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오름돌] 들어보자, “넌 감동이었어”
[78오름돌] 들어보자, “넌 감동이었어”
  • 하헌진 기자
  • 승인 2011.05.18 2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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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즈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화젯거리는 단연 모 방송사 주말 예능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이다. ‘나는 가수다’가 이처럼 주목받는 이유는 7명의 국내 실력파 가수들의 무대를 보며, 기존의 음악프로그램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감동’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시청자들과 마찬가지로 필자도 매주 ‘나는 가수다’를 시청하면서 쟁쟁한 가수들의 노래를 통해 감동을 받고 있다. ‘나는 가수다’의 무대를 감상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고, 코끝이 찡해지기도 하며, 흥에 겨워 몸이 들썩거리기도 한다. 이처럼 노래로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 이것이 가수의 능력이자 업(業)이 아닐까. 가수는 노래로서 사람들을 감동시킨다.

 사실 가수가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누군가를 감동시킬 수 있다. 역경을 딛고 일어선 이의 인생 이야기는 대중을 감동시키며, 스크린 속 여배우의 명품 눈물연기는 수백 만 관객들을 감동시킨다. 왼쪽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뛰는 국가대표의 정신력은 국민을 감동시키며, 아기의 천진난만한 미소는 어머니를 감동시킨다. 힘든 순간 옆을 지켜주는 친구의 의리는 나를 감동시키며, 나의 나지막한 인사 한마디는 상대방을 감동시킨다. 감동은 언제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든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떠한가. 누군가를 감동시킨 기억을 떠올려보자. 우리대학 입학 후 누군가를 감동시켜본 적이 있는가. 필자의 경우 입학 후 힘겨운 학업과 수많은 과제, 여러 동아리 활동을 핑계 삼아 항상 ‘바쁘다’는 변명만 하며 미처 누군가를 기쁘게 하거나 감동시켜 줄 생각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내 주변을 살피지 못한 잘못에 부모님과 친구들을 섭섭하게 만들고 실망시킨 적도 없지 않다. 또, 남들을 감동시키지 못하면서 정작 그들로부터 감동을 받길 바라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혹시 당신도 필자와 비슷한 경우인가.

 이제 주변 사람들을 감동시켜 보자. 사실 인간이란 동물은 굉장히 여린 동물이라 사소한 것에서도 큰 감동을 받기 마련이다. 우선 부모님과 형제에게 연락해 안부를 묻자.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옛 친구에게 다시 연락을 해보자. 매일 보는 대학친구들에게 오늘은 평소보다 더 반갑게 인사해보자. 10분 일찍 강의실로 가서 더러워진 칠판을 한번 지워보자. 고생하시는 매점 아주머니께 고맙다는 말 한마디를 건네 보자. 이제 당신의 사소한 관심과 신경에 감동하는 상대방을 보게 될 것이고, 당신 스스로도 당신으로부터 감동받은 그들을 보며 감동하게 될 것이다.

 감동을 주자. 감동은 또 다른 감동을 낳으며, 이러한 감동의 선순환은 사회를 따뜻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