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축제’ 2002 해맞이 한마당 열려
녹색 축제’ 2002 해맞이 한마당 열려
  • 김정묵 기자
  • 승인 2002.05.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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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6,17일 해맞이 한마당이 열렸지만 아직도 많은 문제들이 반복되고 있다. 사진은 17일 폐막제 모습
지난 16, 17일 양일간... 축제 방향 재정립 필요

우리 학교의 봄 축제, 2002학년도 해맞이 한마당(이하 축제)이 지난 15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17일까지 캠퍼스 곳곳에서 열렸다.

‘기다릴게, 그때 거기서, 언제나처럼...’ 녹색 바탕의 하얀 글씨, 특이한 공고로 학우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번 축제의 모토는 ‘축제는 녹색’으로 학우들에게 ‘푸르름’을 주는, 푸르름 그 자체인 축제를 만들겠다는 의도로 정해졌다. 단순히 놀기 위한 축제가 아니라 부담스런 학업과 단조로운 일상에 지쳐버린 생활을 추스르고 보다 나은 다음을 만들어 가기 위해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행사 기간에는 학우들에게 폐쇄되어 있던 지하공동구 등 교내의 여러 명소들을 이용한 ‘미션 파서블’, 녹색 축제를 한껏 살리는 ‘녹색 비행물 날리기’, 포항 테크노파크 건설부지-영일대 등 학교 안팎 10여km에 걸친 뜀박질 대회, 교내 월드컵 열기를 돋우는 ‘공돌이와 공순이’, 학우들의 건장한 신체를 이용한 ‘신 노가다 3종 경기’ 등 다양한 기획행사 외에도 ‘암호풀기대회’나 ‘여자 기숙사 open house’ 등의 행사도 가졌다. 특히 결성 후 짧은 준비기간에도 열광적인 데뷔 무대를 가진 응원단, 학우들의 기대를 모았던 여행스케치 등의 공연과 함께 불꽃놀이로 수놓아진 폐막제는 축제의 마지막 밤을 밝혔다.

예년과 비교해 적은 수인 17명으로 구성된 해맞이 한마당 준비위원회(이하 해준위) 측은 이번 축제를 기존과 같은 학과협이 주재하여 각 학과가 마련하는 과 주점이나 여러 동아리가 참가하는 공연 및 주점과는 다른 형태의 행사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이벤트 대행사에 무대 설비를 맡기고 매일 저녁 행사에 초청 가수를 부르는 등 될 수 있는 한 많은 학우들이 참여하여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추었다. 이에 따라 카페 ‘coffee break’나 ‘비이커 깨지는 소리’, ‘꽃처럼 나비처럼’의 공연 등이 이루어졌고 초청가수들도 호응이 좋아, 학우들의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축제 전주부터 우려되었던 비와 강풍 등 축제 내내 좋지 않은 날씨로 인해 전야제가 대강당에서 치러진 것을 비롯해, 많은 사람이 붐비게 마련인 각 과 주점이 지곡회관과 기숙사 사이 주차창의 대무대와 떨어진 학생회관과 지곡회관에 마련될 수밖에 없었다. 또, 여러 기획 행사의 참가 인원이 신청 인원에 훨씬 못 미쳤고 Jigsaw 퍼즐이나 커플 이벤트 등의 여러 상시행사와 연못가요제나 야외영화상영, POBBA배 농구 대회 등은 아예 행사 자체가 취소되는 등 기상조건에 의한 혼란이 축제 전반에 차질을 가져와 해준위들을 허탈하게 했다.

한편, 올해 축제의 기획 자체에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학우들을 축제에 참여토록 하는 것이 급선무라고는 하지만, 다양한 구성원들의 화합을 도모하는 행사로서 대학축제에서 결코 그 의미를 간과할 수 없는 ‘대동제’ 행사를 갖지 않은 것을 비롯해, 대학 문화 행사로서의 고유의 의미를 찾을 수 없었던 점에 대해서는 일부 학우들의 비판이 제기되었다.

이번 축제가 보여준 한계는 그동안 우리 축제에 계속 지적되었던 구성원들의 참여 문제가 극명히 들어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구성원들의 참여 문제나 대학 문화로서의 모색은 비단 우리 학교 말고도 다른 학교 축제에서도 고민되어지고 있는 유사한 문제이나, 빡빡한 학업에 대한 남다른 부담을 가져야 하는 우리 학교 학생들에게 있어서는 참으로 힘든 일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일상을 축제라는 장에서 발전적으로 극복하고자 하는 구성원들의 의식 변화가 따르지 않는 한, 이런 악순환의 고리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