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 30년, 첫 시국 선언식
개교 30년, 첫 시국 선언식
  • 김휘 기자
  • 승인 2016.11.09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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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전체학생대의원회의에서 가결, 정치활동 관련 학칙 문제는 꾸준한 대화 중
지난달 31일 점심, 학부총학생회(이하 총학)가 대강당 앞에서 시국 선언식을 거행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운영에 비선(秘線) 실세인 최순실이 개입했으며 그의 딸이 이화여대 입학 특혜를 받았다는 등, 이른바 ‘최순실 게이트’ 사태에 대한 대응이다.
2주일여 전 최순실 게이트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총학은 발 빠르게 대응을 준비했다. 지난달 26일에는 김상수(생명 13) 총학생회장의 대 학우 설득문이 게시됐고, 다음날 열린 긴급 전체학생대의원회의에서는 총학 차원의 대응 방법이 논의됐다. ‘총학 차원의 시국선언문을 발표한다’는 안건은 반대표 없이 가결됐으며, 학생 총 투표 실시는 부결됐으나 의결 결과에 따라 시국 선언식이 거행됐다.
대한민국헌법의 한 조항을 본뜬, ‘모든 국민은 권력으로부터 나온다’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이 전하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가 운영 전반에 걸쳐 한 민간인이 ...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어떠한 해명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 민주주의를 뿌리부터 무시한 것이며,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한 모욕이다 ... 정의와 자유, 그리고 민주주의를 향한 의지를 선언하는 바이다.”
이번 시국선언은 개교 이래 처음이다. 지난 2013년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때 당시 총학생회가 설문을 돌린 바 있으나, 과반에 도달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시국선언을 하지 않았다. 재작년의 세월호 침몰 사건 때와 작년의 국정 교과서 논란 때는 시국선언 관련 논의 안건이 전학대회에 상정되지 않았다.
시국선언은 ‘정치 혹은 사회 문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해결을 촉구’하는 것이며, 뜻에서 드러나듯 분명한 정치활동이다. 한편, 우리대학 학칙 제77조에 따르면 학생은 ‘대학의 승인을 받지 않은 학내에서의 정치적 활동’을 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징계받을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해당 조항으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와 지속적으로 대화하고 있으며, 이번에도 대 학우 설득문 게시에 앞서 학생지원팀과의 면담을 거쳤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한, 이번 시국 선언식에 대한 소감으로 “이공계 대학의 학생회로서 시국선언까지 하게 된 것이 매우 긴장되고, 그만큼 사회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기에 많이 씁쓸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공계의 성과를 환원해야 할 사회가 무너지고 있을 때, 이공계라는 이름으로 뒤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전국 대학교들과 포항 지역사회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대학 이외에도 전국에서 50개 이상의 대학교가 시국 선언식을 거행했다. 가까운 곳에서는 한동대학교가 앞선 29일 시국 선언식을 한 바 있다. 포항 육거리 등지에서는 ‘박근혜 퇴진 포항 시국회의’와 정의당 등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시국 연설회’와 시국 대회 등을 개최했다.
한편, 대학원총학생회는 긴급 회의를 거쳐 내국인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하는 시국선언 찬반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참여율 30% 이상 시 설문 결과를 통해 시국선언 여부를 판단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마감일이었던 지난달 31일까지 설문조사 참여율이 27.2%로 기준에 미달되었고, 대학원총학생회는 지난 4일 시국선언 진행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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