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멍든 청춘
돈에 멍든 청춘
  • 김상수 기자
  • 승인 2015.10.07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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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등록금에 낮은 아르바이트 임금

대한민국에서 청년들을 괴롭히는 경제문제 중 가장 큰 부분은 바로 ‘등록금’이다.  작년 전국 4년제 일반 대학 174개교의 등록금 평균은 666만 7천 원이다. 비수도권의 전체 대학 등록금 평균은 618만 원으로 그나마 서울권 사립대학의 등록금 평균인 824만 원보다는 적다. 등록금 인상이 거의 사라진 점이 다소 위안이다. 경상도 지역 사립대학교 중 대구외대를 제외하고 가장 적은 등록금(558만 원)을 자랑하고 많은 학생이 장학금으로 등록금을 대신하는 우리대학 학부생들은 느끼지 못할 수 있지만, 젊은이들의 등록금 부담은 끔찍한 수준이다.
여기에 집을 떠나 학교 주변에 자리를 잡게 되면 또 방을 위한 돈이 든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는 ‘대학생 원룸 실태조사 보고서’를 통해 수도권 원룸 세입자 대학생 1,006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했는데, 서울 대학생의 10명 중 7명이 월세로 방을 빌려 살고 있으며, 월세와 관리비를 합쳐 대략 한 달 47만 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33.4%는 기숙사에 입사하고 싶어도 입주 자격이 되지 않아 탈락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룸에서 거주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들의 기숙사 수용률은 13%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모에게 지원을 받더라도, 지금 대학을 다니는 세대의 부모 세대에게는 그 돈이 상당한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짧아진 정년에 발맞추어 슬슬 은퇴를 준비하는 세대임에도 퇴직 이후의 삶을 위한 준비가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학금이 꼭 필요할 수밖에 없지만 성적이 필요하기에 쉽지 않다.
그렇다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이 비용을 충당하자니 다른 일을 할 시간이 없다. <서울시 거주 대학생의 주거비 부담능력>이라는 논문에 따르면 서울 지역 대학생들은 주거비 외에 생계비로만 월평균 37만 8,800원을 쓰는데, <2014 대학생 생활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아르바이트로 벌어들이는 돈이 기껏해야 20~40만 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년의 첫 번째 직장은 많은 경우 비정규직이다. 2014년 통계청 조사 결과 첫 직장에서 1년 이하로 계약했거나 계약기간 없이 일시적 일자리에 취업한 사람이 전체의 31.8%에 달했다. 최저 시급조차 주지 않으려는 갖은 꼼수까지 더해진다. 편의점의 65.8%가 최저임금조차 지키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아예 공고에서부터 급여를 ‘협의 후 결정’으로 공지하거나, 수습사원제도를 도입해 최저 시급보다 10% 낮은 금액을 지급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혹은 업무 시간을 미묘하게 설정해 두 시간 근무 후 한 시간씩은 고용하지 않는 방법으로 결국 두 시간의 시급만을 지급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