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촌맺기]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 씨
[일촌맺기]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 씨
  • 최여선 기자
  • 승인 2007.05.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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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트는 능력뿐 아니라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의 저자로 유명한 홍세화 씨가 총학생회의 초청으로 지난 14일 우리대학을 방문, ‘나의 가치관은 내가 형성한 것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 가운데 3시간가량 진행된 홍 씨는 이날 강연회에 참석한 100여명의 학우들에게 인간의 본성과 자아성찰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었으며, 여러 주제의 질의응답이 3시간 넘게 진행되었다. 포항공대신문사에서는 이날 우리대학을 방문한 홍세화 씨를 만나보았다.

-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의식을 강조하게 된 계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따라서 사회 안에서 자기 몫을 하는 자아를 실현해야 한다. 세상을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사회적 약자가 겪어야 하는 문제에 대해 인식해야 한다. 더 나아가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살 수 있는 희망찬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한다. 이것이 지식인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의식을 강조하게 된 계기이다.

-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인력들이 갖추어야 할 소양과 사회적 역할
현재 공학자와 과학자들은 인문사회 과목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같다. 기능적인 측면에만 복무하게 되면 권력과 자본이 요구하는 것에 순응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국가권력과 자본이 요구하는 나사 같은 지식인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회에 대한 비판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 이러한 사고는 문겭?철에 대한 지식이 바탕에 깔리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공학도와 자연과학도의 사회적 역할은 사회를 이해함으로써 알 수 있다. 사회적 존재로서 사회에 대한 이해를 명확히 하면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우리사회는 과학기술인력에게 사회적 고민이나 실천보다는 연구실이나 산업현장에서의 기능적인 역할만 강조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을 어떻게 생각하나
칸트의 “사람은 목적이지 수단이 아니다”라는 정언명제를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즉 사람은 위하는 존재이지 이용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육인적자원부는 그 부처 이름이 말해주듯이 사회구성원을 수단(인적자원)으로 보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사회환경에서 자연과학도나 공학도들은 더욱 국가경쟁력의 수단으로만 인식된다. 과학기술인력들이 경쟁과 효율이 강조하는 현실에서 복무할 때에 과연 자신의 삶의 의미와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내가 신자유주의 이념에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도 인간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여긴다는 점이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문제와 사회문제가 함께 고려되어야만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과학기술인력들이 자신의 가치관을 행동으로 옮기기엔 현실적 제약과 압력이 크다.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과학기술인력들에게 자신의 가치관을 실천하기를 요구할 수 없지 않나
현실적 제약과 압력은 과학기술인력들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사회, 특히 한국과 같이 척박한 곳에서는 모든 사회구성원들이 비인격적인 곳에 복무한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비판적인 인식을 하느냐 하지 않느냐이다. 과학기술인력들은 도구적 이성의 사고를 더 할 수 있다. 도구적 이성이 성찰이성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은 수많은 전쟁의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과학기술인력들이 성찰이성이 결여된 채 기능적·도구적으로만 사용될 때 우리 인류의 위험요소가 될 것이다. 따라서 항상 긴장을 하며 비판적 사고의 고삐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 현실적인 제약이 없는 이상적인 상황에서 홍세화 씨가 추구하는 지식인상을 이공계 교육철학에 반영할 때 이루어져야 할 교육의 내용과 형태는
올바른 가치관을 기를 수 있는 균형잡힌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 교육과정은 문제를 잘 푸는 것만 중시하고 세상에 대한 탐구와 자신에 대한 탐구를 하지 않는다. 중·고등학교에서 이와 같은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대학에서 인문학이 튼튼하게 자리잡혀 있어야하지만, 이마저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직접적인 이익이 있는가만을 따지면서 기본적으로 갖춰야할 인성이 실종되고 있다. 대학은 이공계생들에게 인문정신과 사회적 소양의 확충을 통해 기능적인 지식인이 아닌 유기적인 지식인으로 만들어야 한다. 사물 현상을 총체적으로 인식하고, 세계와의 만남 속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자유인의 자세가 필요하다.

- 포스테키안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도 한때는 공대생이었다. 내가 대학입시를 준비할 당시 영어보다 수학을 잘하면 공대에 간다는 인식이 있었다. 나도 시류에 휩쓸려 공대에 진학했다. 포스테키안들도 스스로에게 ‘왜 공대생이 되었는가’를 질문해보길 바란다. 이 질문을 충분히 생각하였다면 포스테키안으로서의 엘리트의식에 대해 생각해보자. 모든 분야에 엘리트들이 형성된다. 엘리트는 능력뿐만 아니라 엘리트라는 이름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도 다해야 한다. 나는 포스테키안들이 학문적으로 능력도 뛰어날뿐더러 사회적 책임도 충실히 수행하는 지식인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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