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한 끼를 만들기 위한 노력


가마를 이용한 반찬 조리는 손이 많이 갔다. 우리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요리하다 보니 한 번에 조리하는 음식량이 상상 이상이었다. 조리용 삽을 이용해서 음식이 타지 않게 저어줘야 했고, 음식 조리 중 간도 맞춰야 했다. 아주머니 한 두 분이 맡아서 하기엔 힘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다. 무엇보다도 가마 근처는 매우 더웠는데, 정말 날이 더운 여름이 된다면 얼마나 아주머니들께서 고생하실지 느껴졌다.
점심이 시작되고, D 코너에서 배식하는 것을 도왔다. 점심시간은 11시 반부터 시작된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사람이 학식을 찾는 시간이다. 배식을 도우며 학생들에게 “맛있게 드세요”라는 말을 건넸는데, 많은 학생이 “잘 먹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배식을 받는 학생들로부터 음식에 대한 감사의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보람이 있었고 힘이 됐다. 배식 중 아주머니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면, 분명 아주머니들께 큰 힘이 될 것이다.
점심이 끝날 무렵 한산해진 틈을 타 식당 곳곳을 둘러봤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온도, 습도를 측정해 식중독 지수를 항상 표시하고 있었고, 사용한 컵을 소독하는 등 위생에 신경 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도 식당 중앙에 걸린 문구가 가장 눈에 띄었다. ‘내 가족에게 먹일 음식을 만드는 정성으로 음식들 만든다’라는 문구였다. 비록 한 끼 가격은 여타 식사 중에서 가장 저렴하지만 가장 영양가 있고 정성스레 만들어진 음식이 학생식당 음식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잠깐의 휴식도 없이, 점심이 끝날 무렵 식당 한쪽 구석에서는 아주머니 여럿이서 설거지를 하고 계셨고, 식당도 점심시간 요리의 흔적을 말끔히 지우고 있었다. 학생들의 한 끼를 위해 열심히 고생해주시는 아주머니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함을 느꼈다. 우리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이유, 바로 아주머니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 덕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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