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할 수 있다, 도시 농업과 농사 동아리
나도 할 수 있다, 도시 농업과 농사 동아리
  • 김상수 기자
  • 승인 2014.10.15 0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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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나의! 농사! 짓기!
삭막한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도시농업은 자녀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고, 가벼운 먹을거리를 스스로 생산할 수 있으며 하루하루 자라는 작물을 보며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로 퍼져나가고 있다.
도시농업은 주로 도시 내 텃밭, 옥상 농장, 주말 농장, 대학생들의 농사 동아리 등 자투리땅에서 소규모로 이루어진다. 2012년에 제정된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도시농업법)’에 따르면 도시농업은 △근린생활권 도시농업 △농장형, 공원형 도시농업 △주택활용형 도시농업 △도심형 도시농업 △학교교육형 도시농업으로 나뉜다.
가장 파급력이 강한 도시농업은 근린생활권 도시농업과 농장형, 공원형 도시농업이다. 이는 주로 주말농장으로 경영되는 경우가 많다. 땅을 임대료를 내고 빌려 일주일에 한 번, 혹은 한 달에 한 번 찾아가 작물을 기르는 형태인데, 원래 땅의 소유자인 농부는 관리자로서 물주기와 거름주기를 담당해준다. 농부는 꾸준한 소득과 노동력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임대인은 농사를 경험하며 수확한 작물을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05년 우리나라 도시 중에서는 처음으로 ‘도시농업팀’을 신설한 서울시는 농업기술센터를 중심으로 매년 자격을 갖춘 텃밭농원을 선정하여 일반 시민에게 유료로 분양한다. 서울시 텃밭농원은 2007년 29개소에서 2012년 55개소로 2배 가까이 증가하였고 회원 수 역시 같은 기간 2배 가까이 증가해 2012년 기준 13,483 명이 도시의 텃밭농원에서 농사를 짓고 있다.
주택활용형, 도심형 도시농업은 거주지나 일터의 옥상, 실내에 농사를 짓는 유형이다. 베란다 농사, 옥상정원 등을 포함한다. 소규모로 가능하고 작물 생산지와 거주지가 매우 가깝다는 특징이 있으며, 무엇보다 하루하루 작물의 생장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젊은 층과 아이를 가진 부모들에게 인기가 높다. 또한, 고층 건물의 상층부에 옥상정원을 조성하면 수분 증발이 활발해지고 주변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며 자라기 때문에 건물의 기온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다만 뿌리를 깊게 내리는 작물을 기를 만큼 흙을 많이 확보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주로 상추 등의 엽채류와 토마토, 가지 등 뿌리가 깊지 않으며 오랜 기간 수확이 가능한 작물을 재배한다. 부산시는 2012년부터 시책으로 옥상 텃밭을 추진하고 있다. 2013년 기준 1,906명이 12,619㎡ (옥상면적 42,057㎡)에서 옥상 텃밭을 만들었고,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한다.
또 많은 대학에서 농사 동아리가 생기고 있다. 이는 넓은 의미에서 학교교육형 도시농업에 속한다. 2010년 만들어진 이화여대 ‘스푼걸즈’는 학교 내부 빈 부지를 이용해서 농사를 짓는다. 일주일에 두 번씩 모임을 가지며 매일 물 당번을 두어 작물을 관리한다. 현재 약 10평 정도에 당근, 배추 등을 경작하고 있다. ‘새싹’은 2013년에 성균관대, 경희대, 한양대, 동국대의 대학생들이 힘을 합쳐 만든 연합동아리다. 지금은 종로구에서 텃밭을 분양받아 관리하고 있다. 금요일마다 작물을 기르는 방법이나 작물별 성장에 대해 세미나를 하고 연합동아리의 특성을 살려 대학 연합 행사를 여름방학마다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립대는 총학생회를 통해 예산을 지원받아 학생회관 옥상 (약 30평)에 밭을 일궈 상추, 고추, 토마토를 기르고 있다.
도시농업은 협소한 공간에 한정된 작물만 심어야 된다는 단점이 있다.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은 힘들고 오염에 약한 작물은 기를 수 없기 때문이다. 혹시 도시의 매연에 작물이 오염될 수 있으니 지속적으로 감시해야 한다. 또한, 도시농업의 특성상 수확물로서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상추 등 수확량이 많은 작물은 너무 많은 수확물을 처리하기 힘든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그럼에도 도시농업이 늘어나는 이유는 내가 먹는 음식을 내가 만들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