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지난 5년의 포스텍 생활을 돌아보며
[지곡골목소리] 지난 5년의 포스텍 생활을 돌아보며
  • 심치현/ 물리 학부06ㆍ통합10
  • 승인 2011.01.0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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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교 위해 함께 힘 모아야

 집을 떠나 이곳, 포스텍에서 지낸 시간도 어느덧 5년이 다 되어 간다. 인솔자 선배님의 안내에 따라 학교 주변도 둘러보고, 통집 가는 길을 찾지 못해 헤매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은 필자의 지갑에 대학원생 학생증이 꽂혀있다. 입학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학교에 간다, 기숙사에 간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자연스러웠지만, 이제는 ‘집에 간다’라는 말이 더 자연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한 곳에서 오랜 시간을 지내왔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필자에게 포스텍은 학교 그 이상이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른 학교에 비해, 우리학교 사람들은 서로 만나면 이미 알고 있는 경우가 많고, 모르더라도 몇 다리만 건너면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0개 학과로 구성되어있고, 신입생 수가 적기 때문이다. 수험생 시절로 돌아가 보면, 주변에서 사회생활을 해나가는 데 있어서 인맥이 중요하기에, ‘관악산’으로 가야한다는 주변 어르신들의 조언이 있었다. 그 분들에 비해 아직 긴 인생을 산 것이 아니기에 긴 연줄을 통한 인맥보다, 실제 역경과 고난을 오랜 시간 함께 겪으며 지낸 사람들과의 유대감과 추억들이 더 소중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부 시절, ‘이제는 네 자신을 챙겨라’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대학에 입학해 고등학교 시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모름지기 공부뿐만 아니라 학생회나 자치단체,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포스텍이 지닌 아쉬운 점들을 보완하는 등의 학생들뿐만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을 위해 더 좋은 학교를 만들고자 활동하는 매 순간순간이 필자에게는 가장 즐거웠던 시간들이었다. 졸업이 다가오면서 ‘본인도 챙기기는 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에, 후배들에게는 적절한 분산투자로 꾸준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지만 말이다.

 지금의 포스텍은 많은 발전을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고, 그만큼 논쟁도 자주 일어나기 마련이다. 발전을 위한 좋은 아이디어와 생각들도 있지만, 감정에 치우친 글들에 가려 빛을 발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순간 격해진 마음에 분을 삭이지 못하고 같은 구성원 간에 상처를 주는 의견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하나하나의 힘을 뭉쳐도 부족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발전을 위한 논쟁이 감정싸움으로 전이되어 논쟁이 좋지 않게 끝나거나 흐지부지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다.

 누군가가 다니거나 졸업한 학교를 어머니 모(母)를 사용해서 모교(母校)라고 한다. 그러한 만큼 포스텍 구성원에게 이미 포스텍은 학교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곳이라 생각한다. 발전해 나감에 있어 논쟁이 일어나더라도 서로를 배려하며 함께 힘을 모은다면, 포스텍은 더 높은 곳을 향해 꾸준히 달려가는 모습으로 우리들의 마음속에 들어오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