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기숙사비 인상 논란
[기획취재] 기숙사비 인상 논란
  • 김정택 기자
  • 승인 2011.01.01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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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변화로 촉발된 갈등, 해법은?

이용 기간에 따른 요금 부과로 변화
기숙사 운영 정책의 근본적 변화

 이번 기숙사비 인상안은 요금을 현실화하고, 노후화된 기숙사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시됐다. 지난 학기까지 학기당 35만원이던 기숙사와 학기당 45만원이던 RC동 기숙사비가 각각 40만원, 50만원으로의 인상이 논의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대학원에 재학 중인 사생에 한하여 2013년까지 단계적으로 한 학기 기숙사비를 60만원까지 인상하는 계획도 논의 중이다. 학부생ㆍ대학원 기숙사, 대학원 아파트 대표들이 참여한 기숙사 운영위원회가 개최되어서 인상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학부생 인상안은 지난 12월 말 학생생활위원회에서 논의하였고 대학원 기숙사비 인상안은 1월 중 대학원 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기숙사비 인상이 확정되면 학생들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특히, 대학원생의 기숙사비는 앞으로 한 학기에 5만원씩 60만원까지 인상될 예정이므로 조교장학금을 받아서 기숙사비를 충당하는 대학원생의 경우 실질적으로 조교장학금이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많은 대학원생들이 물가 상승률에 비해 과도한 인상이며, 등록금과 기숙사비, 생활비가 포함된 장학금에서 기숙사비가 오를 경우 생활비가 부족하게 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주거운영팀에 따르면 기숙사 점유율을 따졌을 때, 학부생에게 40만원을 받는다면 대학원생에게는 60만원을 받는 것이 월 10만원으로 공평하다고 밝혔다. 그리고 지금의 안은 대학원생에게 기숙사비를 받기로 결정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점진적으로 기숙사비를 현실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하였다. 초기에 대학원생들의 부담을 염려하여 학부생들과 같은 금액으로 산정하였으나, 이제 이용 기간에 따라서 요금을 부여하는 제도를 안착시킬 단계라고 했다. 사감교수 및 주거운영팀은 이번 기숙사비 인상에 대해서 “앞으로 주거 형태가 변화하고, 더 좋은 시설을 요구하는 현실에서 기숙사의 물적 자원을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앞으로 우리대학에 들어올 신입생들과 현재 거주하고 있는 사생들 모두가 같이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번 기숙사비 인상은 기숙사 시설을 개선하고 미래의 우리 학생들에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기숙사비 인상 문제는 우리대학의 정책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면서 대두되는 문제이다. 사실 이번 기숙사비 인상 문제는 기존의 학생들과 대학 행정부서 사이에서 발생하던 소통의 문제나 학생들의 의견을 배제하는 식의 문제가 아니다. 사감교수는 학생단체나 학생 대표들과의 교섭을 통해서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려는 의지를 표명하고 실행하였으며, POVIS 게시판을 통해서도 학생들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하였다. 이번 문제의 원인은 기숙사를 더 이상 무상으로 제공하지 않고 실제 기숙사를 이용하는 수혜자에게 요금을 부과시키겠다는 변화된 정책에 기인한 것이다. 따라서 새로운 정책에 대해 대학 당국과 학생 대표 간에 합의가 도출되어야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대학 당국의 입장에서는 변화하는 대학 정책의 기조에 구성원들이 적응하거나 올바른 방향으로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여주길 바라고 있으나 많은 대학원생들은 어려운 생활고와 더불어 계속해서 몇 년 사이 대학 차원의 금전적인 지원이 줄어드는 양상에 불만을 토로하며 기숙사비 인상에 반대하고 있다. 양 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으나 감정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바람직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성숙한 논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