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들의 학생식당 노동기
기자들의 학생식당 노동기
  • 오준렬 기자
  • 승인 2015.05.06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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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한 끼를 만들기 위한 노력
음식의 위생을 고려해 앞치마, 장화, 고무장갑, 면장갑을 착용하고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학식의 일을 알아가기 위해 간단한 요리 재료를 다듬는 일부터 시작해 나중에 일이 익숙해질 때쯤에는 반찬을 만드는 일도 도왔다. 반찬을 만들기 위해 무쇠 가마솥을 이용하는데, 이는 마치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 나온 무쇠 가마와 같이 매우 컸다.
가마를 이용한 반찬 조리는 손이 많이 갔다. 우리대학 구성원을 대상으로 요리하다 보니 한 번에 조리하는 음식량이 상상 이상이었다. 조리용 삽을 이용해서 음식이 타지 않게 저어줘야 했고, 음식 조리 중 간도 맞춰야 했다. 아주머니 한 두 분이 맡아서 하기엔 힘이 많이 드는 작업이었다. 무엇보다도 가마 근처는 매우 더웠는데, 정말 날이 더운 여름이 된다면 얼마나 아주머니들께서 고생하실지 느껴졌다.
점심이 시작되고, D 코너에서 배식하는 것을 도왔다. 점심시간은 11시 반부터 시작된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사람이 학식을 찾는 시간이다. 배식을 도우며 학생들에게 “맛있게 드세요”라는 말을 건넸는데, 많은 학생이 “잘 먹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배식을 받는 학생들로부터 음식에 대한 감사의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보람이 있었고 힘이 됐다. 배식 중 아주머니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면, 분명 아주머니들께 큰 힘이 될 것이다.
점심이 끝날 무렵 한산해진 틈을 타 식당 곳곳을 둘러봤다.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온도, 습도를 측정해 식중독 지수를 항상 표시하고 있었고, 사용한 컵을 소독하는 등 위생에 신경 쓰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 중에서도 식당 중앙에 걸린 문구가 가장 눈에 띄었다. ‘내 가족에게 먹일 음식을 만드는 정성으로 음식들 만든다’라는 문구였다. 비록 한 끼 가격은 여타 식사 중에서 가장 저렴하지만 가장 영양가 있고 정성스레 만들어진 음식이 학생식당 음식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잠깐의 휴식도 없이, 점심이 끝날 무렵 식당 한쪽 구석에서는 아주머니 여럿이서 설거지를 하고 계셨고, 식당도 점심시간 요리의 흔적을 말끔히 지우고 있었다. 학생들의 한 끼를 위해 열심히 고생해주시는 아주머니들께 다시 한 번 감사함을 느꼈다. 우리가 공부에 전념할 수 있는 이유, 바로 아주머니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 덕분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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