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과 김기문 교수 제8회 한국과학상 수상
화학과 김기문 교수 제8회 한국과학상 수상
  • 승인 2001.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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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학상을 수상하는 김기문 교수가 합성한 키랄 다공성 물질 POST-1(좌)과 폴리로택산(분자 줄줄이 사탕, 우)
김기문(화학) 교수가 제 8회 한국과학상 화학분야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과학기술부는 지난 4일 한국과학재단이 주관하는 ‘제 8회 한국과학상’ 수상자 4명을 선정 발표했다.

한국과학상은 지난 1987년부터 우리나라 기초과학분야에서 세계적 연구업적을 이룩한 과학기술인을 2년에 한번씩 선정 시상하는 한국의 노벨상으로, 과학분야에서는 국내 최고 권위의 상이다.

이 상은 김 교수가 수상한 화학분야를 비롯, 수학겧갭??생명과학 등의 4개 분야를 대상으로 선정되는데 수학분야에서는 고등과학원 황준묵 교수가 ‘복소다양체 사이에 정의된 사상의 불변형성에 대한 연구’로, 물리학분야에서는 서울대 최무영 교수가 ‘미세한 전자계 및 초전도계에서 양자 결맞음과 요동 현상 규명’에 관한 연구로, 생명과학분야에서는 고려대 최의주 교수가 ‘세포 성장 억제인자에 의한 세포스트레스 신호전달계의 조절기작 규명’에 대한 연구로 각각 업적을 인정받아 이 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김 교수는 ‘자기조립과 배위화학을 이용한 초분자 구조물의 합성’에 관한 연구업적으로 이 상을 받게 되었다. 김 교수는 지난 1990년대 중반부터 일련의 독창적인 연구를 통해 복잡한 구조를 갖고 있는 초분자 화합물을 자기조립과 배위화학의 원리를 이용하여 손쉽게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 관련 학계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다. 작은 분자를 자유자재로 가두거나 내보낼 수 있는 분자용기(일명 ‘분자술통’), 분자구슬을 긴 줄에 꿴 폴리로택산 (‘분자 줄줄이 사탕’), 분자구슬을 원형 실에 꿴 ‘분자목걸이’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특히 최근에는 간단한 유기분자와 금속이온을 이용하여 한가지 손대칭만을 갖는 ‘키랄(Chiral) 다공성 결정물질’을 개발하였고, 포항공대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POST-1이라 명명된 이 물질을 이용하여 두 개의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하나만을 선택적으로 분리하거나 합성하는 촉매로 쓸 수 있음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초분자화학 분야의 중요한 과제를 해결한 쾌거로 키랄물질의 합성, 분리를 다루는 키로테크놀러지(Chirote chnology)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앞으로 의약산업이나 정밀화학산업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결과는 지난 2000년 4월 순수하게 국내 화학분야에서 이루어진 연구결과로는 처음으로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네이처’지에 발표되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 화학회에서 발행하는 주간과학잡지 ‘케미컬 앤드 엔지니어링 뉴스(C&EN)’에서 금주의 뉴스로 자세히 소개되었다. 그 이전에도 김 교수의 연구결과는 C&EN에 여러 차례 소개되었으며 독일에서 발간되는 ‘응용화학 (Angewandte Chemie)’지의 속표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이러한 김 교수의 연구결과는 효율과 선택성이 높은 분자체, 촉매, 센서 등을 개발하는데 응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노미터 크기의 기계를 제작하거나, 분자를 이용하여 지금보다 훨씬 큰 집적도와 속도를 갖는 기억장치, 프로세서 등을 개발하는데 응용되는 등의 나노테크놀러지 개발과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고 있어 더욱 기대되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시상하는 시상식은 오는 2월경 열릴 예정이며, 수상자에게는 대통령 표창과 함께 5천만원의 상금이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