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로 나아갈 졸업생들에게
글로벌 리더로 나아갈 졸업생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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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14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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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013학년도 학위수여식이 열린다. 소정의 학업을 마친 모든 졸업생에게 먼저 따뜻한 축하의 마음을 전한다. 학사에서 박사까지 이들의 영광스러운 오늘을 위해 사랑과 배려로 응원해 주신 학부모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훌륭한 제자를 길러 사회로 내보내는 뿌듯함을, 학생들의 교육에 힘쓴 우리대학의 모든 구성원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
졸업식을 맞이하여 한편으로는 학생들에게 건네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자신에게 다짐할 바를 정리해 본다.
졸업(Commencement)이 또 하나의 시작이라는 점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학업을 마친다고는 하지만, 현대사회의 교육이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님을 생각하면, 말 그대로의 졸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졸업식을 열어 인생의 한 단계에 매듭을 짓는 일은 그 다음 단계로 보다 잘 나아가기 위해서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원이나 연구소, 기업체 등을 불문하고 사회로 진출하는 우리 졸업생들이 그들의 미래를 밝게 하기 위하여 주목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 전문지식의 심화나 활용, 자기관리나 협업 능력 등을 포괄하는 리더십의 육성, 창의성을 발휘하여 블루오션을 찾아내는 경영 마인드의 함양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이 모든 것의 바탕을 이루는 바람직한 태도를 강조하고 싶다.
세상과 인간 활동에 대한 열린 자세가 그것이다. 이는 다시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포스텍이라는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사회 공동체와 타인을 생각하는 자세가 하나요, 자신의 전공을 살리되 진정한 의미의 융합을 지향하는 적극적인 자세가 다른 하나이다.
대학 교정에서의 몇 년 동안 대부분의 우리 학생들은 사실상 동질적인 집단 속에서 생활해 왔다. 미래의 과학기술계를 선도하고자 하는 동일한 열망을 지닌 선후배 동기들과 바로 그 길에서 모범이 되는 교수들을 보며 이공계 연구 중심 대학의 학생으로 살아온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자신의 전문분야에서 빼어난 능력을 갖추는 데는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루었지만, 전문 기능인에 그치지 않고 우리 모두가 갈망하는 존경스러운 과학자가 되기에는 부족한 점이 적지 않은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어떠한 과학자가 존경받는 인물이 될 것인가. 인류의 복지를 위한 과학, 지구촌 및 사회 공동체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의미 있게 기여하는 과학, 그럼으로써 이상적인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과학, 이러한 과학 활동을 수행하는 과학자야말로 미래를 이끄는 과학자일 것이다. 이를 위한 첫걸음으로, 졸업생 각자가 자기 한 몸의 안위를 생각하기 전에 타인과 공동체를 배려하는 자세를 갖고 그를 위해 준비하기 바란다. 자신의 전문분야에 정통한 외에 인류와 세계의 문제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춘 ‘T자형 인재’가 되기 위해 각자 새로 서게 되는 자리에서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상 말한 바가 너무 거창하여 일견 공허하게 들릴지도 모르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위에 말한 두 번째 자세 즉 전공능력을 심화 발전시키고 의미 있게 활용하는 데 있어 가져야 할 진정한 융합 지향적 자세를 갖추는 것이 그 첫걸음이 되는 까닭이다. 이공계 연구 및 교육에 있어 융합 혹은 통섭의 기치가 걸린 지는 10년이 훌쩍 지났으니, 어쩌면 우리 학생들은 학업이나 연구 양 면에서 융합을 이미 충분히 경험했다고 느낄지 모른다.
그러나 아쉽게도 우리대학을 포함하여 한국의 이공계가 그동안 보여 온 융합은 기술이나 방법론적으로 유관한 연구 분야 사이의 수렴에 가까웠지, 말 그대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조성을 내장한 진정한 의미의 융합과는 거리가 멀었다. 연구방법론이나 사고방식 등에서 질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분야들과의 융합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공학을 밀고 나아가서 인문사회과학이나 예술과 상호 교차하는 그러한 진정한 융합이 아니라, 예컨대 나노 테크놀로지를 공분모로 하는 학제간 협업 수준의 수렴을 융합으로 착각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인류로부터 존경받는 과학자나 그를 위한 첫걸음이라 할 ‘T자형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진정한 의미의 융합을 지향하는 열린 자세를 갖추고자 노력해야 한다. 방법은 동일하다. 인류와 세계의 문제에 대한 식견을 갖추고 그 지평에서 요구되는 과학을 하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졸업을 맞이하며 새로운 미래의 출발점에 선 학생들에게 이상 두 가지를 당부하는 마음이 편치는 못하다. 진정한 의미의 융합을 우리대학이 선구적으로 실현해야 하고 ‘T자형 인재’를 육성하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우리 자신이 선도적으로 구현했어야 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고 실효를 기대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것, 이것만이 ‘인류가 직면한 위대한 문제에 창의적으로 도전하는 미래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길이라 믿고 이에 매진하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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