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건강한 몸에 깃드는 건강한 마음
[사설] 건강한 몸에 깃드는 건강한 마음
  • .
  • 승인 2011.03.23 1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Sound body sound mind. 진부한 말이지만 포스텍의 모든 구성원 특히 대학과 대학원의 새내기 입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한 가지만 고르라면 당연히 선택하고 싶은 말이다. 컴퓨터 게임과 각종 IT 기기에 빠져있는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에게도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이다. 건강한 몸은 단순히 병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신체적으로 건강하여 자신감이 넘치고 생활이 건전하며 활기가 넘치는 상태인 것이다.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체력검사 수치가 지난 9년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조사 결과를 굳이 들추지 않더라도 청소년들의 체력이 저하되었다는 것은 주위에서도 쉽게 느낄 수 있다. 말 그대로 많은 학생들이 저질체력인 것이다. 주위에서 운동을 하며 자연을 즐기는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최근 들어 더욱 심해져 과거에는 학교 체육관의 농구장이 항상 학생들로 가득 차 게임 시간에 관한 룰이 만들어지기도 하였으나 요즘은 체육관에서 팀을 짜 농구 경기를 하거나 테니스장에서 운동하는 학생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배드민턴을 즐기는 인구도 전보다는 많이 줄어든 것 같다. 학생들이 운동을 멀리하고 체력이 매년 떨어지는 이유를 과도한 입시 스트레스와 이로 인한 체육활동 감소가 습관화 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이는 가장 큰 이유는 아닐 것이다. 첫번째 기여는 컴퓨터 등의 IT 기기일 것이다. 필자도 과거 고등학교 시절 입시로 인해 힘들 때에도 기회만 있으면 친구들과 축구, 농구, 테니스 등을 즐기며 체력을 기르고 스트레스를 해소했던 기억이 있다. 인터넷상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재미는, 운동 파트너를 구하는 것과 같은 어려움 없이 언제나 접속하여 즐길 수 있어 쉽게 빠져들 수 있으며 게임 회사와 각종 인터넷 사이트들은 청소년의 중독을 유도하기 위한 노골적인 테마 개발에 몰두하는 현실에서 유혹에 빠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이다.

 이러한 청소년 시기의 운동 부족은 장차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한다. 한 예로 노년이 되면 발생하는 골다공증은 칼슘 등의 영양 섭취로 개선되지 않으며 이를 예방하는 유일한 방법은 젊은 시절 꾸준한 운동으로 골밀도를 높여 노화에 따라 자연적인 고밀도가 감소하여도 실생활에 별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육체적인 면과 더불어 타인과의 소통을 on-line으로만 하는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의 지도 경험에 의하면, 학업이나 생활에 문제가 있는 학생은 게임 등으로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특히 남학생들의 경우 컴퓨터 게임 등에 빠져 절제하지 못하고 학사 경고로 이어져 군대를 간다거나 제적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자신과 부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됨은 물론이다. 운동을 하며 친구들과 즐기고 소통하는 것은 건강한 몸의 유지는 물론 스트레스 해소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음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학생들이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는 대학의 역할도 중요할 것이다. 체육 시설의 확충 및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최상의 시설을 제공하여야 함은 물론이다. 다행히 곧 수영장 및 기타 시설이 완공될 것이다. 포스텍의 적은 학생 수를 고려한다면 대학은 누구나 쉽게 충분히 접근이 가능한 좋은 시설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또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지곡단지 내의 체육 시설이 완공되면 대학체육관을 사용하는 주택단지 주민의 체육시설 수요가 분산되어 체력단련실이나 배드민턴 코트 등도 언제나 쉽게 사용이 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시설의 확충과 더불어 학생들이 즐기면서 운동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의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현 세태와 상황을 고려하여 체력 저하를 개인의 책임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학생들의 성향과 행동 양식을 면밀히 파악하여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많은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야 한다. 한 예로 전에 필자가 다녔던 미국의 한 대학교는 모든 학부생에게 적용되는 졸업 요건으로 50m 수영 통과가 있다. 처음에는 불필요한 이상한 요건으로 생각하였으나 다시 생각해보니 아주 좋은 프로그램이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이 많은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의 낮은 의무를 고려할 수도 있을 것이며, 주말을 이용한 농구ㆍ배드민턴ㆍ축구 등 팀 경기 리그의 창설 및 활성화 등도 고려해 볼만한 프로그램이다. 주말 리그 또는 일정 수준의 운동 참여를 개정된 교과과정의 일부인 extracurricular activity에 포함하여 참여를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이러한 모든 노력의 중심에는 학생들 개개인의 생각의 변화가 필수적이다. 오프라인을 통한 인간관계가 사회생활에 필수적임은 부언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학부생이 군대에 다녀오면 제대 직후에는 소위 훈남으로 변해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는 군대에 있으면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많은 운동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학업에 문제가 있었던 학생들의 경우 군대를 다녀온 후 성적이 급격히 향상되는 것도 건강한 몸에 깃드는 건강한 마음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컴퓨터를 멀리하고 친구들과 즐겁게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면 새로운 삶의 재미도 느낄 수 있거니와 때로는 필요한 밤샘 과제, 연구와 논문완성에 필요한 체력과 끈기 자신감을 기르는 데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