알에서 병아리가 부화하기까지는 21일이 걸리며, 산란계는 부화한 뒤 19주가 되면 산란을 시작한다. 이 기간이 22주이므로 알에서부터 산란을 시작하기까지 대체로 5~6개월이 걸린다. 따라서 짧게 본다면 6개월 전후에 계란 공급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 하지만 이번 AI 발병으로 산란계의 약 1/3 정도가 살처분됐다. 이 중에는 ‘산란계용 알을 낳는 산란계’도 포함되기 때문에, 산란계를 사육하는 기반은 상당히 붕괴됐다. 따라서 계란값이 제자리를 찾기까지는 일 년 이상이 걸릴 수도 있다.

선진국에서는 계란 유통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대체로 선진국들의 유통구조는 우리나라처럼 복잡하지 않다. 일본의 경우 생산자-GP 센터(계란유통센터)-도매상-소매상의 구조이며, 미국은 사료에서부터 농장, 유통 등을 망라한 회사가 대형 할인점 등에 직접 공급까지 하므로 비교적 단순하다. 유통구조가 길고 복잡할수록 여기에 게재되는 사람, 장비, 시설 등이 더 많아지고 이것은 모두 유통비용으로 계란값에 포함된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계란값은 선진국에 비해 비싼 편은 아니다. 이는 유통구조가 길고 복잡한 데 반해, 양계 기술이 상당히 발달했기 때문이다.

일본에 활성화된 GP 센터가 계란값 안정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나?
GP 센터는 계란값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농산물은 생산자, 산지 유통인, 도매상, 소매상, 소비자로 이어지는 긴 유통경로를 갖고 있다. GP 센터가 이 유통경로를 단축해 계란값을 낮출 수 있다. 그 크기는 단언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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