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포스텍, 제 점수는요?
[지곡골목소리] 포스텍, 제 점수는요?
  • 정장균 / 물리 09
  • 승인 2011.02.11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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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있는 대학, 포스텍

 이 글을 쓰기 시작할 때 어떤 주제로 쓸지 많은 고민을 했다. 지난 지곡골목소리에는 어떤 글들이 있었는지 확인도 해보고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주제가 좋을지 물어도 보았다. 누군가가 주제를 찾으려 하지 말고, 지난 2년 동안 나에게 있었던 일들에 대해 글을 써보는 것을 추천하였다. 그래서 난 지난 2년간 써온 다이어리를 보았다.

 지난 2년간, 내 다이어리의 내용들은 부정적인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힘들다’라는 내용이 전부였다. 전라남도 땅 끝에서 살아오다 어린 나이에 외로운 포항 땅에서 대학을 다니게 되었을 때는, 전국에 내로라하는 학생들이 다니는 이곳에서 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았다. 또한 소심한 성격에 다른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할까 두렵기만 했다. 신입생 시절 내게 포항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이렇게 두려움의 일 년이었지만, 포스텍에서 지내는 동안 자연스레 여러 사람들과 만나게 되었다. 첫 번째는 분반이었는데 ‘새내기 새배움터’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분반사람들과 처음 만나게 되었다. 출신 고등학교, 지역에 상관없이 무작위로 학생이 배치되는 분반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중에는 나처럼 고등학교에서 홀로 입학한 동기도 있었고, 나와 같은 고민을 안고 있던 사람도 있었다. 분반을 통해 나는 포스텍 신입생으로서 약간의 두려움을 떨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는 학과였다. 입학 전날, 09년도 물리학과 학회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간단한 안부 전화로, 입학식과 물리과 개강총회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마지막에 환영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홀로 포항 땅을 밟게 된 나에게는 힘이 되는 환영인사였다. 그 후 여러 학과 활동을 참여하면서, 사람들과 많은 친분을 쌓았고, 본격적으로 과 활동을 시작하는 2학년 때에는 학과 동기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분반, 학과 사람들뿐만 아니라, 동아리, 자치단체, 준위활동도 하면서 많은 사람을 알게 되었고, 모두 다 나에게는 힘이 되는 사람들이었다.

 지난 2년간 쓴 다이어리를 보면서 힘든 대학 생활들을 선배와 동기, 후배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겨낼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지리적으로나 수적으로나 포스텍이 좁다고 하지만, 포스테키안 한 명, 한 명이 서로에게 의미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결코 포스텍은 좁지 않다고 생각한다. 세계 28위를 하여 세계적인 인정을 받은 것보다도, 포스테키안들 간의 정이 많은 학교라는 사실이 포스텍을 더 자랑스럽게 만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