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 모기업 불매운동
사회 - 모기업 불매운동
  • 명수한 기자
  • 승인 2016.06.01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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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힘이 모여 큰 움직임을, 기업 불매운동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는 흔히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거대 기업이나 단체에 맞서 싸우는 주인공의 이야기가 다뤄진다. 현실 세계에서는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조직을 상대로 동료들과 함께 맞서 승리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며 사람들은 쾌감을 느끼게 된다. 그런데 사실 이런 드라마 속 이야기는 우리의 곁에서도 종종 벌어지고 있다. 최근 가습기 살균제 논란으로 인해 불거진 옥시에 대한 기업 불매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2011년 5월을 시작으로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이들이 폐 질환으로 인해 사망한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화학 참사이며 올해 5월 말까지 3차에 걸친 정부 조사와 민간신고센터 접수 피해자 수를 합하면 230여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최초의 피해자 발생 이후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 등의 살균제 속 물질이 폐 질환의 원인임이 밝혀지고 서울대학교와 호서대학교 연구팀에서 진행했던 가습기 살균제가 인체에 커다란 악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결론의 연구가 옥시 측으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고 조작된 것이라는 정황이 포착되었다. 이에 분노한 우리나라 소비자와 시민단체들은 기존 옥시제품의 대체물 품을 소개하는 등 옥시 불매운동을 대대적으로 벌이기 시작했으며 유통업계도 판매 및 신규 발주 중단을 통해 불매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그 결과 아타울라시드 사프달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이사는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고 포괄적인 보상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물론 아직까지 피해자들이 사과에 만족하지 못했고 보상 방안 역시 구체적이지 못하여 질타를 받고 있지만 이러한 기업 측의 입장 변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기업 불매운동이 큰 역할을 했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업 불매운동은 무엇이고 지금까지 어떤 불매운동이 있었는지 살펴보자.
우선 불매운동이란 배척, 제재를 의미하는 ‘보이콧’이라고 하는 소비운동의 일종으로 현재는 특정 집단(일반적으로 기업)의 제품을 구매 및 사용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운동을 뜻한다. ‘보이콧’은 산업혁명 이후 아일랜드의 대기근 당시 경작지의 지배인으로 부임된 영국인 보이콧이 기근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소작료를 걷으려 하자 소작인들이 힘을 합쳐 그를 왕따 시킴으로써 저항했던 일에서 유래된 단어로 여기선 말 그대로 보이콧이 ‘보이콧’당한 것이다.
유래에서 볼 수 있듯이 ‘보이콧’의 일종인 불매운동에선 소비자들이 힘을 합쳐 반사회적 행동을 하는 기업을 제재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옥시 사태와 함께 남양유업(이하 남양) 대리점 강매 사건이 좋은 예시가 된다. 2013년 5월 남양유업의 영업사원이 대리점 주에게 욕설 섞인 폭언을 한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후 추가적인 폭언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남양의 강압적인 태도에 소비자들은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되었고 이는 소비자와 소매 점주들을 중심으로 한 불매운동으로 이어졌다. 소매 점주들은 매장 가판대에서 남양의 제품을 완전히 치웠고 소비자들은 남양의 제품을 구매하지 않음으로써 호응했다. 결국 남양유업은 2013년, 1994년 이래 최초로 적자를 냈고 매출 또한 크게 감소하여 아직까지 유제품 업계 1위를 탈환하지 못하고 있다. 앞의 옥시 때와 마찬가지로 남양 불매운동 역시 완전한 성공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부적절한 행동을 한 기업에게 소비자와 소매 점주들이 뭉쳐 타격을 줬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불매운동에 대해서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하는가?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기업이 어떤 방식으로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좋은 예를 하나 들어 보자. 1955년 3월. 일본 도쿄에 위치한 9개 초등학교에서 900명이 넘는 식중독 환자가 발생했다. 얼마 뒤 일본 보건당국은 A사가 만든 유제품의 포도상구균이 식중독의 원인임을 밝혀냈다. 당시의 최고경영자(CEO)는 당장 제품 회수에 나섰고 직접 공장으로 달려가 원인을 파악하는 한편 공개 사과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이러한 발 빠른 사과와 대응뿐만 아니라 A사는 이 사건을 계기로 품질관리팀을 독립부서화하고 모든 생산공정에 다단계 품질검사를 실시하는 등 재발방지 조치를 하였다. A사는 이 사건을 발판으로 불매운동의 대상인 악덕 기업이 아닌 일본의 국민 우유 업체로 성장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2000년 6월, 일본 B사의 저지방 우유를 마신 주민 100여 명이 단체로 구토나 설사 등의 증세를 보이는 등 식중독 피해가 발생했다. B사의 대처 방식은 A사에 비하면 매우 미흡했다. 정전으로 인해 제품 생산 도중 균이 번식할 환경이 있었음을 알았음에도 그대로 제품을 판매했고 자사 제품이 원인이라는 지적에는 모르쇠로 일관했으며 책임을 지고 사과를 해야 할 최고경영자는 말을 돌리기 바빴다. 결국 B사는 계속된 브랜드 이미지 하락과 매출 감소로 파산하고 말았다.
기업에 위기가 닥쳤을 때 대응 방식에 대해 A사는 성공, B사는 실패 사례로 볼 수 있다. 그러나 A, B사는 모두 ‘유키지루시 유업’이란 동일 기업이다. 한 기업에서 똑같은 위기 상황을 두고 두가지 정반대되는 결과가 나타난 것이다. 2000년의 사건은 분명히 1955년 사건과 마찬가지 상황이었고 이미 모범적인 대처 방식을 보여준 적이 있는 기업이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결론은 윤리적 경영과 최고 경영자의 자세가 문제였다. 1955년의 사건에선 최고 경영자가 빠르게 사과를 하고 사고에 대한 후속 조치를 지시했지만, 2000년의 사건에서는 그러지 못했고 사과도 없이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던 것이다.
이렇게 총체적으로 이전의 불매운동 사례를 통해 기업 불매운동에 대해 알아보았다. 아직까지 현재진행형인 옥시 불매운동 또한 미래에 있을 기업과 개인과의 문제에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응하는 과정에 참고할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불매운동을 그저 남의 일처럼 생각하지 말고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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