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오름돌] ‘포항’이라는 지역과 사회 참여
[78오름돌] ‘포항’이라는 지역과 사회 참여
  • 김정택 기자
  • 승인 2011.04.13 15: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스테키안 중에 우리대학이 ‘포항’에 있다는 것을 모르고 대학을 결정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포항은 서울에서 직선거리로 약 270km 떨어져 있고 부산에서는 직선거리로 약 100km 떨어진,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두 주요 도시와 가깝지 않은 지역에 위치한 도시이다. 비록 대통령을 배출한 소위 말하는 ‘영광의 도시’이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는 그저 그런 작은 항구였던 도시이다.

 우리는 주류에서 소외되고, 인구 50만 명밖에 안 되는 작은 도시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새기면서 나름의 자존심을 세워가며 단조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는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정보 시대에서 감성이 세상을 지배하는 감성 시대로 변화하고 있는 대변혁의 시대이다. 수 년 전부터 시작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대두,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대표되는 애플 주도의 터치 중심 인터페이스 변화, 구글이 주도하는 오픈소스 진영의 변화, TEDx, Tech+등과 같은 관객과의 소통이 중심인 새로운 유형의 컨퍼런스 개최, 인맥과 정보 습득의 장인 여러 종류의 스터디 그룹 문화 형성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역사책에 적힐 만한 큰 변화들이 진행 중이다. 여기서 우리에게 자문해보자. 우리는 이러한 시대의 변화에 얼마나 동참하고 있는가?

 하지만 우리의 현실을 돌아보면 암울하기만 하다. 위에서 말했듯이 포항은 서울에서 직선거리로 270km나 떨어진 소외된 지역이다. 하루 왕복 10회 뿐인 비행기와 신경주역까지 가야하는 불편한 기차, 무려 4시간 반이나 걸리는 버스가 우리가 상경할 수 있는 수단이다. 혹자는 우리가 학문의 뜻을 품고 포스텍에 입학하기로 결정한 것이므로 시대의 변화에 동참할 필요가 없을 뿐더러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진행되고 있는 시대의 변화에는 가만히 앉아서 지켜보기에 너무 아쉬운,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우리는 시대의 변화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시대의 흐름에 동참하기 전에 선행되어야할 조건이 있다. 우리는 포스테키안인만큼 학업 또한 열심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부터 설을 풀어보고자 한다. 이 설은 황당무계하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것이다. (참고로, 필자는 서울을 기반으로 한 3개의 모임에 참여하여 활동 중이다.)

 지난 학기 기숙사가 아닌 밖에서 생활하면서 절실히 느낀 것이 있다. 대부분의 포스테키안이 느끼지 못하고 있겠지만, 통학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통학시간은 20분 정도 소요됐는데 왕복으로 계산하면 하루에 40분을 허비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서울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어떨까. 대학교 바로 앞에서 거주하고 있지 않는 이상, 적어도 1시간은 통학시간으로 잡아야 할 것이다. 그럼 왕복 2시간이다. 서울에서 대학생활하는 학생들은 하루 2시간, 일주일에 10시간을 통학시간으로 낭비하고 있는 것이다. 버스를 이용한 포항-서울 왕복시간보다 1시간 많은 양이다. 덧붙이면 밤 시간을 이용해 돌아온다면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그렇다면 시간문제는 해결됐다고 가정하고, 돈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저렴한 버스비만 해도 왕복 6만 원이 넘는다. 하지만 친절하게도 많은 모임에서 버스비 수준의 교통비는 지원해 준다.

 사실 위에서 말한 황당무계한 주장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바로, 우리는 이 사회에 참여하면서 성장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우리가 사회에 참여하면서 성장하는 것은 포항이라는 물리적 지역에 따른 거리나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우리가 사회에 참여하고자 하는 의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