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단기 유학을 활성화하자
[사설] 단기 유학을 활성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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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9.28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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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대학에서 2010년 한 해 외국 대학으로 단기 유학을 다녀온 학생은 30명이다. 이는 학사과정 한 학년 정원 300명의 10퍼센트에 불과하다. 반면, 2012년 신입생을 모집하는 창의IT융합공학과는 입학생 전원에게 미국 대학 6개월 연수 프로그램을 신입생 유치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해외 대학 연수나 단기 유학을 졸업 요건으로 의무화하고 있는 대학도 있다.

 단기 유학은 학생과 학교 모두에 도움을 주는 유익한 프로그램이다. 첫째, 단기 유학은 학생들에게 한국과는 전혀 다른 문화와 교육을 접할 기회를 제공하여 정체성을 고양시키고 세계관을 확장시킨다. 그리고 다양한 진로에 대한 가능성을 탐색해 볼 수 있고, 그 곳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국제화 감각을 익히게 한다. 실제 단기 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은 단기 유학 이후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지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을 보인다.

 또한 단기 유학은 영어 능력을 비약적으로 향상시킨다. 외국어 습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해당 언어에 노출되는 시간과 실제로 그 언어를 사용하는 시간인데, 단기 유학은 한 학기에 대체로 400-500시간 영어를 사용하게 된다. 이는 우리대학에서 영어 과목을 3과목 정도 수강하는 효과에 해당한다. 실제로 영어권 단기 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의 영어 인증제 월반 시험 결과는 단기 유학이 영어 구사 능력 향상에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단기 유학 프로그램은 우리 학생들에게 단기 유학에 대한 동기를 유발시킨다. 단기 유학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학점과 토플과 같은 영어 시험 성적이 필요한데, 단기 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은 신입생 시절부터 단기 유학을 목표로 학점 및 시간 관리를 하고, 영어 구사 능력 향상을 위하여 꾸준히 영어 공부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단기 유학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 대학은 다음과 같은 정책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단기 유학 대상 대학을 확대하여야 한다. 현재 단기 유학 대상 대학은 14개 대학에 불과하다. 각 대학에서 우리대학 학생을 받아들이는 수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단기 유학을 갈 수 있는 전체 학생 수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단기 유학 지원 대상 대학의 확대는 우리 학생들에게 해외 대학 수학의 기회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상대방 대학 학생들의 본교 수학이나 연구 참여의 기회를 확대하여 포스텍의 국제화에 일조할 수 있다.

 둘째, 현재 한 학기인 단기 유학 기간을 일 년 혹은 두 학기로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단기 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은, 한 학기로는 대상국의 문화를 충분히 체험하고 언어 능력을 향상하는 데 턱 없이 짧다고 지적한다. 한 학기 단기 유학은 적응할 만한 시점에 다시 귀국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다음, 현재 한 학기 기준으로 되어 있는 단기 유학 지원을 두 학기로 전환하여 학생들이 학비와 생활비에 대한 큰 부담 없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우리대학 학생들 가정의 전반적인 경제 사정을 감안할 때, 두 학기 단기 유학을 자비로 다녀올 수 있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단기 유학에 대한 지원 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방학 기간에 실시하고 있는 초단기 유학(언어 연수) 프로그램인 summer session을 축소하고 이 재원을 단기 유학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summer session 프로그램은 그 기간이 너무 짧기 때문에 투입되는 비용 대비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다. 따라서 정규 단기 유학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summer session을 축소하거나 폐지할 것을 제안한다.

 마지막으로, 단기 유학 과정에서 취득한 학점을 우리대학 학점으로 인정해 주는 현 제도를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필요가 있다. 단기 유학에서 취득한 학점이 우리대학 학점으로 보다 많이 인정될 경우, 단기 유학으로 인하여 졸업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상당 부분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단기 유학은 학생과 학교 모두에게 득이 되는 프로그램이다. 그 효과는 단기 유학을 다녀온 학생들의 뛰어난 학업 성취도, 넓어진 세계관, 자신감 및 영어 의사소통 능력 향상,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 형성 등을 통하여 이미 입증되었다. 학생들은 단기 유학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학업에 임하기 바라며 대학은 단기 유학 프로그램을 활성화하여 학생들에게 재정적, 행정적인 도움을 제공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