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 총장 취임 1주년 기념 인터뷰
김용민 총장 취임 1주년 기념 인터뷰
  • 정재영 기자
  • 승인 2012.09.05 18: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택과 집중,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을 추구하는 문화 형성에 주력

취임 1주년을 맞으신 소감은.
포스텍에는 2009년부터 정기적으로 몇 번씩 방문했지만, 아무래도 대학 외부 출신이고 35년 만에 귀국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빨리 적응한 편이다. 열심히 일하다 보니 1년이 참 빨리도 지나갔다는 생각도 하고, 동시에 아직도 3년이나 남았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전자의 느낌이 더 강하다.

 

최근 대학 구매 시스템 경쟁 입찰제 등 신자유주의적인 성향으로 보이는 정책들을 추진하는 목적은. 그리고 청소노동자 임금 삭감에 대한 견해는.
포스텍이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교육과 연구의 탁월성과 수월성을 추구해야 하는데, 이에 바탕이 되는 문화 중 하나가 투명성과 공정성의 원칙이다. 지금까지 학교의 거의 모든 계약은 수의계약으로 이루어져 왔는데, 기존 업체가 아니면 사업참여 기회가 부족하다는 등의 교내외 불만들을 듣게 되었고,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봄부터 모든 계약은 경쟁 입찰을 원칙으로 시행하게 됐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청소용역업체 계약에서는 청소노동자들의 급여가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학교의 투명성 및 공정성 문화 정착, 청소노동자들의 임금 유지, 두 가지를 동시에 충족시키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투명성과 공정성의 원칙을 최대한 지켜나가면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라고 보고 있다. 사실상 학교와 용역 업체와의 계약이더라도 학교의 책임도 일부 있다고 생각하고 법적인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해결할 수 있는 만큼은 풀 것이다.

 

구성원들과의 대화 개최, 직접 작성하신 이메일 발송, 학생 대표와 직원의 교무위원회 참관 등 부임하면서 지금까지 소통을 강조했는데, 그 의도와 기대하시는 바는.
포스텍의 구성원이란, 전임교수를 비롯하여 비전임 교수ㆍ학생ㆍ직원ㆍ졸업생ㆍ법인ㆍ이사 그리고 포스텍을 아끼고 지원해주시는 모든 사람이다. 이 구성원들이 대학이 가는 방향과 비전을 이해하고 동참해야지만 학교가 크고 빠르게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주인의식 고취를 위해 학교의 의사결정 과정을 개방적으로 바꾸려 한다. 작년 가을부터 학과 교수회의에 학생대표ㆍ직원ㆍ비전임 교수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공개하라고 권고했고, 올해 9월부터는 의무화 된다. 그리고, 이제 2학기가 시작하면 중요한 학교정책 방향이나 쟁점들을 정기적인 이메일 발송을 통해 알릴 예정이다. 학생들도 이런 주제는 어떨까 하고 제안해줬으면 좋겠다.

 

재원관리 및 공간 활용에 대한 현재까지의 성과나 앞으로의 계획은.
재원관리는 일상 업무이고 구체적인 성과가 단기간에 도출되기는 어렵다. 학교가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것은 하되 효율적으로 하고, 중요하지 않은 것들은 점차 없애면서 절약한 재원을 교육, 연구, 교직원들의 봉급, 학생들의 장학금 등에 재투자할 수 있다. 작지만 강한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공간 활용에 관해서는 지난 5월에 이메일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알린 원칙에 따라서 만든 정책이 곧 마무리되어 이번 2학기나 내년 초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8월 30일 열린 이사회에서 현재의 청암학술정보관 맞은편 운동장에 총면적 15,000m2 규모의 융합동 건물을 지을 예산을 승인받았다. 창의IT융합공학과/미래IT융합연구원 등의 시설과, 또 외부 지원을 받는 융합교육연구용으로 쓰이게 된다. 외부 지원이 끝나면 이 목적에 부합하는 다른 프로그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이 공간을 운영할 예정이다.

 

앞으로의 비전과 3년간 역점을 두고자 하는 분야나 사업은 무엇인지.
지난해 25주년을 맞은 포스텍이 앞으로 25년 후에 세계를 이끄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를 추구하기보다는 차근차근 튼튼하게 기반을 쌓아나가야 할 것이다. 그중 제일 중요한 것은 모든 학교 결정에서 교육과 연구의 수월성을 추구하는 ‘문화’의 정착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의 진실성ㆍ정직성ㆍ투명성, 교직원들의 전문가정신ㆍ협업 등의 문화 정착이 요구된다. 둘째로 일류학교가 되기 위해 중요한 것은 ‘행정 체계의 일류화’이다. 이러한 문화나 시스템들이 5년, 10년 계속되었을 때 비로소 열매가 맺히기 시작한다.
포스텍이 일류대학으로 가기 위해서는 인적 자원, 공간 자원, 그리고 금전적 자원 등의 확보가 필요하다. 특히, 금전적 자원은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효과를 극대화하되 중장기적으로는 모금 활동을 활발히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올해 초부터 대학본부 대외협력처에 발전기금팀을 신설하고, 직원들의 전문성을 배양하고 외부전문가 영입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경험상, 의미 있는 기부금을 받기 위해서는 기부자들과 통상 9번은 만나야지 그들이 비로소 지갑을 열 단계가 되는데, 이렇듯 모금 활동에는 어마어마한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고 특히 직원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8월 초부터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들이 운영을 시작했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포스텍 교수이면서 단장을 맡아 연구단을 만들고, 또 포스텍 교수들이 각 그룹의 리더로 활동하기에 기초과학연구원 연구단들이 제대로 정착해 나간다면 포스텍의 전체적인 연구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올해 초 창의IT융합공학과 및 미래IT융합연구원이 출범했다. 여러 가지 쟁점들을 잘 풀어나간다면, 융복합의 교육과 연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하고 창의적인 학생들을 배출하면서 포스텍이 앞으로 나아갈 교육과 연구의 방향을 제시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국내외 우수 대학원생 유치 및 육성을 위한 방안이 있는지.
좋은 대학을 만드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교수이고 두 번째는 학생인데, 학생의 경우 입학생도 좋아야 하지만 졸업생이 더 좋아야 한다. 어떻게 보면 1%의 학생을 뽑아서 1%의 학생을 배출하는 것이 포스텍의 모델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1%의 학생을 선발하여 0.1%의 인재로 양성할 수 있다면 제일 좋겠고 아니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5%의 학생을 받아서 1%의 학생으로 배출하는 것이 교육적으로 더 보람 있다고 생각한다. 성적은 낮더라도 다양한 경험과 창의성을 가지고 있는 학생,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학생들을 더 선호한다. 특히 대학원생 개개인의 0.5, 1.0 정도의 평점 차이는 열정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교수들은 이러한 학생들에게 연구태도나 인성교육 등을 지도하고 학생들도 교수를 믿고 잘 따라야 한다.

 

대학원 과정에 대한 정책적인 방향 및 폐지되는 대학원 구성원들에 대한 처리는.
작년 부임 초기에 ‘포스텍이 필요한 것들’에 대한 발표를 했었는데, 그중의 하나가 기존 조직들에 대한 검토였다. 포스텍은 조직이 규모에 비해 너무 복잡한데, 그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대학원이다. 많은 경우 정부의 지원으로 설립되었다가 지원이 끊기게 되는데, 이 시점에서 대학원 존폐에 대한 고민이 생기고 학생들과도 관계된 문제라서 조심하게 된다. 그러므로 특정사업을 구상할 때 부터 지원 종료 시 사업을 존속하는 조건은 무엇이고 폐지하는 조건은 무엇인지 확실히 규정하고 학교가 명확하게 결단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해양대학원은 울진군과 경북도의 지원을 전제로 설립했고, 울진캠퍼스를 만들기로 했었다. 그러나 협약에 명시된 국제적 수준의 해양대학원을 설립을 위해서는 경북도와 울진군에서 지원하는 자금이 현저히 부족하고 포스텍의 모든 재원을 투입하더라도 불확실하리라 전망했다. 그래서 지난 5월 관련 지자체에 울진캠퍼스 백지화를 통보했다. 물론 해양 연구는 중요하므로 대학에서는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이처럼 포스텍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이런 어려운 결정들을 해주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때론 현재 해양대학원 학생들처럼 다소 진통이 발생하기도 하고, 어떤 결정을 내릴 때 결정에 선택되지 않은 구성원들은 불평하기도 하지만 항상 본연의 원칙이 가장 우선이고, 부차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세심하게 다루어야 할 것이다.

 

정권변화 속 바람직한 과학기술 정책은.
과학기술자들에게는 연속성과 확실성, 다시 말해 중장기적으로 계획할 수 있는 여건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과학기술적으로 중요한 연구는 정권과 관계없이 계속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 독일 정부는 막스플랑크 연구소에 향후 5년 정도의 예산 지원 계획을 알려주는데, 막스플랑크연구소가 중기적인 연구를 안정적으로 계획할 수 있는 이유이다.
과학기술자들의 미래 불확실성이나 불안 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안정적인 정책들이 필요하고 얼마든지 새로운 정책들은 만들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과학기술자들은 정부의 지원 정책에만 의존할 것은 아니고 꾸준히 새로운 지식을 학습하고 역량을 발전하는 자세를 취해야 바람직하다.

 

마지막으로 학생들과 포항공대신문 독자들을 위해서 한마디 한다면.
학생들에게는 대학 때 학업에 매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의사소통능력, 협동 능력, 대인 관계 등 사람을 다루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충고하고 싶다. 시간을 쪼개서라도 졸업 전에 리더십, 경영법, 기업가정신 등에 대해서 익힌다면 졸업 후 더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하고 지원하고 있는데, 학생들의 더욱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개인적으로 처음에는 영어가 익숙해서 영어신문 쪽으로 읽다가, 이제는 양쪽을 다 볼 정도로 애독자이다. 포스텍 구성원들이 포항공대신문, 그리고 The Postech Times를 읽으면서 학교와 학교 정책에 대해 더 넓고 깊게 이해하고, 더 많이 참여하여, 포항공대신문이 건전한 토론의 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