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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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영섭 기자
  • 승인 2012.03.21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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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주 작가, 책 속에 우리대학의 모든 것을 담다

- 우리대학을 소재로 한 소설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굉장히 놀라웠다. ‘공학 3동’이라는 소설을 쓴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처음에 아이가 학교에 입학했을 때, 집이 가까우니까 아이가 자주 “엄마 뭐 같다줘.”라고 해 학교에 왔다가 우연히 잔디를 봤다. 당시에 학생들이 잔디 위로 다녀서 길이 나 있었다. 그 다음에 다시 학교에 찾아왔는데, 그 자리에는 징검다리가 놓여 있었다. 아이한테 “지난번에는 없었는데 징검다리가 있네”라고 말하니까 아이는 “우리 말만하면 다해줘”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나는 그게 참 독특했다. 보통 잔디를 가로질러 길이 나면 “잔디를 밟지 마세요. 밟으면 아파요.” 이런 식으로 글이 써져 있는데, 아주 독특한 학교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까지는 이 학교 얘기가 어떨까 막연히 했었는데, 꼭 써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이것이다. 직업이 교사이다 보니 학교 얘기를 많이 듣게 되는데, 중학교 3학년 진학지도를 할 때 한 교사가 학생을 공고에 가도록 진학지도를 하며 “공고에 가서 내신 성적을 잘 받으면 포항공대를 갈 수 있다”라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교사도 포항공대의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모른다는 것이다. 그게 굉장히 충격적이었다. 우리나라에 이런 대학이 있고, 위상이 어느 정도 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되지 않을까 해서 책을 쓰게 됐다.

- 소설 속 학교의 모습이나 학생들의 생활모습이 구체적이고 상세히 묘사되어 있던데 학교에 대해 어떻게 자세히 알게 됐나?
아이는 말이 별로 없어서 학교 이야기는 잘 하지 않는다. 아이를 통해서는 취재를 거의 못했고, 학교에 자주 드나들었다. 책에 나오는 문화 프로그램은 전부 참여 했던 것이다. 강연을 들을 때는 학생들이 어떤 것을 질문하는지 강연실 분위기는 어떤지 모두 기록했다. 기억에 남는 것은 강연 시작이 7:30분인데, 10분전까지 학생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안 하는 모양이다.’하고 걱정을 좀 했다. 그런데 5분 전부터 학생들이 막 몰려오더니 30분에 강연이 딱 시작했다. 그게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지금 시작할 테니 조용해 달라는 이야기도 없고 30분되니까 바로 시작했다. 그 때 ‘이 대학은 다르다.’ 하면서 정말 놀랐다.

- 이야기가 진행되는 배경 중에 우리대학 말고 소백산이 꽤 비중 있게 나온다. 소백산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 곳이며, 특별한 이유가 있나.
처음부터 끝까지 포스텍 이야기만 쓰면 지루해 질 수 있다. 그래서 다른 이야기를 쓸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했다. 또 하나는 주인공이 소백산 기슭에서 온 시골아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다시 말해, 소백산은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은 포스텍의 구성원들이 아주 다양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포스텍 이야기만 하면 흥미가 떨어질 것 같아서 다른 이야기를 집어넣기 위함이었다.

- 책 곳곳에서 많은 사건들과 인물들이 사실에 기반하고 있음을 느꼈다. ‘엄 노인’이나 ‘지환’과 같은 사람들도 실제로 존재하는 분들을 바탕으로 한 것인가.
그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라, 만들어 낸 인물이다. 엄노인이 필요했던 이유는, 엄노인이 소백산 기슭에서 산 이유 중 하나가 이 양반이 6*25전에 살짝 사회주의에 기울어졌었다. 사실 사회주의가 뭔지도 모르고 그런 활동을 했는데 실은 그것 때문에 한동안은 연좌제 때문에 활동을 못했다. 이 사람이 자기 신분으로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 소백산 기슭에 숨어서 다른 사람으로 살아간 것이다. 그러면서 한 가지 생각만 했다. ‘우리 아이를 잘 키워야지.’ 그래서 소백산 기슭에 자리를 잡았는데, 그 곳이 어디냐 하면 세종대왕의 6째 아들이 위립 안치된 곳이다. 그렇게 되면 세종대왕 이야기와 주인공 세직이가 아주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그런데 세종대왕 이야기가 왜 필요하냐 하면, 한국사에 있어서 과학이 가장 발달했던 시기가 세종대왕 시기이다. 그래서 세종대왕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오기 위해서 필요했다. 예전부터 우리나라가 과학에 눈부신 발달을 이루긴 했는데 그게 세종시대로 정점을 이루고 그 이후로 침체되었다. 하지만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이런 식의 이야기를 위해 그 배경과 엄노인이 필요했다.

- 이 소설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가장 큰 메시지는 무엇인가.
‘큰 꿈을 가지자’이다. 요즘 기초과학에 관심도가 많이 떨어졌는데, 사실 아주 똑똑한 아이가 사범대나 교대에 갈 필요는 없다. 그런데 그 쪽으로 가면 취업하기가 쉽다는 생각에 그쪽으로 자꾸 기울어진다. 진짜로 똑똑한 사람은 기초과학을 가주면 좋겠다. 그리고 ‘그냥 좋은데 취직해가지고 잘 먹고 잘살겠다.’ 그 정도로 끝나지 말았으면 한다. 원대한 꿈을 가졌으면 좋겠다. 아주 똑똑한 사람들은 사실 태어나면서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우리학교도 그런 애들이 있는데, 다같이 죽어라 공부를 하는데 A라는 애는 죽어라 공부를 해도 90점 받고 B라는 애는 그냥 수업시간에 열심히 하고 노력을 덜해도 95점을 받는다. 이 95점을 받는 애는 혜택을 받은 것이다. ‘이렇게 태어나면서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우리나라와 인류전체를 위해 헌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그런 말을 하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포스텍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책에 있는 내용이지만, 금난새 선생님 같은 분들의 한결 같은 메시지가 그것이다. 나 자신을 위해서만 살면 거기에서 얻는 보람과 희열도 범위가 작지만, 인류를 위한 헌신의 마음으로 살면 내가 얻는 보람도 훨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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