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재선충병 우리 캠퍼스를 덮치다
소나무 재선충병 우리 캠퍼스를 덮치다
  • 김상수 기자
  • 승인 2013.09.2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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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가에도 등장하는 소나무는 우리대학와 포항가속기연구소 부지 내부에도 약 600그루가 자라고 있는 중요한 조경수이다. 하지만 지난 8월 20일 경 우리대학 인근 소나무에서 소나무 재선충 발병이 공식 확인됨에 따라 우리대학 소나무들의 생존에 빨간불이 켜졌다.
소나무 재선충은 크기 0.6mm~1cm 이하의 작은 선형동물로, 상온에서 겨우 35일 남짓 생존하지만 왕성한 번식력으로 한 쌍만 있어도 20일 만에 20만 마리 이상으로 증식한다. 이 엄청난 수의 소나무 재선충이 나무 수관을 막기 때문에 소나무는 급격하게 말라죽는다. 감염 소나무의 90%는 그 해 바로 고사하고 나머지도 다음 해에 고사한다. 이렇듯 100%의 사망률을 가지고 있어 소위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린다. 게다가 아직까지는 감염 후 치료가 가능한 약제가 없어 전 세계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늘솔조경 박남일 과장은 “이미 포항공대 주변, 가속기 주변 소나무들은 다 위험하다고 보면 된다”면서 “아마 포항가속기연구소 공사를 하면서 딸려왔을 것”이라고 했다. 소나무 재선충은 소나무 밖에서는 생존할 수 없기 때문에 소나무를 먹는 솔수염 하늘소와 공생하는데, 솔수염 하늘소의 생활 범위는 넓어야 반경 100 m이므로 공사 자재에 함께 섞여 들어왔다면 설명이 가능하다.
벌써 LG연구동 뒤편 산에는 소나무 재선충 때문에 고사가 시작된 소나무들이 자주 보인다. 전체 혹은 가지 끝부터 붉은 잎을 달고 있다면 고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이다. 다행히 우리대학도 빠르게 수간 주사를 놓는 등 방제작업을 시작했다. 수간주사란 나무 관다발에 소나무 재선충을 어느 정도 예방하는 약제를 넣는 방법이다. 관청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해 12월부터 이듬해 2월 말까지는 보호수를 중심으로 수간주사도 놓고, 이번 해 12월 말부터 이듬해 4월 말까지는 고사된 수목의 훈증 처리가 준비되어 있다. 또한 이듬해 5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는 솔수염 하늘소를 방제하기 위한 항공방제도 실시될 예정이다. 포항시 남구 산업과 산림생태담당 박재우 주무관은 “많은 사람들이 죽은 나무만 보면 빨리 베어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은 시기에 맞게 방제를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라며 재선충의 생활사에 맞는 방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