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모바일 캠퍼스
[기획취재] 모바일 캠퍼스
  • 박재현 기자
  • 승인 2011.05.04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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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모바일 캠퍼스, 어디로 가야하나

 대학당국과 사용자들의 노력 필요
 모바일 웹 우선 구현해야


최근 우리대학에서 모바일 캠퍼스 구축을 위한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대학의 모바일 캠퍼스 구축 사업은 아직 네트워크망 불안정, 모바일 브라우저 미지원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안고 있다. 모바일 캠퍼스의 현 상황을 분석해 보고, 앞으로 개선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알아보자. <편집자 주>

과거와 현재 상황

 모바일 캠퍼스가 구축되면서 교내 학생들이 수강신청조회, 성적조회 등의 학사행정뿐만 아니라 취업정보, 도서관정보 등의 다양한 정보를 휴대전화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놀랍게도 이는 7~8년 전 유행했던 무선인터넷 기반의 모바일 캠퍼스에 대한 이야기이다. 당시 유력 이동통신사업자였던 SK텔레콤과 KTF는 각각 네이트와 매직앤 서비스를 통해 수십 개의 대학에 모바일 캠퍼스를 맞춤형으로 구축, 제공하였다. 특히 이때 KT와 KTF가 주축이 되고 전국 50여 개 대학이 참여한 WDL(Wireless Digital Library) 대학컨소시엄 사업에서는 대학 도서관이 보유한 전자 원문 콘텐츠를 학생의 개인 단말기로 확인할 수 있는 형태로까지 발전시켰다. 우리대학에서도 청암학술정보관에서 KTF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모바일 캠퍼스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시기의 모바일 캠퍼스는 인프라 구축 문제, 서비스 핵심 단말기(PDA)가 고가인 점 등의 이유로 서비스가 잠정 중단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그로부터 수 년이 흐른 후 모바일 캠퍼스는 다시금 이동통신사업자들의 화두로 떠올랐다. 아이폰의 출시와 성공에 뒤이어 스마트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이전에 골칫거리였던 단말기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학생ㆍ직원ㆍ교수 등 대학 구성원들은 꼭 모바일 캠퍼스 때문이 아니더라도 스마트폰을 구입하고 싶어하고, 이동통신사업자 입장에서는 대학 단위와의 계약을 통해 다수의 통신상품 가입자를 확보한다. 뿐만 아니라 대학들은 모바일 캠퍼스 구축안을 홍보함으로써 대학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행정 시스템의 비용 절감을 꿈꿀 수 있다. 이렇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사업에 현재 이동통신사업자들과 대학들이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드는 것은 당연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우리 대학은 발 빠르게 SK텔레콤과 작년 9월 ‘POSTECH 모바일 캠퍼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모바일 캠퍼스의 구체적 방안은 과거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모바일 학생증을 비롯하여, 학사행정 서비스, 모바일 그룹웨어 등의 기능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고, 당초 예상보다 늦긴 했지만 금년 3월 10일 포비스 컨텐츠 서비스가 개시되었다. 다만 몇 년 전 커다란 장벽이 되었던 단말기 문제는 갤럭시S의 지급으로 해결되었고, 인프라 상황도 캠퍼스 내 유무선 연동 서비스 구축으로 개선되었다. 이로써 실제로 시스템을 사용하는 구성원들의 호응이 줄어들지 않는 한 모바일 캠퍼스는 당분간 순항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상황을 종합적으로 들여다보면 모바일 캠퍼스는 통신사와 대학 사이의 적극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멍석 깔린 상태로 볼 수 있다. 아이폰을 위시한 KT의 경우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를 시작으로, 갤럭시S로 대변되는 SK텔레콤의 경우 우리대학을 기점으로 통신사-대학 간 전략적 협약을 증가시켜왔다. 특히, 울산과기대와 우리대학은 소수정예를 추구하는 대학이라는 이점이 있어 통신사들과의 협약을 통해 전 구성원에게 단말기를 지급하는 기염을 토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울산과기대의 움직임이 가장 빠른 것을 빗대어, ‘기는 카이스트, 뛰는 포스텍, 나는 울산과기대’라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되기도 했다.

 그렇다면 모바일 캠퍼스의 미래는 과연 낙관적이기만 한 것인가? 안타깝게도 현 상황을 통신사 입장에서 보면 이미 다수의 가입자들을 확보하였기 때문에 모바일 캠퍼스를 질적인 측면에서 확대 발전시킬 동인이 사라진다. 따라서 앞으로 모바일 캠퍼스를 더 좋은 것으로 발전시키는 과업은 거의 전적으로 대학 당국과 실제 사용자인 구성원들이 지고 가야 한다. 그렇다고 희망이 없는 것만은 아니다. 가령, 서울대의 모바일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공개 계획은 고무적이다. 교내 식당, 도서관, 수업 관련 정보의 활용이 쉬워지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를 이용하여 참신하고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우리대학의 정보시스템팀이 주관하고 있는 모바일 앱 공모전 같은 경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모바일 캠퍼스 어플리케이션이 학생들에 의해서만이 아니라 교수진과 직원을 포함한 대학 구성원 전체에 의해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좀 더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현 기자 parkdog3@postech.ac.kr


포스텍 모바일 캠퍼스의 오늘과 내일


 모바일 캠퍼스란, 스마트폰을 활용해 학사·행정 및 실시간 학습이 가능한 환경을 말한다. 이를 위해 모바일 기기에서 학사·행정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앱이나 모바일 웹 페이지를 만들어야하고, 이들의 주요 모바일 플랫폼 및 타블렛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학생들이 언제 어디서나 쾌적하게 IT 서비스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모바일 서비스 개발 시 모바일 웹 페이지를 지원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모바일 웹 페이지란, 기존의 웹 사이트를 모바일 기기에서 보기 편하게끔 변형한 것으로 모든 모바일 기기에서 서비스 사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인터넷이 안 되는 환경에서는 사용이 어려우며, 고사양을 요구하거나 많은 용량을 요구하는 기능을 구현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앱과 모바일 웹, 두 가지 개념은 상호보완적인 성격이 강하다. 앱을 통해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쾌적한 사용 환경을 제공할 수 있지만, 특정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만 제공할 수 있으며, 반대로 모바일 웹 페이지로 제공할 경우엔 상대적으로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기능과 사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

 현재 우리대학은 PC환경에서 헤모수, 포비스 등의 시스템을 바탕으로 아이디스크(iDisk), 전자메일, 개인 홈페이지 개설 등 다양한 서비스들을 인터넷 망을 통해서 제공하고 있다. 위의 서비스들은 구성원들이 캠퍼스 내의 학사·행정 관련 일을 수행할 수 있으며, 복지를 증진 시키고,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전달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의 웹 사이트는 모바일 웹 페이지를 지원하지 않으며, 일부 페이지의 경우에는 모바일 웹 브라우저 상에서 아예 접근이 되지 않는다.

 다행히 최근 우리대학은 포비스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 앱을 만들어 배포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가 아닌 다른 운영체제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해당 앱을 사용할 수 없으며, 스마트폰에서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포비스 웹 페이지를 사용해야만 한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안드로이드와 윈도우를 제외한 모든 플랫폼, 심지어 리눅스와 맥 운영체제에서도 포비스 공지사항 및 문서들을 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 갤럭시 S 배포 이후에 보이는 안드로이드 위주의 모바일 캠퍼스 지원 양상의 우려가 크다. 안드로이드 위주의 모바일 캠퍼스 지원은, 장기적으로 우리 학교의 모바일 IT 환경이 하나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에 종속성을 띄게 만들 수 있다. 지난 오랜 기간 동안 학교의 모든 시스템들이 MS사의 엑티브엑스 및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종속성을 띰으로 인해 비판받아왔던 전철을,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안드로이드에 대한 종속성을 띰으로써 그대로 안고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게 한다. 학교에서는 한 가지 플랫폼만을 위한 앱을 배포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필수적인 학사/행정 관련 기능은 모바일 웹페이지를 통해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모바일 웹페이지의 구현이 전제된 이후에야, 편의성을 위한 추가적인 앱 제공이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며, 학생들의 편의가 극대화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모바일 캠퍼스를 위해서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현재 학교의 유선 네트워크망과 SKT의 3G 망은 불안정하고 느리다.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인터넷 망 속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으며, SKT 망 불안정으로 인한 잦은 통화 불능 상태에 불만을 품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은 현재 학교의 IT 기반 인프라 중 하나인 네트워크의 대역폭이 학생들이 요구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모바일 네트워크를 통해 전송되는 컨텐츠들 중에는 음성겳돐?사진 등 다양한 미디어 컨텐츠가 포함되어 있으며, 이러한 컨텐츠의 비율과 크기 또한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부족한 대역폭의 네트워크는 학생들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있다. 충분한 네트워크 대역폭이 보장되지 않은 모바일 캠퍼스라면, 아무리 좋은 컨텐츠가 많이 공급된다고 할지라도, 이를 원활하게 누릴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유선 및 무선 망 인프라의 개선은 매우 시급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모바일 캠퍼스는, 단순히 모바일 기기를 배포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들이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여 자연스럽게 컨텐츠를 만들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지난 갤럭시S 배포와 최근의 무선 공유기 설치 확대를 통해, 포스텍 모바일 캠퍼스를 위한 학생 측의 단말기는 어느 정도 갖추어진 상태이다. 이제는 학생들이 이러한 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학교 측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어 주고, 컨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모바일 웹 및 네트워크 환경을 만들어 주는 데에 집중해야 할 때이다.

박주환 / 산경 통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