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실천교양교육과정이수요건 변경
기획취재 - 실천교양교육과정이수요건 변경
  • 이인호 기자
  • 승인 2013.03.20 2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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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교양교육과정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지난 2월 26일 학사관리팀은 실천교양교육과정(Activity-Based general education Curriculum, 이하 ABC) 이수요건의 개정사항을 공고했다. 실천필수 3 unit과 실천선택 7 unit을 합한 전체 이수요건 10 unit에서 실천선택 프로그램을 4 unit으로 변경해 전체 7 unit으로 감축하게 되었다.
2011년부터 시행된 ABC는 이미 11학번 학부생들의 교과과정 부담 논란과 맞물려 한 차례 개정된 바 있다. 2011년 10월 26일에 열린 2011-2차 ABC 운영위원회에서 학생들의 요구를 수용해 실천필수 프로그램이었던 <ABCL210-사회봉사1>를 실천선택으로 변경하고 기존 실천선택 프로그램의 계열제한을 폐지해 학생들의 부담을 한 단계 줄인 것이다.
2011년 이후 처음 발표된 이번 개정안은 전체 졸업요건이 감축된 만큼 이전보다 큰 변동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기존의 ABC 이수요건에 맞춰 졸업하기 위한 ABC 프로그램의 수요량에 비해 실제 개설되는 ABC 프로그램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2011년도, 2011학번 이후 학부생 교과과정부터 ABC가 새로 도입된 취지는 학생들의 능동적 참여하에 인성적 역량과 자신의 능력을 활용하는 자질을 갖추도록 도와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현재 개설된 프로그램의 수와 수강인원을 살펴보면 ABC가 아직 본래 취지를 이끌어내기에 부족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실제로 2012학년도 겨울학기까지 개설된 실천선택 프로그램은 연속실천교양을 제외하면 총 13개로, 전체 수강정원 840명에 실제 수강인원은 634명이었다. 이는 리더십센터 홈페이지에서 안내한 ABC 프로그램 수의 절반에 그치며 학부생들의 졸업 요건도 충족시키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한편 카이스트에서 시행하는 ‘Activity Unit’은 체육, 인성, 리더십, 봉사활동 관련 과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전 학부생이 공통으로 수강해야 하는 과목을 제외하면 2012년 74개 과목이 개설됐고, 체육동아리 관련 과목을 제외해도 59개가 개설됐다. 이에 비해 1/3 정도인 우리대학 학부 모집정원을 고려해도 12개의 실천선택 프로그램은 상당히 적은 수이다. 이에 더해 정규학기 프로그램이 다른 교과목 시간과 충돌하기도 하고, 방학에 개설되는 ABC 프로그램이 계절학기 수강 기간과 시기가 겹치는 경우도 있어 선택의 폭은 더욱 좁아진다.
ABC의 개설 프로그램 수 뿐만 아니라 전체 학생들의 졸업 이수요건 충족을 위한 unit의 공급량도 실제로 부족한 상황이었다. 리더십센터에서 작성한 ‘ABC 운영 검토안’의 현 ABC 운영 현황에 의하면 ABC가 처음 도입된 2011학번의 졸업연도인 2014년에 개설해야 할 실천선택 프로그램이 약 2,200 unit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정된 실천선택 프로그램을 모두 개설하더라도 무려 1,325 unit이 부족할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순수 실천선택 프로그램에 투입된 비용은 대략 1 unit당 약 10만 원으로, 수요 unit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인건비를 제외하더라도 약 1억 3천만 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를 바탕으로 학사관리팀은 수요 unit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 운영안을 시뮬레이션해 계산했다. 계산 결과 학사관리팀은 예산 지원과 프로그램의 공급 부족으로 안정적인 ABC 운영에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보고서를 근거로 지난 2월 7일 보직자회의에서 2011/2012학번에게 Residential College 활동을 ABC 프로그램으로 인정하는 ‘RC동 공동체생활교육’ 2 unit을 소급 적용하고 2013학번에게는 ‘RC동 공동체생활교육’ 2 unit과 신입생 O/T 봉사활동 1 unit을 인정하는 것으로 하고 2014학번부터 선택 unit을 4 unit으로 하향 조정하는 안이 제안됐다. 그러나 지난 2월 13일 개최된 제2012-5차 교육위원회에서 학번별로 이수요건을 순차적으로 줄이는 것보다 2011학번부터 선택 unit을 4 unit으로 줄이고, ‘RC동 공동체생활교육’ 과목을 제외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위원들의 의견에 따라 해당 안은 개정되어 심의됐다. 나머지 신규개설과목 건은 승인됐으며, 이 결과가 학부생들에게 지난 2월 26일 공지됐다.
ABC 이수요건을 변경함으로써 졸업문제는 해결됐으며 본지의 설문조사에서도 개정 전 이수요건인 10 unit에 대해서는 89%가 너무 많다고 답변했으나 변경된 7 unit에 대해서는 73%가 적당하다고 답변하여, 다수 학생이 이수요건 개정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미 7 unit 이상을 이수한 일부 학생들은 갑작스러운 개정에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총학생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전공ㆍ교양교과목을 이수할 수 있는 시간에 ABC를 초과 수강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본 커리큘럼의 이수학점 수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학사관리팀 관계자는 “ABC와 기존 교과목은 그 취지와 프로그램 내용의 차이 때문에 초과 unit을 자유선택학점으로 인정해주기는 어렵기에 해당 학생들의 이해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총 9 unit을 이수한 김영석(화학 11) 학우는 이번 개정에 대해 “ABC 이수요건 변경이 너무 늦게 공지됐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하는 한편 “처음 ABC가 도입될 때부터 개설 가능한 과목을 고려하여 계획적으로 교과과정이 만들어졌어야 한다”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더불어 ABC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아직 남아있다. 학생교육위원회의 보고서에 의하면 학부생들에게서 △ABC 프로그램이 다양하지 못함 △ABC의 취지와 실제 시행되는 프로그램이 맞지 않음 △ABC를 이수해야 하는 이유에 공감하지 못함 등의 의견이 주로 제시됐다.
11 및 12학번 학부생을 대상으로 시행한 본지 설문조사에서, 개별 교과목의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는 <ABCL210-사회봉사1>과 <ABCH213-특강>을 제외한 교과목들은 5점 만점에 4점(만족) 이상으로 대체로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타났으나, ABC가 본래 취지에 맞게 개설 및 진행됐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약 60%가 부정적으로 답변했다. 또한, 약 84%의 학생들이 ABC 프로그램이 충분히 개설되지 못했다고 답했다. 이는 개설된 교과목 자체보다 교과목의 수가 문제가 되고 있으며 학생들이 실천선택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데 있어 실질적인 선택권을 충분히 가지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까지는 개설된 프로그램 중에서도 특정 프로그램에 수강생이 편중되고 있다. 실제로 2012년도에 개설된 실천선택 프로그램의 수강정원은 연속실천교양을 제외하면 총 495명이었으나 이 중 <ABCC201-문화콜로퀴움>과 <ABCL210-사회봉사1>의 2개 프로그램이 차지하는 수강정원이 327명으로 무려 2/3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2013년도 1학기 두 프로그램의 수강인원이 각각 170명과 100명으로 증설된 데에 비해 타 프로그램은 신설되지 않아 학생들의 선택 프로그램 이수 내용도 획일화될 우려가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 설계를 통한 unit의 공급이 필요하다. 리더십센터장 권순주(신소재) 교수는 “새로운 과목을 세우기 위해 노력 중이며 과목을 어떻게 늘리고 개발해나갈지를 고민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ABC 프로그램의 운영을 위해서는 보다 원활한 의견 교환이 필요하다. 현재 ABC 운영위원회의 운영위원은 △교무처 △학생처 △인문사회학부 △리더십센터 △총학생회 등에서 소집되고 있으나 현재 교과과정에서 학생들의 직접적인 의견수렴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학생들의 주도적 활동이 중심이 되는 ABC의 특성상 학생들의 의견이 직접 제시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 더불어 학생들 또한 ABC의 필요성과 목표를 이해하고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 데 함께 의견을 모아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 학생교육위원회 정든솔(컴공 11) 위원장은 “현재까지는 이수요건을 바꾸는 데 힘써왔으나 앞으로는 과목개설과 ABC의 취지에 대한 재고에 집중할 생각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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