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호, 318호 특집 '다시 날아오르는 아시아의 용, 싱가포르'를 읽고
317호, 318호 특집 '다시 날아오르는 아시아의 용, 싱가포르'를 읽고
  • 이준원 / 전자 09
  • 승인 2012.05.02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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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싱가포르의 대학들의 특징 세 가지에 대해 분석했다. 국제화, 엘리트 교육 시스템, 그리고 R&D 투자 프로그램에 대해 정보를 제공하고 우리가 배울 점은 없는지 자세하게 들여다보았다. 기사 자체의 기획 의도는 좋았지만, 우리나라의 국제화 정책을 검증하고 비교해 보기위해 든 자료에 미흡한 부분이 있어서 이에 대에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싱가포르 대학들의 국제화 정책 부분부터 살펴보자. 세계 속으로 뻗어나가는 리딩 그룹이 되기 위해서는 학교와 학생들은 여러 문화에 녹아들고 그 안에서 함께 발전해나가야 한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언어 실력은 물론, 각종 학술 자료, 학교와 정부의 정책까지 잘 정비되어 있어야 한다. 기사에서는 모든 문서가 영어로 쓰여 있다는 점, 또 외국인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싱가포르의 대학들이 국제화에 있어서 앞서나간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영어가 공용어로 지정되어 있는 싱가포르의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국제화 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제시해 주지는 못했다. 모든 문서, 수업, 정책을 모두 영어로 바꿀 수는 없지 않은가? 대신에 싱가포르 정부나 대학에서 어떤 정책을 통하여 국제화를 장려했는지를 설명했다면 좀 더 유익했을 것 같다. 실제로 싱가포르의 대학들은 MIT, 존스홉킨스대 등의 유수 대학들과 교육 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분교를 유치하는 정책을 통하여 국제화를 많이 끌어 올렸다. 이런 것들은 좋은 외국의 학자들과 학생들을 유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므로 우리나라에서도 벤치마킹해야 하는 좋은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로, 싱가포르의 엘리트 교육 시스템을 설명한 이후에 우리나라의 상황과 비교하는 부분에서도 모호한 부분이 있었다. 기사에서는 우리나라가 평등교육을 지향함에도 경쟁이 치열하고 학생 수준에 양극화가 일어났다는 점에서 싱가포르의 교육 시스템의 결과와 유사하다는 점을 들어 우리나라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고 하였는데 이는 잘못된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평등 교육을 목표로 하지만 이는 허울뿐이고 적자생존의 엘리트 의식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에 사교육이 만연하고 경쟁과 양극화가 일어나는 것이었다. 교육 정책에 따른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현 상황을 보고 싱가포르와 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리고 싱가포르와 한국의 교육 차이에 대해서만 설명하지 말고, ‘싱가포르에서는 엘리트 교육에서 뒤처지는 집단을 위해 체계적인 수준별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라는 사실을 들어 독자로 하여금 낙오자를 돌보지 않는 한국의 교육 프로그램의 개선 방향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