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분야 책을 읽자]
[인문사회분야 책을 읽자]
  • 차남희 /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승인 2007.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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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지금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는? - 진덕규 <민주주의의 황혼>
한국사회에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 모색


21세기를 전후하여 한국사회는 통치권을 장악한 정치세력이 전면적으로 교체되는 정치변동을 경험했다. 지난 두 차례의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이 승리함으로써 ‘선거를 통한 혁명’으로 일컬어질 정도로 한국사회는 정치변혁의 시대를 맞고 있다.

과거 50여년 동안 한국정치의 화두는 민주화였다. 보다 구체적으로 한국사회는 권위주의 통치체제가 내세우는 ‘선 산업화와 후 민주화’ 논리와, 이에 맞서는 ‘선 민주화 후 산업화’ 논리 또는 ‘산업화와 민주화 병행’ 논리의 대결 구도를 보여주었다. 권위주의 체제는 자신들의 비민주적 방식의 권력 장악이나 체제유지의 정당성을 산업화 논리에서 찾았으며, 반대세력은 자신들의 저항의 근거를 민주화 논리로 정당화했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민주화-민중 세력이 통치의 주요 핵심세력으로 부상함으로써 한국사회는 저절로 민주화가 달성된 것으로 결론을 맺은 듯이 보인다. 아무도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정말 한국사회는 우리가 원했던 민주주의를 달성했는가? 우리가 원했던 민주주의란 무엇이었는가? 저항 이념으로서의 민주주의인가? 제도로서의 민주주의인가? 생활의 실천윤리나 규범으로서의 민주주의인가? 민주화 이후의 우리는 지금 더 행복한가?

민주화를 달성했다고 하지만, 2007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보이는 행태는 변함이 없다. 집권 여당이 분열하고, 이전에 떠나왔던 정당과 다시 제휴하기도 한다. 여당과 야당을 불문하고 분열과 통합의 이합집산이 또다시 재연될 조짐을 보인다. 이념적인 대결 구도 역시 그대로이다. 이전의 우익과 좌익이 보여주던 배타적 구도가 지금은 보수와 진보로 옷만 갈아입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인데도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는 이제 구시대의 개념이 되어 가고 있다.

민주주의 통치체제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한 마디로 시민참여체제의 실현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소개하는 책 <민주주의의 황혼>(학문과 사상사, 2003)은 바로 한국사회에 민주주의를 구현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어느 정치학자의 지적 여정을 담고 있다. 일생을 한국정치학의 수립에 헌신한 원로 정치학자가 민주주의 이념이 역사적 실천 과정에서 보여준 승리와 실패의 경험을 추적하고 있다. 간결하고 쉬운 논조로 설명하고 있지만, 이 책은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신 속에서 ‘조용한 혁명’을 일으켜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왜냐하면 시민참여체제로서의 민주주의는 공공성에 바탕을 둔 시민사회가 정립되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공공성이 실종된 사회는 아무리 시민단체의 수가 많고 시민단체에 의한 사회운동이 활발해도 유사 시민사회에 불과하다. 공공성이 부재한 사회는 무임승차하려는 사람들도 북적인다. 각 개인이 공중도덕과 염치를 중히 여기고, 법과 규칙을 잘 지키고, 헌신과 책임을 민주 시민의 기본 의무로 받아들이며, 겸손하고 절제된 삶의 일상성이 확립되어야 이룩될 수 있는 것이 시민사회다. 시민사회는 제도나 법, 규칙, 정치가들이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다. 바로 사회구성원 개개인들이 생활 속에서 실천해냄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다. 민주주의의 시작은 이러한 삶을 실천하려는 자기 결단, 자기 혁명에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민주화는 어느 정도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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