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가 보내온 편지] POSTECH, 세계대학평가 28위에 부쳐
[학부모가 보내온 편지] POSTECH, 세계대학평가 28위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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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0.13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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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전 POSTECH 선택한 아들 자랑스러워...나라 전체가 감격해야 할 큰 사건” 

 영국의 <더타임즈>가 톰슨 로이터와 공동으로 실시한 세계대학평가에서 우리대학이 세계 28위를 차지했다. 국내대학이 세계대학평가에서 20위권 대에 진입한 것은 우리대학이 처음이다. 이러한 사실이 지난 달 17일부터 국내외 언론에 알려지자 이 소식을 접한 우리대학 졸업생 학부모가 아래와 같이 서신을 보내와 동의를 얻어 내용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주>



▣ 포스테키안 95학번 졸업생(미시간대 박사 취득 예정)의 학부모로서 먼저 백성기 총장님께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2010년 9월 16일 영국일간지 ‘더타임즈’와 ‘톰슨 로이터’와의 공동 세계대학평가에서 28위에 오른 포스텍의 소식에 온몸은 숨 막힐 듯한 전율감으로 한동안 내 안에 무슨 응어리 같은 것이 빠져나가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그것도 그럴것이 서울대와 카이스트를 저 만치 따돌리고 엄격하고 까다롭다는 그 평가에서 제대로 순위를 인정받아 국내대학 중 최초로 포스텍이 세계랭킹 30위 안에 들었다는 사실은 대학자체뿐 아니라 나라전체가 감격해야 할 일대 큰 사건이 아닐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설립된 지 24년이라는 일천하다면 일천하다고 말할 수 있는 포스텍이 이 놀라운 성과를 이루었을 때는 그 속에 분명히 눈물과 땀이 있을 것입니다.

 대학이 태동하게 된 동기에서 설립자의 철학, 그리고 초대 총장님에서부터 현 총장님에 이르기까지 보다 약속되어있고 안정적인 해외활동을 뒤로 하고 오로지 연구와 후학 지도로 조국에 봉사하고 싶은 일념으로 영일만의 한 어촌마을로 집결하신 젊은 교수님들과 조직의 밑거름으로 일해오신 교직원들의 그 간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에 포스텍 출신 학생을 둔 학부모로서 진심으로 감사와 찬사를 드리는 바입니다. 포스텍 학부 95학번인 아들 녀석이 서울대를 마다하고 포스텍을 선택하고 포항에 내려간 이후로 늘 아쉬운 마음의 파편들이 가슴속에 남아 있었고 진정 본인은 잘된 선택의 자부심마저 가지고 있었으나 부모인 우리들은 잘못된 선택이 아닌가하는 불안했던 마음이 한동안 사그러들지 않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포스텍이 아무리 국내 일간지 대학평가에서 1위 자리를 가장 많이 지키기는 했지만 언제나 우리 사회의 수십 년간 누적되어 온 통념과 기득권을 허물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일선 고등학교 현장학습이 그렇고, 사교육의 온상인 학원가의 풍속도가 온통 서울대, 연대, 고대 일색이다 보니 포스텍이 국내에서 가장 신 일류대학임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앞에 포스텍을 먼저 놓아주지를 않았습니다. 서열을 회자할 수밖에 없는 우리 학부모로서는 늘 이것이 마음의 작은 아픔의 응어리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장 객관적이고 신빙성 있는 평가인 이번 세계대학평가에서 포스텍이 28위에 랭크됨으로써 카이스트가 79위, 서울대가 109위를 차지한 두 대학보다 월등히 앞서게 되었으니 포스텍의 위상정립이 확실히 된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우선 국내에 부동의 1위라야 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유수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음을 금번을 계기로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95학번 내 아들의 선택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포스텍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더할 나위 없이 공고해지고 포스텍 출신자를 둔 우리 가문의 영광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백성기 총장님께 이 지면을 통해 거듭 고맙다는 말씀과 경의를 표하며, 파부침주(破釜沈舟)의 심정으로 POSTECH VISION 2020을 향해 매진해주실 것을 거듭 부탁의 말씀 올립니다. 그리고 내년엔 어느 평가기관, 어떤 평가방법에서도 국내 부동의 1위 자리 매김을 할 수 있는 원년이 되게 해 주십시오.

2010년 9월 27일 졸업생 학부모
안 영 하 올림