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 최상일 / 물리 명예교수
  • 승인 2012.10.17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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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라는 질문을 포항공대 1학년 학생에게서 받은 기억이 난다. 이 질문의 답을 찾는 문제를 풀어 보자. 이 문제를 풀려면 조건을 좀 더 자세히 명시해야 한다. 
   
최상일 / 물리 명예교수

이들은 우수한 학생이며, 유능한 전문직업인이 되기 위한 교육을 받기 위하여 포항공과대학교에 입학했음이 틀림없다. 전공과목을 이미 정한 사람들이 있고, 그렇지 않는 학생들도 있다. 그들은 교양과목 및 기초학문 과목들을 수강하고 있으며 공부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고 바쁘게 지내고 있다.
전문직업인들이 하는 일은 대부분 “문제 만들고 푸는 일이” 라고 할 수 있다. 중요한 큰 문제를 풀면 새로운 발견 혹은 발명이 되고, 그렇지 않은 문제라도 전문적 일뿐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중요한 역할 을 한다. 그러니까, 대학생이 할 중요한 것은 “문제 만들고 풀이”하는 능력을 키워나가는 것이다.
우리가 즐기고 잘하는 일을 직업인으로서 할 수 있다면 효율이 더 높고 정신적 피로도 덜 할 것이니까, 우리가 무엇을 잘 하고 즐기는 지를 찾는 문제도 중요하다.
1학년 학생들은 수강하고 있는 여러 과목에서 새로운 것을 배울 때마다 문제를 만들어보고 풀어보는 연습을 하면, 배운 것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게 될 것이다.
갈릴레오, 뉴턴 등 과거의 거장들이 어떤 문제를 풀어서 위대한 업적을 남겼는지 좀 알아보자. 과학의 아버지라 불리기도 하는 갈릴레오는 젊을 때에 예배당의 높은 천정에 매달린 등불이 흔들리는 것을 보다가, 흔들리는 진폭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생각했다. “진폭이 작아지면 한번 흔들리는데 걸리는 시간(주기) 도 작아지겠지.” 그는 풀어야 할 문제를 만든 것이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하여, 한 쪽 팔목에 다른 손 엄지손가락을 대고 맥박을 새면서 흔들리는 등불을 보기 시작했다. 시계가 없던 때라서 맥박의 수로 주기를 재려고 한 것이다. 주기가 작아짐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집에 돌아가자, 한 실험을 시작했다. 긴 끈 끝에 돌을 달아서 흔들면서 맥박수를 쟀다. 진폭이 바뀌어도 주기는 바뀌지 않았다. 그뿐 아니라 달린 돌의 무게가 달라져도 주기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주기의 크기는 끈의 길이에 따라 달라짐을 발견했다. 이 문제 풀이는 자연현상의 이해에 혁명을 가져오는 계기가 됐다.
여기서 주기가 돌의 무게에 의존치 않는다는 것은 돌이 떨어지는데 걸리는 시간이 무게에 의존치 않음을 암시한다. 그 당시 유럽에서는 ‘무거운 물체는 가벼운 물체보다 더 빨리 떨어진다’라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갈릴레오는 ‘과연, 무거운 물체가 가벼운 물체보다 더 빨리  떨어질까’ 하는 문제를 풀기로 했던 것이다. 그는 사고실험으로 떨어지는 물체의 속도는 무게에 의존치 않음을 보였고, 떨어지는 물체의 운동에 과한 정밀한 실험을 하여 떨어지는 물체는 일정한 크기의 가속도를 가졌음을 보였다. 그뿐 아니라, 떨어지는 물체의 운동은 수직 운동과 수평운동의 합으로 나타낼 수 있음을 보였다. 이 운동의 분석 과정에서 그는 직교좌표계의 계념을 도입했고, 무한이 작은 면적을 무한이 많은 수 합쳐서 면적을 계산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훗날, 데카르트, 뉴턴, 아인슈타인 등은 물체의 운동에 관한 갈릴레오의 업적에서 착상하여 획기적 업적을 이뤘다.
갈릴레오에 의하면, 떨어지는 물체의 운동을 2차원 직교좌표계에서 한 곡선으로 나타낼 수 있다. 데카르트는 이를 일반화하기 위하여, 평면에서의 곡선을 수식으로 나타내는 일을 함으로서 기하학을 수식화하는 시조가 됐다. 그는 대수기하학의 창시자이라 할 수 있다.
뉴턴은 갈릴레오의 물체 운동에 관한 업적을 ‘일반화할 수 없는 가’라는 문제를 생각하여 ‘뉴턴의 역학’을 개발했다. 그는 데카르트의 업적에서 곡선을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음을 보고, 이들 곡선이 물체의 운동궤도를 나타낸다면 속도와 가속도가 포함되어 있고 이동거리도 포함되어 있다. 속도, 가속도 및 이동거리를 계산하는 방법을 찾는 문제를 생가하게 됐다.  이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미분법 및 적분법이 개발됐다.
‘상대적으로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좌표계에서는 각 운동법칙이 같다’는 갈릴레오의 상대성 이론에 ‘전자기학을 포함시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문제를 풀어서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개발했다. 떨어지는 물체의 가속도는 물체의 특성인 질량에 의존치 않는다는 갈릴레오의 발견, 더 나아가서 중력이 작용하여 생기는 가속도는 그 물체의 질량에 무관하다는 뉴턴의 역학은 아인슈타인으로 하여금 일반상대성이론을 개발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우리는 항상 ‘의문하고, 질문하고, 문제 만들고 푸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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